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시시스트 관계 수업 - 엄마로 인해 무기력한 딸을 위한 회복 심리학
브렌다 스티븐스 지음, 이애리 옮김 / 유노라이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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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시시스트 관계 수업

 

이 책의 부제처럼 사랑이라는 무기에 휘둘리는 딸들은 필히 읽어볼 만하다. 그 사랑이라는 이름을 휘두르는 사람은 다름 아닌, 엄마다! 나르시시스트라는 특징을 가진 엄마들은 여러 관계들 중 가장 유대감이 깊고 애틋하다는 모녀 사이를 어긋나게 만든다. 어린 시절부터 엄마에게 상처를 받은 딸들이 자존감을 복구할 수 있는 용기를 이 책에서 만나기를 고대한다.


엄마의 기쁨을 위해 애쓰는 딸 도나의 에피소드를 들으며 마음 아팠다. 도나의 엄마는 자신이 걸어온 길을 딸이 그대로 밟길 바랐다. (이 얼마나 폭력적인가!) 엄마의 굴레는 성인이 되어서도 반복되었고, 나르시시스트인 엄마는 자신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죄책감과 수치심, 심지어 무력감까지 이용했다. 본인이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타인의 관심을 얻으려고 딸의 의무감과 연민, 동정심까지 의존한 것이다. 나르시시스트 엄마를 둔 딸들의 공통점은 본인의 욕구는 제쳐두고 엄마에게로 주의를 돌린다는 것이다. 이른바 부모화’. 어린아이 상태에 갇힌 사람으로서 엄마에게는 감성지능과 좌절을 견디는 힘이 매우 부족하다. 엄마같은 이들이 치료를 받는 일은 아주 드물다. 그들은 자신에게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의 두려움을 남편, 친구와 같은 성인에게 나누는 것이 아니라 딸에게 털어놓는다. 딸들이 부모화나 역할 반전을 겪는 동안 불행히도 그녀들이 즐거움과 쾌활함, 유머 감각이 부족한 성인으로 자라게 만든다.

 

자기애성 성격장애를 가진 엄마를 둔 딸들은 엄마를 비롯한 타인으로부터 존중을 받을 수 있을 만큼 자존감을 높이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 할 수 있겠다. 책은 주도권을 내 손에 쥐는 방법을 알려준다. 트리거를 알아채고 감정의 기원을 추적하며 다시 프로그래밍하는 것이다. 상대의 태도 대신 스스로 느낀 두려움이 어디에서 왔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고 트리거와 감정을 이해함으로써 이 둘에 대한 통제력을 얻을 수 있다. 무너진 자존감을 회복하는 길을 위해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연습을 할 필요성이 있다. 그리고 자신을 신뢰하며 사실에 집중해야 한다. 회복 과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될 때까지 된 척하라는 말을 기억해보자. 매일 확언을 하면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말을 건네고 믿게 될 것이다.

 

이 독특하고도 은밀한 나르시시즘 학대를 알게 되면서 자신의 삶을 통찰하는 능력을 잃어버린 가여운 딸들이 이 책을 통해 회복되었으면 좋겠다. 자신의 의도와는 어긋난 관계를 맺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이제는 끊어내고 엄마와 딸이라는 복잡한 애증 관계를 꼭 풀어가 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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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의 탄생 - 호구력 만렙이 쓴 신랄한 자기분석
조정아 지음 / 행복에너지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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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성격적 틈새와 감정적 결핍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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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의 탄생 - 호구력 만렙이 쓴 신랄한 자기분석
조정아 지음 / 행복에너지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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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의 탄생






 

요즘 드라마를 보면 흑화되어 매운맛 경고를 퍼붓는 마라맛같은 캐릭터가 매력적인 것 같다. 하지만 현실의 난 호구 같은 토끼다. 저자 또한 그랬다. 소위 말하는 남들의 을질과 호구질에 맞서려면 성격적인 틈새와 감정적 결핍을 발견해 메꾸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유순하지만 예민한 성정을 지닌 독자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인간의 심리 메커니즘과 신랄한 자기분석을 꼭 해보길 바란다.

