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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이후의 세계 -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낼 인터넷의 미래
제프리 스티벨 지음, 이영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인간은 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님으로서, 자연환경의 위협으로부터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었고, 또한 이를 통한 과학문명의 발달에 힘입어 생활의 편리와 풍요로운 삶은 물론이고, 그러한 과정에서 사고의 영역을 확대하는 하나의 계기로 삼아왔다. 그리고 근래에 이르러서는 개인 컴퓨터 보급에 의한 인터넷을 만들어 내면서, 우리의 생활을 보다 획기적인 방향으로 바꾸는 새로운 전환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인터넷은 1969년 미 국방성에서 계획한 '아르파넷(ARPANet)'이라는 군사적인 목적의 네트워크에서 시작하여, 1990년 초에 이르러 기업과 개인에게로 상용화 되면서, 이후 사용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인터넷 혁명이라고 불릴 만큼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부문에 걸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인터넷은 네트워크화를 통해 물리적인 세계와는 달리, 시간과 거리와 공간의 개념을 없애면서 누구라도 원하기만 한다면, 자유롭게 정보에 대한 접근이나 전자상거래 등 e비즈니스를 가능하게 만들었으며, 상호작용적 기능을 수반하여 자연스럽게 세계화를 이루면서 이제는 다양한 형태로의 발전을 모색하고 있는듯하다. 물론 이런 인터넷의 거대화에 따른 다양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긴 했었다. 이더넷을 발명하고 스리콤을 설립한 밥 메트칼프(Bob Metcalfe)는, 많은 사이트의 등장으로 비대해진 인터넷 네트워크에 대해 몇 가지 이유를 들어 마침내 비극적인 붕괴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그러한 우려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인터넷은 더 강해졌고 더 널리 퍼지는 결과를 가져 왔다. 그렇다면 향후 인터넷의 미래는 어떻게 전개되어 갈 것 인가.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의 신체 중에서 뇌가 생각하는 기계와 같다고 보면, 앞으로의 인터넷도 우리의 뇌와 비슷한 형태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의 뇌는 1천억 개의 신경세포와 약 3천억 개의 교질세포로 이루어져있으며, 이들은 100개조에 달하는 시냅스로 병렬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동시에 여러 대규모의 정보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그런데 저자의 말에 의하면 컴퓨터에도 우리의 뇌와 유사한 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일례로 컴퓨터의 메모리에 든 반도체가 작동하는 방식이 뇌의 뉴런과 비슷하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광섬유가 뇌의 시냅스 및 축색돌기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둘 다 거대한 정보 저장소이자 검색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동일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이야기 한다. 물론 현재의 컴퓨터가 인간의 뇌에 견줄 만큼의 복잡성과 정교함을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뇌도 600년 전까지만 해도 유인원의 뇌와 별다를 것이 없었으며, 이후 꾸준한 진화를 거쳐 지금처럼 추론하는 능력이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능력 등의 상당한 발전을 가져온 것처럼, 우리의 인터넷도 앞으로 20년 후 쯤에는 인간의 뇌와 견줄 만큼의 능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앞으로 우리는 사이버 공간이 생물이 성장하는 것처럼 자라나는 것을 경험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독자의 입장에서 그가 말하고 있는 주장을 생각해보면, 한편으로 조금은 황당하게 생각될지도 모르겠으나, 라이트 형제가 처음 비행을 했을 때, 오늘날의 비행 발전을 기대하지 않았던 것처럼, 같은 맥락에서 앞으로의 인터넷이 과연 우리의 뇌와 근접한 기능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는 그의 주장은 단순하게 넘겨버릴 것만은 아닌듯하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많은 과학자와 기술자들은, 컴퓨터가 인간에 뇌의 기능과 비슷하다는 점이 많다는 것에 주목하고 이를 접목시킨 차세대 컴퓨터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저자는 현재의 진행되고 있는 이와 같은 여러 사례를 들어 앞으로 인터넷의 지능은 지구상의 그 어떤 것보다도 더 빨리 발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면서 인터넷 자체가 인간처럼 어떤 의식을 가질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인터넷에서 의식이 태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부인하는 것도 옳지 않다고 말한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아마도 우리는 조만간 웹에서 다양한 의식이 탄생하는 것을 목격하게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인터넷의 어떤 시스템은 인간처럼 가장 똑똑한 동물만이 가지고 있다는 여겨온 의식 수준에 도달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의 내용과 관련하여 우리가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이러한 현재의 다양한 연구에 의한 인터넷의 진화가 인간에게 언제나 이로운 방향으로만 흐를 것인지 하는 점이다. 따라서 인터넷의 발전 과정에서 혹여 모를 문제점을 철저하게 체크해보면서, 순기능이 아닌 역기능적인 부분이 가급적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나름대로의 노력들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