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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아버지들 - 우리가 다시 찾아야 할 진정한 아버지다움
백승종 지음 / 사우 / 2016년 11월
평점 :
세상이 각박할수록
자식에 대한 교육열은 더욱 가열된다. 하지만 자식을 교육한다는 게 뚜렷한 매뉴얼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시행착오를 겪는다. 그래서 더 남들은 어떻게 교육하는지, 효과적인
교육방법은 무엇인지 알고자 하는 관심에 교육관련 서적이 쏟아져 나온다. 그 수많은 책 중에서 <조선의 아버지들>은 새로운 시각을 선사한다. 배경이 조선이라 엄부의 면모를 보게 될 줄 알았는데 따뜻한 부성애가 가득했다.
무엇보다 입신양명만을 앞세우지 않고 자식의 행복을 위해 벼슬을 경계시키는 모습을 볼 때면 진정한 자식사랑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자식의 행복을 위해 성공을 강요’하는 면이 없지 않은 요즘 시대에
꼭 한번은 읽어 볼 필요가 있는 책이다. 자유를 전면에 내세운 시대지만 정작 우리의 사고는 자유롭기가
조선만 못한 것 같다.
조선시대에
대해서는 워낙 미디어 등을 통해 다양하게 접하기 때문에 대부분이 아는 이름들이 등장한다. 정약용을 시작으로
하여 영조를 마지막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자애로운 아버지를 보여주면서 마지막에 영조를 등장시킨다. 지금의 우리들을 반성시키라는 뜻인 것 같아 숙연해진다. ‘남보다
많이’, ‘남보다 먼저’를 부르짖으며 내 자식이 앞서가길
바란다. 아이 스스로 즐기는 일이 아니라면 강요할 일이 아닌데도 부모의 욕심을 낸다. 결코 옳은 일이 아님에도. 하지만
<조선의 아버지들>을 통해 다시 한 번 깨닫는다. 부모란 말을 앞세우는 게 아니라, 기다려주는 존재다. 자식이 공부하길 바란다면 당신이 하라. 그렇게 좋으면 먼저 해 보고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면 따라 하겠지.
요즘은 자녀들의
효심이 예전만 못 하다고 한다. 그런데 과연 자녀의 효심만 가벼워진 것일까? 낳기만 한다고 다 부모가 아니다. 그 자식에 대한 사랑과 책임을
다하는 것이 부모일진데 인면수심의 행동을 일삼는 사례가 뉴스를 통해 자주 등장한다. 자식도 부모도 마땅히
제 역할을 모르겠는 사회라면 부모의 잘못이 크다. 제대로 사랑을 주지 못했고 책임을 다하지 못 했다. 물론 좋은 사례들이 많이 있지만 그럼에도 연장자의 솔선수범이 우선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어릴 때는 무조건 순종하는 것이 옳다 여겼으나, 커서 어른이 되고
보니 어른이란 권리보다 책임을 다해야 하는 자리라는 것을 절감한다. 무엇보다 아이를 낳아 키워야 하는
입장이 되고 보니 부모의 역할은 출산 그 이상이라는 생각에 겁이 나고 준비된 부모가 아니라는 생각에 미안하기도 하다.
<조선의 아버지들>을 통해 부모의
자세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기다려주는 마음. 무엇
하나 강요하지 않고, 재촉하지 않고, 남들을 앞서겠다는 왜곡된
마음보다 자신의 행복과 주변의 화합을 이끌 수 있는 자녀로 키우겠다고 다짐해본다.
공부라는
것은 자녀의 앞길을 방해하는 요소가 되지 않기 위해 열심히 해야 함은 맞지만, 아이에게 강요할 일은
아니라는 것. 아이에게 바라는 바가 있다면 아이가 흥미를 보이기 위한 상황을 만들어 주고 먼저 흥미를
표할 때 지원해 줄 수 있으면 충분하다. 무엇보다 내가 책을 읽고 배움의 즐거움을 보여주는 것이 우선이다. 자신도 즐겁지 않은 일을 자식에게 시켜서 무엇하나.
‘건강히만 나와다오.’하는 임신 시의 마음을 토대로 교육한다면 성공은 못할지라도 행복한 한 사람은 키워낼 수 있지 않을까? 자녀가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은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