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지 1984-1987 1 - 공산 폴란드에서 보낸 어린 시절 세미콜론 그래픽노블
실뱅 사부아 그림, 마르제나 소바 글, 김지현 옮김 / 세미콜론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공산 폴란드에서 보낸 어린 시절을 그린 만화. 그동안 공산주의가 무너져가던 시기 보통 사람들의 삶은 별로 소개된 적이 없었다. (영화 '굿바이 레닌' 정도가 있을까) 사실 역사는 보통 사람들의 삶이 켜켜이 쌓여 형성되는 것이건만 고르바초프와 베를린 장벽 등의 거창한 것들에만 의존해서 역사를 배워온 우리에게는 그 시절을 이해하는 데 있어 분명한 한계가 있다. 이 책은 그 시절을 누구보다도 생생히 버텨온, 역사란 거대한 수레바퀴 밑에 깔려 질식해버린 민중의 목소리를 들어볼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 특히 알아야 할 건 다 알고, 몰라도 될 건 아직 잘 모르는 가장 순수한 시기의 어린이가 관찰자로 등장하는만큼 교과서적인 딱딱한 관찰이 아닌, 민초들의 생생한 삶 그 자체를 통해 공산주의를 느껴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컸다. 사설이 길었지만, 책 내용은 그냥 꼬마의 일기장을 떠올리면 된다. 간혹 배급 등의 에피소드에서 꼬마가 공산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게 되고, 크리스마스를 위해 잉어를 사다 욕조에 풀어놓는 폴란드 관습을 접하며 이국적인 느낌을 받기도 하지만 장난 좋아하는 모습이나 별 것 아닌 것으로 고민하는 모습을 보면 그냥 평범한 애 얘기다. 물론 애답게 기성세대가 보지 못하던 신선한 방향으로 사물을 관찰하기도 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나는 아직 1권밖에 읽지 못했다. 주변인물들에 대한 설명들이 정리되고 이제 슬슬 재미있는 부분이 나오려나 했는데 책이 끝나버렸다. 감질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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