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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완에 대비하라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지음, 김현구 옮김, 남상구 감수 / 동녘사이언스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최근 어느 언론의 보도내용을 보니 그리스, 포르투갈에 이어 이탈리아의 경제 위기가 고조되고 있고, 이 때문에 2008년 말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글로벌 경기 침체기를 몰고 왔던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스러운 소식을 전하고 있다. 이 예측이 사실일지 아닐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 펼쳐지고 있는 세계의 경제 흐름을 두고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생각하고 예측하는 주장들은 저마다 각각 다른, 이렇게 될 것이다 혹은 저렇게 하라 식의 수많은 말들로 가득 차있는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이상하게도 그동안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었던 여러 경제의 위기들로 인해, 우리가 많은 학습효과를 거쳤고,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새로운 투자 기법들이나 분석들이 등장하면서, 오류를 범하지 않으려는 통계를 바탕으로 하는 다양한 대책들이 개발되고 있음에도, 여전히 혼란스러움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고, 그렇다보니 변화무쌍하게 펼쳐지는 오늘의 경제 현안에 대해 무엇을 어떻게 인식하고 판단해야 하는지에 대한 나름대로의 원칙을 만드는 것이 어찌 보면 무의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오늘날처럼 우리의 모든 생활이 경제의 문제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는 상황에서, 나 몰라라 하는 식의 방종은 더욱 힘든 고통의 과정만을 우리에게 안겨줄 뿐이어서, 언제까지 이를 마냥 등한시 할 수만도 없는 문제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어쩌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심각한 딜레마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경제 위기가 심해지면 심해질수록 우리가 짊어져야 할 어깨의 무게는 가중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는 언젠가 닥칠지도 모를 위험에 대비하여 커다란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금까지 우리가 취해왔던 스탠스를 다시 한 번 재점검 할 필요가 있어 보이며, 과연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파악해보는 근본적인 모색이 필요해 보인다.
저자는 이 책에서 검은 백조의 이야기를 내세워, 인간이 그동안 지식의 축적으로 과학기술을 발달시키고 많은 시행착오로 얻은 경험을 토대로 마치 자연을 지배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이는 심각한 착각이라며 이러한 오만한 자세가 결국 언젠가 큰 화를 불러 온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러한 위험에 빠지지 않기 위해, 그 대비책을 염두에 두고 이를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예전에는 모든 백조는 흰색이라는 것으로 당연히 믿어져 왔지만, 나중에서야 비로소 우리는 검은 백조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 이야기는 지금까지 우리들이 그동안의 수많은 경험으로 당연하게 여겨져 왔던 내용이 한 순간에 사실이 아닌 다른 어떤 새로운 것이 존재해 있음을 알려주는 내용이며, 우리가 여기서 생각해야 할 것은 전혀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생각해왔던 상황들이 예기치 않은 시점에 갑자기 도래할 수도 있음을 누구나 예상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일부사람들은 확률적으로 극히 미미한 이런 문제를 두고 가볍게 넘길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문제는 이러한 일로 행해지는 파급효과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우리는 주목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일례로 2007년 미국의 거대 투자회사 리만브라더스의 회사가 결국 파산에 이르렀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회사가 파산할 것이라고 예측한 기관이나 사람은 거의 없었다. 결국 이 하나의 사건으로 미국은 물론이고 국제경제가 돌연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고 이 여파가 아직까지도 완전하게 꺼지지 않고 진행 중에 있음을 볼 때, 결코 쉽게 넘겨버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비슷한 또 하나의 예로 우리가 매일 먹는 하루세끼 식사 중에서 실수로 한 끼를 굶었다고 해서 갑자기 20키로가 빠지지는 않지만, 우리의 재산은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의 결과로 모두 날려 버릴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우리가 쉽게 예측할 수도 없고 피할 수도 없는 상황이 도래하기 전에,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라는 문제에 봉착하게 되는데, 특히 오늘날처럼 경제의 불안이 가중되는 시점에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이에 대비하기 위한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개인 그리고 국가나 기관에서 지켜야 할 몇 가지 대책들을 내놓았다. 먼저 간략하게 개인의 경우를 살펴보면, 전문가이든 아니든 간에 누군가가 이렇게 하라는 말에 솔깃하기 보다는 반대로 하지 말라는 말에 관심을 가지라는 것이다. 그래서 투자의 경우에 있어서도 경제학자들이 내놓은 전망이나 증권회사 직원들이 말에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과거역사나 자료를 통한 모델에 맹신할 것이 아닌 자신에게 축적된 경험에 충실할 것을, 그리고 과도한 낙관을 경계하고 무엇을 얻으려고 기를 쓰기보다 선택의 과정에 있어 잘못 판단하여 실수를 줄이는데 노력을 더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가 말한 내용을 우리가 생각해 볼 때, 이를 기존의 여러 실패의 과정들에 비추어 본다면 크게 엇나가지 않는 핵심적인 말이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그의 말대로 검은 백조는 예측이 전혀 불가능 하는 것이고 또한 걷잡을 수 없는 대단한 파급효과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어느 누구든 결코 쉽게 넘겨 버릴 수만은 없는 문제다. 그럼에도 이를 무시하여 누군가가 의도하지 않았던 경제적인 커다란 피해를 입었다면, 그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동정의 대상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이전으로의 회복을 기대할 수는 없는 일이다. 또한 언젠가 다가올지도 모를 검은 백조는 사람을 가려가면서 찾아가지 않는다는 점도 우리는 깊이 생각해 보아야만 한다. 지금까지 경제학자들이나 기관들은 많은 시간을 들여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철저한 분석을 요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예측에 있어 많은 오류들을 범하여 왔다. 하지만 그러한 결과를 우리가 수차례 확인해왔으면서도 다른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그동안 다른 여러 가능성들을 무시해 온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결국 독자들이 이 책의 내용을 통해 고민해 봐야 할 점은, 편협적인 시각이나 그릇된 인식의 사고에서 벗어나, 그가 말하는 조언들에 대해 깊이 고민해보고 이를 자신에게 맞추어 실행 가능한 일이 될 수 있도록 스스로가 다시 한 번 재조명해 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