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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연기하라
로버트 고다드 지음, 김송현정 옮김 / 검은숲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토비가 들려주는 이야기에는 많은 것들이 빠져 있다. 데릭의 부탁으로 로저의 곁에 다가갔을 때에도 토비는 시종일관 제니의 안전만을 생각했으며 더불어 제니와 다시 시작할 수 있기를 바랐었다. 이것만이 그에게 불의에 맞설 용기를 주었고 자신이 행하는 모든 것들이 정당한 행동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로저를 향한 제니의 사랑은? 아니 제니를 향한 로저의 사랑은 어떻게 되는 걸까. 왜 이 두 사람의 첫 만남, 그리고 어떻게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언급이 없는 걸까. 안타깝게도 독자들은 토비가 들려주는 이야기들 중 한쪽 면만을 볼 수 밖에 없으며 이것조차 토비에게 유리한, 로저의 악행만을 볼 수 있을 뿐이었다. 토비, 무엇이 진실이라는 말인가? 데릭이 [플라스틱 인간들]이라는 글을 쓴 것은 아주 오래전 부터였을 것이다. 토비 그가 몇 일 동안 겪은 일들로 모든 것이 끝났다고 사건을 종결지을 수는 없다.
모든 것들이 데릭의 의도대로 되었나? 그의 말대로 아마 데릭은 토비를 통해 자신이 얻고자 했던 바를 다 얻었고 계획했던 것 보다 더 많은 것을 얻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제니와 토비가 아니었다면 우리들이 알 수 있는 진실은 없었을까. 처음에는 데릭이 보여준 [플라스틱 인간들]을 통해, 시드의 연인 오드리를 통해 들었던 내용을 근거로 콜보나이트에서 일했던 사람들이 암에 걸려 죽어 갔으며, 보상을 해 주지 않는 로저의 행동을 묵과할 수 없어 이 일을 사건화 시키는 것이 목적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끝까지 연기하라'는 아이가 죽고 부부의 인연마저 끊어지게 된 토비와 제니의 이야기인지 아니면 데릭의 가족과 로저의 가족이 얽힌 가족사를 보여주고자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마지막 장까지 로저의 행동에 어떤 다른 진실이 있을 것이라고 믿어 왔던 나는 머릿속이 뒤죽박죽 된 채 무엇을 중심으로 이끌어 가려고 했는지 작가의 의도가 명확하지 않아 혼란스럽다. 로저를 향한 제니의 사랑이 어느 정도인지 표현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로저가 제니를 잃지 않기 위해 토비에게 겁을 주고, 협박을 한 행동들이 더 중요한 사건들에 묻혀 빛을 발하지 못했다. 토비의 역할이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게 된 것은 아마 이때부터였을 것이다. 이는 로저의 무모한 계획들조차 실소를 터뜨리게 할 정도로 어이 없게 느껴지게 했다. 어쩌다가 한 남자의 진심을 이렇게 받아들이게 되었을까.
토비가 죽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 몰렸을 때 '짠'하고 경찰들이 나타났었다면, 토비가 위험할 때 갑자기 제니가 나타났었다면, 이는 모두 가정이지만 이 작품을 더 재밌게 만들 수 있는 하나의 요소가 될 수 있었다. 토비와 로저의 중심에 제니가 있음에도 그녀의 역할은 그리 크지 않았다. 이는 토비가 휘말리게 된 사건이 제니의 사랑을 차지하기 위한 쟁탈전이 아님을 보여준다. 그저 토비는 꼭 필요한 존재였기에 누군가의 계략에 의해 이 사건에 휘말렸을 뿐이고 그는 제니, 제니, 제니만을 떠올렸고 그녀의 안전만을 생각했다. 그녀를 위해서라면 죽을 수도 있을 정도였으니 사건의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그동안 그녀와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은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떠올렸을 것이다. 이제 그의 삶은 달라질 것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