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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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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먼 길을 돌아 이제야 제자리에 돌아온 것 같다. 반전이라고 할 수 없는 히다 히로마사의 딸 카자미의 출생에 얽힌 진실들은 너무나 많은 이야기들로인해 이제 그 의미가 퇴색되어 버렸다. '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에 남은 것이라면 히다 히로마사의 카자미를 향한 사랑, 그것뿐이다. 솔직히 이마저도 타인이 만들어준 결과였을 뿐 히다 히로마사가 한 것은 다만 이 한 가지 뿐이다. 카자미를 보호하기 위해 그가 행한 모든 것들이 진실을 묻어 버린다 하여도 다 용서받고 이해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의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는 많은 이야기들을 담고 싶었나 보다. 딸을 향한 아버지의 사랑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부모들의 자식을 향한 사랑을 품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저기 건드려 놓았던 소재들이 마무리 되는 과정은 억지로 끼워 맞춘 듯 나를 불편하게 했고 차라리 19년 전 카자미가 태어난 병원에서 납치되어 히다 히로마사의 딸로 키워줬다는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이끌어 갔다면 더 좋은 소설이 만들어졌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특히 추리, 미스터리, 일반적인 가족 이야기를 함께 버무리고 싶었을 작가의 의도를 생각해 보면 넣지 않아도 좋았을 이야기도 있었다는 것이 많이 아쉬웠다. 다만 막장 드라마 소재처럼 카자미의 출생에 얽힌 비밀이 밝혀지려는 찰나, 뜻하지 않은 곳에서 부딪치게 되는 '정의', 거기에 더없이 끔찍한 참사를 보게 되는 불편한 시간들이 있었지만 결말은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게끔 한 것이 지금까지 보았던 작품들과 다르지 않았기에 안도했다. 
 
신세 개발 산하 스포츠 과학 연구소의 부소장 유즈키는 히다 히로마사에게 가장 위협이 되는 존재였다. 카자미에게서 'F패턴 유전자'가 별견 되었으니 아버지인 히다의 유전자를 함께 연구하게 해 달라고 요청을 했기 때문이다. 카자미가 자신의 친딸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 히다에게 유즈키는 유일하게 위협이 되는 존재였다. 그러나 늘 삶은 예기치 못한 곳에서 나를 옭아매니, 카자미에게 위해를 가하려는 협박장이 오면서 히다는 이제 모든 진실을 마주보게 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여기에 유즈키는 의도하지 않았으나 모든 것을 알게 되고 진실을 묻으려는 히다의 의견에 동조하게 되면서 사건은 모두 마무리가 된다. 이는 모두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진실이 닫혀 버리는 것이니 '정의' 어쩌고 하면서 말을 꺼낼 생각은 없으나 히다가 아닌 다른 사람에 의해 카자미가 안전해진다는 것은 역시 불안하다. 어디서든 진실이 툭 튀어나와 그녀를 위협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처음 시작은 카자미의 출생에 얽힌 사건이었으나 사건은 19년 전 다른 이들의 삶에 얽혀 버린 인연들을 풀어낸다. 악연이긴 하지만 얽힌 실타래가 풀어져 지금 카자미는 히다의 딸로 성장했고 히다의 아내가 19년 전 어떤 생각으로 카자미를 자신의 딸로 키웠는지 그 마음은 알 수 없으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카자미는 히다와 그의 아내 도모요의 딸이라는 것이다. 친딸이 아니라는 것은 이제 상관이 없다. 카자미가 원래 자신의 부모에게서 키워졌다면 지금과 다른 삶을 살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죽을때까지 히다를 괴롭히겠지만 카자미에게는 히다가 아버지여서 자신이 원하는 꿈을 향해 조금씩 나아갈 수 있었다. '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는 이 세상의 모든 부모들의 자식을 향한 사랑이 담겨져 있다. 비록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 안에는 분명 '사랑'이 있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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