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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오늘의 일본문학 12
아사이 료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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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그 치열했던 시절, 그 때를 지나고 보니 지금 기억 속에 남아있는 것이라면 그저 미래가 보이지 않던 그 땐 참 힘들었었다는 기억뿐이다. 지금은 어떠냐고? 그곳을 빠져 나왔을 뿐 다른 곳을 통과하는 중이라는 것이 다를 뿐 여전히 힘들다. 그 때와 많은 부분이 달라지지 않았다.

 

아사이 료의 '누구'는 등장인물들의 평범한 일상들이 펼쳐진다. 누구나 예측 가능한 현실들이다. '뭐야 사와선배가 남자였구나'라는 것이 놀라울 뿐 다쿠토, 고타로, 미즈키, 리카, 다카요시 그들의 치열한 삶이 그리 새롭게 다가오지 않는다. 그들 모두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아닌 다쿠토가 그들을 바라본 모습들만을 보았기 때문에 그들의 진실된 모습을 알 수 없어 매순간 치열하게 살아갔을 그들의 삶이 보이지 않는다.

 

자신만의 성을 만들어 그곳에서 자존심을 내세우며 살아가는 다카요시는 실은 현실에서 다쿠토, 고타로, 리카, 미즈키와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아간다. 다카요시를 향한 다쿠토의 질시는 가라스마 긴지와 다카요시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그의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보지만 다쿠토는 리카, 고타로도 똑같은 시선으로 바라본다. 미즈키에 대해서만은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데 사적인 감정도 있겠지만 타인에게 자신의 솔직한 마음과 감정들을 모두 순수하게 드러내고 보여주는 미즈키에게만은 언제나 긍정적인 시선을 보낸다.

 

함께 취직 활동을 시작했지만 취업활동 2년째 고타로와 미즈키만이 어엿한 사회인으로 첫걸음을 떼게 되었다. 때론 자신의 단점을 드러내게 되기도 하지만 타인 앞에서 자신의 모든 것들을 보여줘야 하는 직장은 트위터나 블러그 그 익명성들이 보장되는 세상과 다르다. 경력 뒤에 자신의 모습을 숨기고 이렇게 노력할 뿐이라는 말을 하는 리카와 자신을 감추고 관찰자로 살아가는 다쿠토의 모습은 치열했던 그 시절 타인에게 보여줬던 나의 모습이며 지금도 크게 바뀌지 않은 우리들의 모습일 것이다.

 

드라마처럼 결말을 맺었다면 자신의 솔직한 모습을 타인에게 순수하게 보여주게 된 다쿠토가 멋지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끝을 맺었겠지만 여기에서는 그저 한 걸음 나아가게 된 다쿠토의 모습만을 보여준다. 이제 사회에 첫발을 내딛게 된 이들에게 아직 마침표는 찍히지 않았기에 그저 나아가기만 하면 된다. 어쩌면 지금과 바뀌지 않은 시간을 살게 될지라도 말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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