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 핀 델 문도 El Fin del mundo - 지구 끝으로 Vamos!
김민규 지음 / 시드페이퍼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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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반대편엔 무엇이 있을까? 한국에서 땅을 뚫고 들어가 끝까지 들어가면 결국 남아메리카가 나온다는 학창시절의 수업내용을 혹시 기억하는지? 그 지극히 먼 이국은 결국 이 세상에서 가장 먼 장소이고 그 때문인지 우리에게 남아메리카는 별로 친숙하지 않은 낯선 대륙일 뿐이다. 한 번 가보고는 싶지만 차마 용기가 나지는 않는 미지의 땅. 그곳을 다녀온 여행기라길래 관심이 생겨 읽어보았다. 책 제목은 '세상의 끝'을 뜻하는 스페인어. 우리에겐 정말 세상의 끝, 지구상에서 제일 먼 여행지이니 그런 제목을 붙일 만도 하다. 이 책은 가이드북이 아니다. 실제 여행에 필요한 유용한 정보를 얻으려는 사람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그러나 나처럼 갈 수 없는 곳에 대한 호기심을 대리충족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면 가이드북보다 훨씬 효과가 좋을 수 있다. 호들갑스럽게 셀카 찍고 이것저것 보고 먹고 즐기라고 친절하게 때로는 가식적으로 여행지를 안내하는 그런 도서와는 성격 자체가 다르다. 좀 불친절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한 사람이 그 여행에서 느낀 것이 무엇인지를 느린 호흡으로 진득하게 따라다녀볼 수 있는 책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이 주된 내용이지만 그 덕에 오히려 상업주의에 물들지 않은 참된 여행의 얼굴을 엿볼 수 있는 창이 되기도 한다. 밴드 '델리스파이스'의 멤버 김민규의 시각으로 본 남미는 어떤 모습인지 궁금한 팬의 입장에서도 읽어볼만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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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의 위대한 영혼
박수용 지음 / 김영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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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에서 저자의 인터뷰를 먼저 접했었다. 호랑이만 좇으며 살아온 특이한 인생 이야기, 한 번 들어보고 싶었다. 책을 읽는 즐거움 중 하나는 바로 간접체험이라고 하지 않는가. 읽기 전에는 악마 같은 호랑이와 그를 좇는 광기의 다큐멘터리 작가 같은 이야기가 아닐까 했다. 모비딕과 에이헙이 그러하듯. 읽어보니 예상과는 완전히 딴 판이었다. 태초의 숨결을 간직한 시베리아의 자연이 이 책의 주인공이다. 그 속에서 살아가는 호랑이는 주인공이라기보다는 절대자의 역할을 대신 수행하고 그 위대함을 증언하는 대리자에 가깝다. 한편 그 대리자에 포커스를 맞춘 저자는 철저하게 자연의 흐름에 순응하며 조심스럽게 호랑이를 기록에 담는다. 무인총과 카메라 등을 파괴하는 그 영리함, 사람에게 함부로 접근하지 않는 조심성에도 불구하고 호랑이들은 악독하고 집요한 방법에 의해 죽어가고 있었다. 그저 호랑이를 만나기 위해 몇 달씩 하염없이 기다리고 발자국을 따라 걷고 그들의 흔적을 추적한 끝에 목격한 것이 사랑하는 대상의 죽음이라니 저자의 입장에선 굉장히 착잡했을 것이다. 한국인에게는 예로부터 신성시된 호랑이가 멸종위기에 몰려있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생존과 관련되지 않은, 욕심 때문에 죽어나가는 호랑이들의 참혹한 죽음을 보며 가슴이 아팠다. 굳이 그렇게 다른 생명을 해쳐야만 하는 건지.. 모든 것을 품고 흘러가는 자연의 위대함에도 감탄했지만 저자의 열정과 의지에도 감동했다. 이전에는 인간이 기록하지 못한 시베리아 호랑이의 삶을 담아내기 위해 스스로 지은 감옥에 들어가 산 송장 같은 생활을 하는 모습에 혀가 내둘러졌다. 산 자가 스스로 땅을 파고 들어가 그 속에서 생활한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일 텐데. 호랑이 가족에게 포위당해 생사의 위기를 겪는 모습은 이 책의 클라이맥스다. 그런 고초 속에서도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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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지 1984-1987 1 - 공산 폴란드에서 보낸 어린 시절 세미콜론 그래픽노블