 

각 챕터마다 드라마 대사가 삽입되어 있어 200% 공감되었다. 더군다나 내가 좋아해 마지않았던 드라마들이라.(나의 해방일지, 동백꽃 필 무렵 등) 여러 사례를 언급하며 나와 비슷한 점을 발견하고 대조해보았다. F씨의 <이혼하고 싶은 헌신적인 아내> 편을 보면 어머니의 모습을 통해 불행이 학습되고 비슷한 환경에 처했을 때 쉽게 복원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머니처럼 되고 싶지 않았으나 닮아버린 자신을 보며 결국 자해했던 그녀는 헌신적인 자신의 태도가 남편을 숨막히게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저자는 말한다. 착한 사람과 수동적인 사람은 다르다고. 어떤 의미에서 상대방에게 행하는 원치 않는 헌신은 폭력일 수 있었다. 과거의 좋았던 기억만으로 겨우 현실을 견디고 있는 중이라면 므두셀라 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는데, F씨처럼 과거에서 도피하고자 선별적으로 좋은 기억만 떠올려 방어기제를 발휘하는 것을 의미했다. 나도 생존을 위해 나쁜 기억을 지우고 좋은 기억만 남겨둔 적이 있었다. 기억을 왜곡해서라도 살고자 하는 심리가 아닌가 싶다.

 

<연약한 속살을 까발리는 사람들> 편에서는 가스라이팅을 하는 가해자에 대해 언급하는데, 이들 중엔 가장 가까운 가족이 의외로 많았다. 종종 선하고 착한 탈을 쓰곤 하지만 연약한 사람들을 기가 막히게 알아채 그들의 틈을 파고들며 조련한다. 피해자들은 좀 자신을 좀 더 믿고 확신을 가져야 이들의 말을 분별할 수 있는데, 나쁜 사람들의 악의를 눈치챌 수 있는 힘을 기르고 평판을 알아보거나 필요하다면 법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동조되고 감화되고 있다면 스톡홀름 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이들이 피해자에게 비교적 친절하게 대하는 것에 반해 가스라이팅 가해자는 불친절하게 대하며 불안한 상황을 만드는 특징이 있음도 비교해볼 만하다.

나는 책에서 통제 가능한 분노를 하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는데, 이를테면 화가 번지지 않도록 잠깐 정지하고 다른 생각을 하거나 그 공간을 벗어나 시원한 공기를 쐬는 것이랄지 스스로에게 집중하여 자존감과 자기애를 북돋는 말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평소 마음 건강을 잘 유지해야 하겠다. 분노라는 화를 초기에 진화하도록 하기 위해서 말이다. 또한 수동 공격이라는 소심한 사람들의 필살기도 도움이 될 듯하다. 누군가의 부탁을 잊는다든가 의도적으로 일을 지연하는 등 애매하고 교묘하게 적대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분노를 표출하는 것이다. 물론 때에 따라서는 나를 공격하는 사람에게 가시를 세우는 능동적 공격성도 드러내야 한다. 우리의 저항이 더 이상 호구 잡히지 않는 계기가 되기를!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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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릴 때마다 걸었습니다 - 굽이지고 흔들리는 인생길에서 마음근육을 키우는 법
박대영 지음 / 이새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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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릴 때마다 걸었습니다


 


걷는 걸 좋아한다. 아이를 임신하고 배가 무거워져도 동네 안양천을 매일 1시간씩 돌았고, 아이를 낳고는 다이어트의 목적으로 출퇴근을 1시간씩 걸어 다녔다. 지금은 아이의 유치원 하원시간 때문에 여유롭게 걸어오진 못하지만. 걷는다는 건 길이 건네는 사유와 성찰이 더해져 상한 마음을 치유하고 아물게 만든다. 오늘 읽은 책 <흔들릴 때마다 걸었습니다>은 그런 점에서 탁월하다. 어느 추천사처럼 흔들리는 누군가에게 인생의 북극성을 선물해주는 기분으로 이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목차를 살펴보니 18편의 명서가 소개되며, 도보여행가라 명명한 저자의 여행길을 함께 이야기하고 있었다. 순서대로 읽진 않아도 될 것 같아 가고 싶은 장소와 읽고 싶은 책을 소개한 챕터부터 발췌해 읽었다. 우선 부모님의 카톡사진으로 꽤 오랜 시간 걸려있었던 설악산 대청봉부터 보았다. 저자는 정상에 올라 스산한 바람을 안은 채 특별할 것 없는 모습과 표정으로 바위 봉우리로서의 저를 드러내고 있는 대청봉을 마주한다. 온 힘을 다해 오른 정상이건만 늘 그렇듯 휑뎅그렁한 모습이라고. 어쩌면 사는 일이 그러하리라. 그나마 이곳을 올랐다는 작은 성취에 들뜬 사람들의 소소하지만 의미 있는, 그 뿌듯한 표정들이 반가웠다고 말이다. 한편, 산정에서 맞는 일출은 단말마 같은 찰나의 탄성을 봉우리 가득 자아낸다. 삽입되어 있는 대청봉에서의 일출 사진은 장관이었다! 나도 이러한 삶의 환희를 느껴보고 싶다. 행복이란 오해하기 쉽지만 각자 마음에 달린 문제이며 어떤 실체가 있는 게 아닌, 느낌으로만 존재하는 것이다. 그래서 행복은 논쟁의 주제가 아니라 경험을 통해 아는것이었다. 저자가 소개한 하임 샤피라의 <행복이란 무엇인가>에서도 인생은 온전히 자신의 것이며 어떻게 살 것인지 또한 스스로 발견하고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타인의 기대와 시선 속에 사는 인생은 거울에 비친 그림자일 뿐이니까.

