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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셋 파크
폴 오스터 지음, 송은주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한 사람의 삶은 죽음과 함께 끝이 난다. 그러나 '나'를 기억해주는 이들때문에 '나'는 여전히 존재한다. 마일스의 형 보비가 죽던 날, 보비의 삶은 끝났지만 그를 기억하는 이들과의 인연은 끝나지 않았다. 보비가 죽은 후 마일스마저 형이 죽기 전과 다른 삶을 살아가지만 윌라와 모리스는 여전히 아들 마일스를 기다린다. 아니 윌라의 마음까지는 알 수가 없다. 모리스와 함께 하는 예전의 삶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과 마일스와 모리스를 거부하고 싶은 마음 그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을 그녀를 생각하면 이 가족의 운명을 내 마음대로 결론 지을 수가 없다. 그녀에게도 시간이 필요하다.

 

버려진 물건들의 사진을 찍고 폐가 처리하는 일은 마일스에게 작은 위로가 되어 준다. 하지만 나이 어린 필라를 만난 후 부터 마일스의 삶은 변화를 겪는다. 이제는 오로지 필라의 사랑을 잃지 않는 것만이 그의 삶의 목표가 되어 버린다. 마일스가 빙 네이선의 권유로 선셋 파크에 들어오면서 그에게 얽혀 있는 모든 운명의 실타래가 풀려가기 시작하지만 뜻하지 않은 일로 필라와의 사랑도, 그의 삶도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상태에 놓여지게 된다. 홀로 살아갈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지금 상황에서 마일스에게 아버지는 절대적인 존재로 곤경에 처한 마일스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아버지 모리스 뿐이다.  

 

자신의 것도 아닌 선셋 파크에서 삶을 엮어 나가는 네 사람 빙 네이선, 앨리스, 엘런, 마일스 헬러는 이곳에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빙 네이선은 자신으로 인해 마일스가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자신의 마음이 따라가는대로 살고자 노력한다. 앨리스는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진로를 결정하게 될 것이며 엘런은 과거의 상처가 되었던, 자신의 삶의 모든 것을 뒤바꿔 놓았던 사건으로부터 벗어난다.

 

마일스는 아버지와 윌라에게 용서를 구하고 다시 가족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 단지 사고일 뿐이라는 말로 그를 구원해줄 수 있을까. 보비가 죽지 않고 살아 있었다면 마일스는 지금과 다른 삶을 살아갔을 것이다. 필라를 만나지도 못했을 것이여 그녀와 열정적인 사랑을 나누지도 못했을 것이다. 바닥까지 떨어진 자신의 삶을, 타인의 삶을 들여다 볼 틈조차 없었을 것이며 빙 네이선, 앨리스, 엘런과의 인연 또한 없었을 것이다.선셋 파크는 그 나름의 존재 이유가 있지만 이들 네 사람이 함께 하기에 더 의미가 큰 것이다. 비록 홈리스가 되었지만 엘런 뿐만 아니라 빙 네이선, 앨리스, 마일스는 지금, 현재 자신이 가진, 가질 수 있는 행복을 손에서 놓치지 않기 위해 열심히 살아갈 것이다. 그들의 삶이 지금보다 더 최악의 상황이 되다 해도 이들에게 현재는 결코 놓칠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며, 미래를 바꾸게 될 희망이 되어 줄 것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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