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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힘 1 밀리언셀러 클럽 124
돈 윈슬로 지음, 김경숙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1997년 아트 켈러는 시신 열아홉 구를 보았다. 그는 우리들에게 한 남자가 잔인하게 살해된 모습까지 보여주었다. 보고 싶지 않았던 이 장면을 아트 켈러가 안내하는 길을 따라가다 과거에서 현재로 오는 중에 한 번 더 보게 된다. 이 사건의 진실을 알기 위해서는 그가 보여주는 모든 것을 볼 수 밖에 없다. 마지막에 아무 것도 남아 있는 것이 없을지라도 말이다. 아트가 가는 곳에는 죽음, 죽음, 죽음 온통 죽음 뿐이었다. 어떤 작전이든, 마약 전쟁이든 보이는 것은 희생자들뿐이었다. 아트 켈러가 생각하는 정의는 자신이 알고 있으면서도 외면했던 진실을 이제야 바로 잡겠다는 결심 뿐이었다. 미겔 앙헬 바레라 '티오'를 향한 공격은 도저히 이길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그러나 동료 어니의 죽음으로 그에게 복수를 해야한다는 목표가, 새로운 정의가 생긴다.

 

티오를 향한 아트의 공격은 쉽게 승리할 것 같지 않았다. 너무도 쉽게 타인의 생명을 파괴해 버리는 티오에게 맞서는 아트의 행동은 무모해 보였다. 그러나 자신으로 인해 어니가 죽게 되자 아트에게는 어니의 복수를 이유로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게 되며 티오, 아단과 전면전을 펼치게 된다. 이쯤되면 긴박감을 느끼는 싸움이 될 것 같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30년간 벌어지는 이 싸움에서 살아남게 되는 이가 누구일지 짐작조차 할 수 없으며 누가 죽게 될지 알 수 없는 이 싸움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벌어지는 두뇌싸움이야말로 독자들에게 최고의 긴장감을 선사한다.

 

그러나 '개의 힘'이 보여주는 세상은 나에겐 너무나 거대했고 아트가 보여주는 '정의'조차 이해할 수 없었다. 서로 적이 되어 죽고 죽이는 싸움, 그 속에서 죽어가는 사람들 결국엔 무엇을 위해 싸워왔는지도 알 수 없게 된 이 전쟁은 평범한 나에게 그저 단 하나의 목표만 던져 주었을 뿐이다. 아트의 손에 티오, 아단, 라울, 게로 멘데스가 법의 심판을 받는 것, 이것만이 내가 유일하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동안 수많은 죽음들을 보았음에도 내게 보였던 것은 돈 윈슬로가 보여주는 등장인물들의 삶이었다. 매춘부 노라의 역할은 무엇일까. 노라와 칼란의 첫 만남은 이렇게 강렬한데 두 사람의 만남은 이것으로 끝일까.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음에도 나는 그 속에서 '사랑'을 찾고 있었다. 티오와 아단조차도 사랑하는 여인으로 인해 타인과 다르지 않은 삶의 한 조각을 가지지 않았던가.

 

티오의 뒤를 이은 아단, '정의'를 내세우는 아트 이 두 사람이 선과 악을 대표하는 듯 하나 노라와 정신적인 교감을 나누었던 후안 신부가 칼란에게 "당신들을 용서하겠소"라고 말함으로써 아트와는 전혀 다른 의미의 '선'을 보여준다.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서지만 아단과 게로 멘데스를 화해시킬 수 있다고 믿었던 후안 신부는 혼자이긴 하지만 칼란과 같은 이들을 용서함으로써 이 전쟁에서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려 놓는다. 후안 신부의 등장은 돈 윈슬로의 '개의 힘'에서 아주 중요한 영향력을 지닌다. 후안 신부로 인해 노라와 칼란의 삶이 바뀌고 아트가 이루고자 했던 '정의'에까지 그 힘이 미치기때문이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에서 아트가 이루어낸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티오와 아단, 라울, 게로 멘데스 등의 세력은 무너졌으나 그 어느때보다 많은 마약이 미국으로 흘러들어오고 있으며 이 싸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30년이라는 시간동안 티오와 아단, 게로 멘데스를 쫓았던 아트에게는 처음의 가졌던 열정과 젊음이 없다. 이제 그는 남아 있는 삶 동안 속죄하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자신으로인해 죽어간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희망'이라는 것이 남아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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