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도깨비 책귀신 1
이상배 글, 백명식 그림 / 처음주니어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 책방에 가는 기쁨.
아이 4살 때 아이와 함께 처음으로 서점 나들이를 했다. 유아책 코너에 진열되어 있는 유아책들은 색상도 화사하고 큼직한 사이즈에 그림 또한 얼마나 예쁜가?  교구가 딸린 책들, 장난감이 딸린 책들도 많다보니 서점에 가면 책구경에 정신 없어 했더랬다. 그 당시 자주 가던 그 서점은 큰 마트가 있던 건물 내에 위치하고 있어서 장을 보러 갈 때마다 그 서점에 들리곤 했는데, 몇 번 그러다보니 우리아이는 당연 그 건물 안에 들어 서면 서점을 향해 뛰어가기 일쑤였다.  책방을 가는 기쁨은 그 곳을 자주 갈수록 더 느끼게 되는 것 아니겠는가~.
고리짝도깨비, 빗자루도깨비, 공책도깨비가 사람에게 물어 물어 큰 서점에 들어 섰을 때 책책책책책책책책책책... 책도 많고 사람도 많은 그 곳이 별천지 같다는 표현에 미소가 지어진다. 아마 우리아이도 처음 서점에 갔을 때 느낌 표현을 제대로 할 줄 알았다면 ’별천지’라고 했을 것 같았으니까.  책을 별로 보지 않는 사람은 서점에도 갈 일이 없다. 그러니 서점엔 사람이 별로 없을 거란 생각을 하기도 하는데, 어쩌다 누군가에 의해 서점에 같이 가게 되면 그 많은 사람들이 북적대는 모습에 눈이 휘둥그레 지기도 하지 않을까~^^.
도깨비들은 처음으로 간 책방에서 책을 보는 사람들의 얼굴을 훔쳐본다.  얼굴은 환하고, 눈동자는 또릿또릿... 아마도, 이런 별천지 맛을 느꼈으니 다음 번에 다시 찾는 책방은, 나서는 발걸음에도 기쁨이 잔득 묻을게다. ’서점가자!’라는 말에 지금도 펄쩍 뛰며 기뻐하는 우리아이처럼 말이다. 
본문에 책방에 간 도깨비들의 모습을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는 부분이 있어 옮겨 본다.
’도깨비들은 사람들 틈을 비집고 다녔어요. 아무 책이나 들었다 놓았다 했어요. 그렇게 안 하면 안 될 것 같았어요. 고리짝도깨비와 빗자루도깨비는 책을 거꾸로 보았어요. 무언가 열심히 찾는 것처럼 살피고, 천천히 책장을 넘기고 중얼중얼, 끄덕끄덕!’(p90)  

*** 책 사는 기쁨.
나는 누군가에게 선물을 할 때, 가장 많이 하는 것이 책이다.  누군가 내게 선물을 줄 때 가장 기쁜 선물이 책이다보니 자연스레 나도 선물할 때 책으로 하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많은 출판사들에서 나오는 수많은 책들, 책 한 권 사려면 뚝딱 사지 않고 이것저것 살펴보고 알아보고 찾아보고 들여다보고...^^ 나에겐 그렇게 하는 그 시간조차 즐겁다.
세종대왕이 사달라 부탁한 책을 사러 책방에 간 도깨비들...  그 책을 사고서 품에 안게 되자 기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원했던 책, 필요한 책 목록을 적고 그 책을 내 것으로 가질 수 있게 되었을 때 정말 흐믓하지 않는가~.  비록 도깨비들은 세종대왕이 부탁한 책을 사고 자신들이 알고자 했던 <인불통고금이면 마우이금거니라>의 뜻을 알려줄 책을 찾지는 못했지만 서점 한 번 방문에 크게 깨친거 하나...
"책을 읽자, 오늘부터 책을 읽자."~^^

*** 책 읽는 기쁨.
세가지 기쁨 중 누구나 가장 큰 기쁨을 들라하면 책 읽는 기쁨일게다.  책 안에 쓰여진 글을 내 것으로 취한다는 것, 참으로 큰 즐거움이 아닐까~. 인간 세상의 지극한 맛은 독서(택당 이식의 글 중)란다. 그 지극한 맛을 모르고 산다면 얼마나 휑휑할까 싶다. 

이 책에는 위에 열거한 세가지 기쁨을 알게 된 도깨비들을 만나게 된다.  이 책의 주인공 고리짝도깨비는 돈을 무지 사랑하는 도깨비다. 그 돈 냄새가 좋아 구두쇠영감이 모아 둔, 돈이 가득 든 고리짝을 훔쳐다 제 집에 숨겨 놓고 그 냄새를 맡고 돈 위에서 자고 먹고 하지만 영 불안하다. 움켜쥐고 아끼다가 똥 될까봐 걱정, 누구에게 빼앗길까봐 걱정, 이래 저래 한숨 보따리 돈뭉치를 안고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던 중에 친구 도깨비들과 함께 좋은 땅을 사서 새 집을 지어 이사할 계획을 세우게 되는데, 그 땅을 차지 하려면 그 땅을 산 선비와 문답 겨루기를 해서 이겨야만 했다.  하여 선비의 질문에 답변을 얻고자 책을 밥보다 더 좋아한다는 세종대왕을 만나게 되고, 세종대왕으로부터 책을 사달라 부탁을 받고 서점이란 곳을 처음 가보게 된다.  그리고 처음으로 책도 사게 되면서, 이제껏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희열을 느끼는 도깨비들.  
그 문답의 뜻이 들어있는 책을 세종대왕으로부터 받은 그 날 이후로 글자도 깨치고, 책 읽는 재미를 톡톡히 느끼며, 책을 사랑하는 책벌레 도깨비로 탈바꿈 되었다는 이야기다. 그럼 그 많던 도깨비 돈은 어디로 갔을까?~^^ 

본문 글 중간 중간 추임새 같은 문장이 들어 있어서 그런지, 읽는데 더욱 감칠맛이 나는 이 책은, 재미있는 도깨비 묘사와 그 도깨비들이 책벌레가 되어 가는 모습을 유쾌하게 담아 놓았다.  우리아이들이 한바탕 낄낄대고 웃으며 책읽기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면, 이 또한 ’행복한 책읽기’에 한층 더 가까이 다가서는게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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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1-24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못 읽은 책이라 재밌게 읽고 갑니다~ 우수리뷰 순례중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