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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찾은 할아버지
한태희 글.그림 / 한림출판사 / 2011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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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길면 길수록 사람들은 봄을 더욱 기다리게 되나 봅니다. 올해엔 봄이 시작된다는 3월에도 눈이 펑펑 내려서 도대체 봄은 어디쯤 오는 게야!라고 소리 한 번 질러보기도 했다지요.^^ 이 책을 읽는데 그 때 제 모습이 떠올랐네요. 할머니 또한 기나긴 겨울에 지쳐서 얼른 봄이 오길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에요. 아마 지금보다도 옛날엔 봄을 더 기다리지 않았을까 싶어요. 춥기도 더 추웠을테고 집안에만 있으려니 참 지루했을테니까요.  

겨우내내 봄을 기다리는 할머니를 기쁘게 해주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할아버지는 할머니에게 봄을 찾아오겠노라고 말하고선 집을 나섰으니 말이죠. 우리아이는 이 대목이 무지 재밌다고 해요. 봄을 찾으면 만날수 있냐고 하면서 말이죠! 하하. 가만히 있으면~ 때가 되면 오는 게 봄인데, 할아버지가 봄을 찾으러 어디로 가는지 그게 더 호기심이 나는 모양입니다. 초등아이 눈높이에서 보면 그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하지만 뭐랄까요~ 시간 개념이 생긴건 좋은데 생각은 닫혀버린듯해 아쉽기도 했지요. 

유아들이 읽는다면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어요. 봄 또한 찾아나서면 만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해보는 것도, 뭐든지 새롭게 알고자 하는 아이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키워줄 수 있을테니 말이죠. 그리고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선~ 어른들 눈에는 조금 무모해 보이는 일이라해도, 한번쯤은 도전해 보고자 하는 것도 할아버지를 통해 배울 수 있다면 좋겠네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모습이 참 푸근하고 정겹게 그려진 삽화입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이와 함께 얘기 나눌게 아주 무궁무진한 그림들입니다. 할아버지는 짚신을 삼고 계시구요~ 할머니는 나뭇가지를 다듬어서 화병에 꽂이를 하고 있는 중이네요. 다음 페이지를 넘기면 할머니가 예쁘게 꽂이한 꽃항아리도 찾을 수 있답니다.
방안엔 반짇고리랑 인두, 호롱불하며, 선반 위에 놓인 항아리에도 눈길이 갑니다. 기나긴 겨울 동안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소일거리를 살펴 볼 수 있네요. 


봄을 찾아 나선 할아버지가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바로 개울가입니다. 봄이 오는 소리는 얼었던 개울이 녹으면서 내는 '졸졸' 소리라고 생각해 내고서 말이죠. 지금의 우리아이들은 봄을 어떤 소리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왠지 이또한 지금은 듣기 어렵다보니~ 아쉬운 봄의 소리네요. 울아이에게 봄이 오는지 어떻게 느끼느냐고 물었더니, 개나리 피는 걸 보고 느낀다고해요. 개나리보다 먼저 봄을 알리는 꽃을 주변에서 흔히 보지 못함도 안타깝게 느껴졌답니다.
삽화 속 소나무와 바위의 모습이 한 편의 동양화를 연상시키네요.^^


봄을 찾으러 나선 할아버지가 지쳐 쓰러진 장면이랍니다. 가슴이 콩닥거렸더랬죠. 할아버지가 잘못 되실까 싶어서 말이에요. 그런데 할아버지 위로 내리는 눈이 알록달록 꽃처럼 느껴집니다. 달콤한 향기가 풍겨온다는 글 내용에 따라 정말 오렌지빛 달콤함이 느껴지는 삽화입니다. 다행히 할아버지는 깨어나시게 되요. 어린 소년의 이끌림에 의해서이긴 하지만요.


그리고 그 어린 소년의 손을 잡고 꽃향기를 쫓던 할아버지는 매화꽃이 만발한 나무를 만나게 됩니다. 전면 페이지 가득 그려진 홍매화가 절로 미소를 머금게 만듭니다. 꽃을 보고서 얼굴 찌뿌리는 사람 없듯이, 페이지 가득 핀 매화꽃을 보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활짝 피어납니다. 아마 봄은 이렇게 달콤하고 시원하고 화사한 기쁨을 선사하는 계절이 아닐까 싶어요.


재미있는 것은 그 매화나무는 바로 할아버지 집 마당에 있는 나무라는거에요. 봄을 찾으러 나선 할아버지가 집으로 되돌아와서 봄을 만나게 되었다는 설정이 재밌습니다. 이 대목에서 울아이는,'그러니까 괜히 찾으러 갔잖아요, 집에 가만히 있으면 되었을걸!'이라고 하지만, 소중하고 귀중한 것은 그리 멀리 있지 않고~ 늘 우리 주변 가까이에 있음을 알려줄 수 있어 좋았답니다.


이 그림은 뒤면지랍니다. 말 그대로 완연한 봄이 할아버지 할머니 집에 찾아왔습니다. 뒷산이고 앞뜰이고 개나리 진달래가 만발했구요. 개울물은 끊임없이 졸졸 푸르게 푸르게 흘러가고 있네요. 텃밭에 할머니, 나무하러 가는 할아버지의 모습에서도 환한 봄이 느껴지고 말이에요.
그리고 놓쳐서는 안되는 그림이 하나 있어요. 산 위쪽에 엉금엉금 기어가는 곰 한마리를 말이죠. 겨울잠을 푹 자고 일어난 곰도 봄을 만끽하고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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