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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섹시해지는 인문학 지도 - 막힘없는 상식을 위한 14개의 교양 노선도
뤼크 드 브라방데르.안 미콜라이자크 지음, 이세진 옮김 / 더퀘스트 / 2016년 10월
평점 :
절판
몇 년전인가 '생각의 탄생'이란 책을 읽게 되면서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고, 사유의 한계를 초월하고픈 욕망은, 정말 내가 파는 우물을 깊게 파기보단 더 넓게 여기저기를 기웃거리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책이었다.
한동안 '철학'에 대한 책을 읽어가는 과정 중 느꼈던 학문의 '융합'과 '창의성'에 대해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다. 이 책 '뇌가 섹시해지는 인문학 지도'는 특이한 구성이 돋보인다. 우선 저자가 프랑스 지하철 노선도를 보다가 떠오른 아이디어를소개하고 있다. 노선들의 연결, 교차, 가교 등의 표시는 주제들의 상호 연결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싶다. 가장 많은 지하철 노선이 통과하는 정류장은 '칸트'다. 철학, 심리학, 인식론, 혁신, 윤리학 등 5개 노선이 지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모두 14개의 주제로 철학, 모델,체계, 지각, 논리학, 언어, 심리학, 인식론, 기술, 혁신, 창의성, 미래학, 윤리학, 유머라는 인문학의 다양한 분야를 카테고리로 만들어 지하철 노선도에 대입시켜 만들었다. 학문의 분야에서는 딱 떨어지는 경계가 없으므로 서로 교차되고 연결되는 대중 교통망으로 표현을 하였다.
첨단과학의 발전 한편으로 인문학적 사고와 지식에 대한 요구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막상 학자나 전문가가 쓴 책들을 보면 대중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이런 책을 마나다보니 책이란, 특히 인문학이란 읽기 어렵고 지루하며 난해하다는 편견을 가진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인문학은 철학, 문학, 역사 등 각 분야의 주옥같은 고전을 통해 우리 삶을 성찰하고 거기서 얻은 삶의 지혜로 살자는 의미가 있다. 인문학에서 다루는 여러 주제로 향하는 문의 ‘열쇠’는 쥐어주지만 각각의 방안을 탐색하고 사고하는 것은 순전히 독자들의 선택일 것이다. 고리타분한 고전 속 과거를 뒤적거리자는 게 아니라, 그 속에서 각자의 삶을 밝혀 줄 이정표와 등대를 발견하자는 것이다.'인간, 인간성, 인간적인 것을 추구하며 탐구하는 학문인 '인문’ 본연의 뜻이 아닐까 싶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인문학 읽기에 방향을 잡아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삶과 문화, 그리고 공동체의 가치에 대해 깊이 있게 성찰하며 읽기에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