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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 1 - 선사 삼국 발해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 1
유홍준 지음 / 눌와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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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라는 유홍준 교수님의 책을 예전에 읽고 우리 문화재에 대한 소중함은 물론 우리의 고유문화를 쉽게 이해하며 무척 재미있게 읽은 경험이 있어 그의 새로운 책 ‘한국 미술사 강의’ 라는 신간과의 만남은 나에게 있어 설렘과 기쁜 반가움으로 다가온 책은 아닌가 싶다. 예술과 관련한 우수한 우리의 문화재들이 많았음에도 그 동안 우리는 단지 학교 시절 역사과목을 공부하면서 잠깐 그 시대에 그런 것이 존재했었다는 사실만을 인식 했을 뿐, 그것에 대해 깊이 알려고 하거나 많은 관심을 갖지 않았던 듯싶다. 그러나 그렇게 된 이유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상세하고도 알기 쉽게 쓰여진 미술사에 관한 책이 거의 없기도 했거니와, 예술 하면 왠지 전문가에게나 어울릴 만한 선입관 같은 것이 은연 중 우리를 지배 했었는지도 모를 일이어서 기꺼이 선뜻 한발 다가서기가 그리 내키지는 않았던 우리의 소심한 부분도 한몫 작용 했을 것으로 본다. 여하튼 이제라도 다행스럽게 이런 책이 일반 대중에게 선보여 우리의 미술사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우리에게 유익한 교양을 제공한다는 점에 있어 매우 바람직한 일은 아닌가 싶어 무척 반가울 따름이다. 우리나라의 지리적 위치는 일찍이 문명이 발달한 중국과 접해 있어 고대국가에서부터 19세기에 이르기 까지 그들의 영향이 우리의 문화에 크게 미처 왔음을 부인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나 저자도 이 책의 서두에서 밝혔듯이 그렇다고 하여 우리의 문화가 그들의 것보다 덜하거나 혹은 정체되어 우리만의 독특한 예술은 없다고 간주하여 그들의 아류 문화라고 단정하는 것은 문화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 이해의 부족에서 오는 무지의 소치는 아닐까 싶다. 문화란 어느 한곳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국가 간의 교류에 따른 이곳저곳으로 전파되는 유동적인 시대적 산물인 것이다. 따라서 어떻게 받아 들였는가 보다는 이를 어떻게 자신 고유의 것으로 발전 시켜 더욱 새롭고 다양한 것으로 만들어 나갔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으로 본다.

이 책은 우리의 선사 시대에서부터 발해에 이르기까지 그 당시 고분 미술과 불교 미술을 포함하여 삼국시대의 건축물과 산성, 금석문 등, 방대한 우리 고대 미술에 관한 상세한 내용이 담겨 있으며 이에 대한 구체적인 사료와 저자의 친절하고도 알기 쉬운 해설이 나와 있어 누구나 쉽게 우리의 미술사에 대한 교양을 쌓아 가는데 결코 부족함이 없는 책이라 할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쓰면서 그 동안 미술사에 관한 많은 연구 성과물이 나왔음에도 대중들이 이해 할 수 있는 언어로 서술되어 교양으로, 길잡이로 편하게 읽을 수 있는 한국 미술사가 없었다는 점에 아쉬워하며 시대적 ,사회적 요구와 부응하기 위해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 책은 말 그대로 누구나 우리의 미술사에 한걸음 가깝게 다가서기 위한 입문서이다. 그래서 다른 어떤 특별한 지식 없이도 저자의 설명을 따라 천천히 읽어 가다 보면 우리 선조들이 이룩한 자랑스러운 미술에 대한 충분하고도 편안한 실체적 감상은 물론이거니와 우리의 미술사를 이해하는데 있어서도 한층 부담감이 적을 것으로 생각 된다. 이 책에는 여러 가지 특징이 있는데, 그 하나는 단순한 우리의 미술사를 나열하여 보여주기 보다는 각 시대별로 중국과 우리나라 그리고 일본의 교류관계의 흐름을 통해 한국미술의 내재된 가치를 독자들에게 명확하게 알게 해주었고, 유물과 관련한 역사의 배경 지식과 일화를 통해 대중과의 소통을 위한 소중한 도구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민족은 문화에 대한 우수성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그 평가는 대체적으로 그에 상응 하는 대접을 받지 못했던 듯싶다. 더구나 요즘처럼 우리의 주변국들이 자국의 역사를 객관적 사실을 토대로 하지 않고 심히 왜곡하는 현실에서, 우리가 우리의 것도 제대로 지켜내지 못한다면 우리 후대의 세대들에게 무엇을 물려줄 것이며 무슨 긍지를 가지라고 말할 수 있을까 싶다. 사대주의 사관에 맞물려 종속적이길 자처하는 일부 그릇된 역사 인식들도 생각해보면 우리 스스로가 우리의 것을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는 관심의 부족에서 오는 일종의 역사 인식의 부재는 아니었는지 한번 생각해 볼일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의 미술사를 들여다보면 우리의 선조들은 분명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었으며 이를 어떻게 보존 하고 발전 시켜 나갈지에 대한 많은 노력들이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 새로운 지식과 기술의 습득 없이 급속하게 변화 하는 오늘을 적응해 살아간다는 것은 무척 힘이 드는 일이다. 첨단 기술과 실용적인 학문들이 중요시되고 이를 발전 시켜가는 것이 무엇보다 우리에겐 급선무이겠지만 그렇다고 하여 우리 고유의 문화를 등한시 한다는 것도 이치에 맞는 일은 아닌 듯하다. 오천년의 유구한 역사를 지닌 민족은 세계에 그리 많지 않다. 따라서 이제라도 우리만의 고유한 문화를 제대로 배우고 익히며 이를 고스란히 되살려 문화 강국으로서 자부심 가지고 또한 우리 하나 하나가 문화 주체자로서 세계 속에 우뚝 서는데 더 이상의 주저함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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