 

자작나무 숲길을 걸으며 저자는 걷는다는 것이 일상을 떠나 몸과 마음과 길 사이에 놓인 긴장을 즐기면서 나아가는 과정이라 설명했다. 늦가을 죽파리 자작나무숲에서 영하 20~30도의 혹한을 견디는 자작나무를 고찰한다. 표피에 기름기가 있는데 자작나무는 불에 취약하여 자작자작타면서 내는 소리를 빗대 이름이 지어졌다 한다. 나무 입장에선 불행이지만 이용하는 사람의 입장에선 불에 잘 타는 성질이 아주 유용하다. 화촉을 밝힌다는 표현에서 화촉의 재료도 자작나무였다는 사실, 알지 못했다. 신준환의 <나무의 일생, 사람의 마음>에서 평생을 나무 연구자로 살아온 신준환님이 내가 본다는 것은 사실 내가 세계를 그렇게 구성한 것이고 다만 내가 그렇게 볼 뿐이라고 말했다. 나의 존재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렇듯 걷기라는 행위를 통해 여행을 떠나고 변화된 나를 만나는 것이 행운일 것이다. 깊이 사유하고 성찰하며 생각의 근육을 키워갈 수 있어서 이 책을 두고두고 곁에 두고 읽어볼 심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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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연기다
헨리 헤르츠 지음, 메르세 로페스 그림, 황지현 옮김 / 우리동네책공장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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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연기다

 

굉장히 통찰력있는 그림책을 오랜만에 만나보았다. 글과 그림이 모두 마음에 드는 책은 드문데 이 책은 참 마음에 든다. 그림작가 메르세 로페스는 연기가 자욱한 촛불을 이용하여 아트지에 소용돌이치는 연기의 패턴을 수집했다고 한다. 그리고 수채화와 포토샵 마감을 통해 연기의 형태를 더 깊고 정교하게 다듬었다. 이러한 독특한 방법으로 마음속에 가지고 있던 생각과 연기가 만나서 함께 춤을 추고 자유롭게 표현한 모습이 독자에게 생생히 전달되는 것 같다!


 


연기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책은 그림책뿐만 아니라 모든 종류의 책을 통틀어서도 흔하지 않기에 더욱 희소가치가 있고 개성적이다. 제목처럼 나는 연기라고 말하지 않고 특징을 설명한 뒤 무엇인지 맞춰보라고 하면 쉽진 않을 것 같다. “나는 입이 없지만, 말할 수 있다.” 라든지 나는 깃털처럼 부드럽지만, 때로는 사나워지기도 한다.” 와 같은 문장을 접한다면 말이다.




 

책은 나는 연기다. 나는 모닥불 안에서 빙글빙글 어둠의 춤을 춘다.” 로 시작한다. 이산화탄소와 수증기, 허공에 날리는 재가 소용돌이치는 모습이 마치 숨을 막히게 하는 듯 실제적이다. 뜨거운 불길과 싸우는 소방관은 감히 나에게 맞서지 못한다는 표현은 연기의 위험성을 드러내고 있었지만 그러나 나는 사람을 돕기도 한다.’는 문장에서는 고대 그리스인들이 해충을 몰아낼 때 연기를 사용하고 있었음을 나타내고 있었다.

 



불을 피우고 연기를 하늘로 올려 멀리서도 소식을 주고받았던 옛날 사람들의 지혜를 말하기도 하고 수천년 동안 세상 모든 종교의식에 함께 참여하고 있음을 말하기도 했다. 부처상과 가톨릭의 복사, 유대교의 대제사장, 메노라, 각종 향로와 향봉 등 종교인들은 향을 피워 숭배 의식을 거행했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연기를 묘사한 문장들이 시적이며 아름답다. 게다가 연기에 대해 생각지도 못한 정보를 많이 가져갈 수 있어서 유익하기까지 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https://cafe.naver.com/bookchild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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