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인문학 -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시민으로 키우기 위해 교사들이 던져야 할 8가지 질문
실천적 생각발명 그룹 시민행성 기획, 황현산 외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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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실천적 생각발명 그룹 시민행성'과 '전국국어교사모임'에서 기획되어 만들어진 책이다. '생각할 때 시민이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있는 '시민행성'과 국어교사모임을 통해 기획된 만큼 책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 또한 '생각'과 '가르침'에 대한 중요성이다.  

이 책에는 여덟 명 저자의 글이 실려있다. 책표지에 실린 부제목처럼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시민'으로 키우기 위해 교사들이 던져야 할 8가지 질문'에 대한 여덟 저자의 생각 글이라 하겠다. 여덟 가지 질문은 다양한 측면에서 던져진다. 주체성교육이 갖는 억압, 관계맺음, 인문과 예술의 결합, 공감능력, 공감과 연대, 생태와 자연, 평화와 생명가치, 공간과 환경에 대한 우리 청소년들은 물론이고 교사, 학부모, 성인 등에게 각각 많은 생각 거리를 던져준다.


첫 번째 part인 '주체성 교육은 어떻게 아이들을 억압하는가?'에서는 주체 사상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주체성 교육이 우리들의 '생각하기'에 많은 억압을 주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우리가 주체성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끊임없이 우리 삶에 충고를 해"(17쪽)댄다며, 저자는 이러한 주체성의 억압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힘 빼기'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시 읽기를 통한 힘빼기, 즉 주체성 억압에서 벗어나 '나를 드러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저는 단단하게 굳은 나를 깨부수는 것이 바로 시어라고 생각합니다. '나'라고 철저히 믿었던 것들에 금이 가고 의심하게 되는 경험이야말로 시가 우리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입니다."(26쪽)

두 번째 part인 '어떻게 가르치지 않고 배울 수 있을까?'에서는 '가르칠 교'가 아닌 '사귈 교'자로 교육을 재정의 하는 것에 관해 쓰면서 이는 '동등한 관계맺음'의 중요성과 함께 '대화적 스승과 무지한 스승', '은행 저금식 교육 VS 문제 제기식 교육' 등을 이야기하면서 작금의 교육환경에서 어떠한 스승이 되어야 하는지, 왜 문제 제기식 교육이 필요한지를 설명한다.

세 번째 part인 '인문교육은 어떻게 예술교육과 결합해 생각하는 시민을 키워낼 수 있을까?'에서는 인문정신으로 접근한 '인문예술융합교육'에 대하여 살펴보고 이러한 교육의 핵심에 있는 창조성에 관해서 쓰고 있다. 창조성에 대한 저자의 글 중에서 마음에 와 닿았던 글을 옮겨보면, "창조성의 핵심은 사실 새로운 것을 만드는 능력이 아니라, '현존하는 사물세계의 오류를 바로잡고, 보다 정확히 보는 능력'에 있다고 말"(72쪽)하고 있다. 이러한 창조성의 핵심을 정확히 알고 이에 기반한 청소년시민교육을 통해 우리 현시대의 오류를 바로잡아갈 수 있다면 이러한 '인문예술융합교육'의 실천적 교육이 전반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이에 따른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네 번째 part인 '문학은 어떻게 아이들의 공감 능력을 키우는가?'에서는 문학교육을 위해 필요한 명제들을 제시하고 있으며 문학읽기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 그 배경 속 인간이해와 통찰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다섯째 part인 '공감하고 연대하는 시민을 어떻게 키워낼 수 있을까?'에서는 '의미의 이해', '성찰', '공감', '연대'를 이야기한다. 이 part는 여덟 part 중에서 가장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는 글이다. 페이지 만큼이나 여러가지 생각들을 끄집어내 인간의 내면을 바라보고 인간의 본성과 '동일성'에 대한 성찰, 타자에 의해 드러나는 자아에 대한 인식, 공감과 협력에 대한 교육 등을 이야기한다. 특히 저자의 글 중에서  "맥락이 없는 문학 교육은 문학에서 삶과 현실의 구체성, 그에 깃든 정치성을 소거합니다. 문학 텍스트의 해석, 감상, 비평이 맥락을 무시한 채 이루어질 때 그것은 학생들의 삶이나 현실과 무관한 의미들의 나열에 그칩니다. 맥락을 제거한 읽기는 인간, 삶, 자신이 놓인 현실에 대한 통찰의 기회 또한 앗아갑니다."(141쪽)라는 글을 통해 텍스트를 통한 맥락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면서 아무리 좋은 고전문학을 많이 읽고 반복해서 읽었다 해도 '삶의 읽기'가 행해지고 언행의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이러한 지식은 박제된 지식과 같다고 말한다.

여섯째 part인 '생명을 살리는 언어의 회복은 가능한가?'에서는 '생태 글쓰기'를 이야기한다. 저자가 예를 들어 쓰고 있는 생태글쓰기 수행 작가 중에서 연암 박지원의 글들이 꽤 실려있는데 박지원의 필력과 그 글 속에 담긴 세심한 관찰력에 다시금 놀라워했다. 조선작가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박지원을 좋아하고 있었음에도 놓치고 있었던 연암의 생각들이 이 짧은 part 속에서 저자의 글을 통해 읽게 되어 새삼 연암 박지원의 책들을 다시금 탐독하고자하는 욕구를 갖게 했다. 저자는 "생태 글쓰기는 역사적 실체가 아니라 하나의 '관점'이자 '태도'"(166쪽)라고 말한다. 이러한 글쓰기가 지금 우리에게 얼마나 필요한 글쓰기인지 일깨워주고 있으며 자본주의로 병든 이 사회에 치유의 글쓰기가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일곱째 part인 '평화와 생명의 가치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서는 대화와 협상을 하는 데에도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과 공간을 개발할 때에도 생명에 이로운 개발이어야 함을 이야기한다.

여덟째 part인 '공간과 환경은 사람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에서는 현재 우리의 학교건물 학교 공간 등 획일적인 학교풍경의 문제를 서두로 해서 건축공간과 건축환경이 어떠한 의미를 갖고 건축되었는지를 이야기하고 인간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건축이 이제는 지역사회 시민들의 실질적 삶에 이로움을 표출해 낼 수 있는 건축이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여덟 part 중에서 어느 part는 무척 즐겁게 읽고, 어느 part는 매우 공감하면서, 어느 part는 조금 지루하게 읽기도 했다. 모든 part가 다 마음에 와 닿은 것은 아니었지만 대부분의 글에서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어서 좋았다. 또한, 각각의 part마다 저자들이 문제를 제기한 후에 그에 대한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어서 문제와 함께 제시된 방법들에 대해 차근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갖게 해주는 책이었다. 덧붙여 매 part마다 작가의 미니인터뷰가 실려있는데, 인터뷰어의 질문들 중에는 책을 읽으면서 가졌던 몇몇 문제들에 대해 비교적 날카로운 질문들도 있어서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듯해서 꽤 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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