실뱅 사부아 그림, 마르제나 소바 글, 김지현 옮김 / 세미콜론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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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 폴란드에서 보낸 어린 시절을 그린 만화. 그동안 공산주의가 무너져가던 시기 보통 사람들의 삶은 별로 소개된 적이 없었다. (영화 '굿바이 레닌' 정도가 있을까) 사실 역사는 보통 사람들의 삶이 켜켜이 쌓여 형성되는 것이건만 고르바초프와 베를린 장벽 등의 거창한 것들에만 의존해서 역사를 배워온 우리에게는 그 시절을 이해하는 데 있어 분명한 한계가 있다. 이 책은 그 시절을 누구보다도 생생히 버텨온, 역사란 거대한 수레바퀴 밑에 깔려 질식해버린 민중의 목소리를 들어볼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 특히 알아야 할 건 다 알고, 몰라도 될 건 아직 잘 모르는 가장 순수한 시기의 어린이가 관찰자로 등장하는만큼 교과서적인 딱딱한 관찰이 아닌, 민초들의 생생한 삶 그 자체를 통해 공산주의를 느껴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컸다. 사설이 길었지만, 책 내용은 그냥 꼬마의 일기장을 떠올리면 된다. 간혹 배급 등의 에피소드에서 꼬마가 공산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게 되고, 크리스마스를 위해 잉어를 사다 욕조에 풀어놓는 폴란드 관습을 접하며 이국적인 느낌을 받기도 하지만 장난 좋아하는 모습이나 별 것 아닌 것으로 고민하는 모습을 보면 그냥 평범한 애 얘기다. 물론 애답게 기성세대가 보지 못하던 신선한 방향으로 사물을 관찰하기도 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나는 아직 1권밖에 읽지 못했다. 주변인물들에 대한 설명들이 정리되고 이제 슬슬 재미있는 부분이 나오려나 했는데 책이 끝나버렸다. 감질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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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나는 청춘 - 글로벌 무대에서 못다 이룬 꿈을 낚다
우수근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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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에 치이고 방황하는 청춘들을 위한 조언을 담은 책. 그 돌파구로 글로벌 무대를 제시한다. 주위에서 하도 스펙스펙하다보니 나도 괜시리 불안하기만 하던 중 읽게 된 책인데 양이 그리 많지 않은 데다 코앞에 닥친 상황만 보지 않고 다른 곳을 살펴볼 여지를 준다는 점에서 읽어볼 만한 책이다. 무엇을 해야할지 아무것도 감이 안 잡히는 저스펙족, 일명 지잡대의 청춘들이 읽어보면 좋을 듯싶다. 일단 저자의 약력이 심상치가 않다. 현재 중국 동화대학교 국제학부 외국인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한 국가에서만 공부하지 않았다. 한국 학사(인하대), 일본 석사(게이오대), 미국 로스쿨 졸업(미네소타주립대), 중국 박사(화동사범대) - 이 정도면 학위 사냥꾼이라고 불러도 되겠다. 지금보다 국제화의 물결이 거세지 않았던 때에 이런 길을 걷는 것은 지금보다 훨씬 어려웠을 텐데 정말 특이한 이력이다. 이런 학위 수집이 일종의 열등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고백하지만 그 덕에 다양한 학업배경을 갖게 되었으니 콤플렉스가 긍정적으로 작용한 사례라 하겠다. 환경이 좋아 맘대로 해외여행하며 살아온 결과는 아니다. 치약이 없어서 소금으로 이를 닦은 기억을 공개하며 오히려 평균 이하의 환경과 배경을 갖고 있다는 것을 밝힌다. 유학 생활 중 아르바이트하다 영양실조로 쓰러졌던 일, 구호단체의 도움으로 아들을 얻은 일들을 보면 유학 중에도 산전수전 다 겪으며 힘겹게 생활했던 사람이다. 남들보다 좋지 못한 배경을 지녔다고 위축되어 있는 이들이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밑바닥까지 경험하며 세계 여러곳을 둘러본 그가 내린 결론은 한국의 젊은이들은 굉장히 우수하며, 지금처럼 무의미하게 스펙만 좇는 생활을 버리고 세계 무대에 도전한다면 훨씬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책 후반부에는 저자가 지켜본 성공사례, 실패사례 등을 제시하며 그 이유와 문제에 대한 바람직한 준비법 등이 담겨 있다. 아쉬운 점은 한 단락단락이 너무 호흡이 짧게 제시되어 있어 깊이 있는 정보를 얻기에는 부족하다는 점이다. 가독성 때문에 희생당한 듯한데 이 책에서 많은 것을 느낀 사람이라면 책에 남겨진 단서를 따라 스스로 길을 더 찾아볼 수 있을 것 같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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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분투 - 아프리카의 위대한 힘
스티븐 런딘.밥 넬슨 지음, 김마림 옮김 / KD Books(케이디북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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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인들, 크게는 이 세상과 연결된 존재로서의 자신을 인식하고 존중을 생활화해야 한다는 내용. 이런 교훈은 누구나 알고 있으나 실천하기가 힘든 법. 만델라나 투투 주교의 삶을 조명하는 방식을 기대했으나 이런 류의 책은 왜 항상 손발 오그라드는 소설 형식으로 만들어지는 것일까? 동기부여와 팀워크 강화를 위해 그냥 가볍게 읽어볼 수는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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