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 핀 델 문도 El Fin del mundo - 지구 끝으로 Vamos!
김민규 지음 / 시드페이퍼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지구 반대편엔 무엇이 있을까? 한국에서 땅을 뚫고 들어가 끝까지 들어가면 결국 남아메리카가 나온다는 학창시절의 수업내용을 혹시 기억하는지? 그 지극히 먼 이국은 결국 이 세상에서 가장 먼 장소이고 그 때문인지 우리에게 남아메리카는 별로 친숙하지 않은 낯선 대륙일 뿐이다. 한 번 가보고는 싶지만 차마 용기가 나지는 않는 미지의 땅. 그곳을 다녀온 여행기라길래 관심이 생겨 읽어보았다. 책 제목은 '세상의 끝'을 뜻하는 스페인어. 우리에겐 정말 세상의 끝, 지구상에서 제일 먼 여행지이니 그런 제목을 붙일 만도 하다. 이 책은 가이드북이 아니다. 실제 여행에 필요한 유용한 정보를 얻으려는 사람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그러나 나처럼 갈 수 없는 곳에 대한 호기심을 대리충족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면 가이드북보다 훨씬 효과가 좋을 수 있다. 호들갑스럽게 셀카 찍고 이것저것 보고 먹고 즐기라고 친절하게 때로는 가식적으로 여행지를 안내하는 그런 도서와는 성격 자체가 다르다. 좀 불친절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한 사람이 그 여행에서 느낀 것이 무엇인지를 느린 호흡으로 진득하게 따라다녀볼 수 있는 책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이 주된 내용이지만 그 덕에 오히려 상업주의에 물들지 않은 참된 여행의 얼굴을 엿볼 수 있는 창이 되기도 한다. 밴드 '델리스파이스'의 멤버 김민규의 시각으로 본 남미는 어떤 모습인지 궁금한 팬의 입장에서도 읽어볼만한 듯.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