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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게 사장입니다 - 작지만 ‘내 가게’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1인 가게 창업기
김선녀 지음 / 길벗 / 2017년 10월
평점 :
품절
언젠가 아니 조만간 창업을 시작하려는 내게 <1인 가게 사장입니다>는 무시무시한 사업의 실체와 함께 큰 용기를 북돋아준 책이다. 카페와 쿠키집, 스페인 요리 선술집, 바이크 세차장, 자전거 공방, 미용실, 사진관, 꽃집, 독립서점, 레스토랑, 가방 브랜드 사장까지...혼자서 운영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가 나와 있어 유용했다.
챕터의 첫 페이지에는 간단한 프로필과 함께 초기 자본금, 보증금, 월세, 권리금을 비롯하여 사업비에 관한 자세한 내용이 나와 있다. 특이한 건 '수익이 나기까지 걸린 기간'을 알려주어 독자가 궁금해하는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었다. 적어도 1년 정도 운영할 여유자금은 갖고 가야겠구나, 초기 비용을 마련했다고 해서 섣불리 시작할 게 아니구나, 생각하게 만드는 순간이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정애쿠키' 사장님인 일흔 둘 이정애 사장님이다. 영어교사로 근무하다가 결혼과 함께 서울로 오게 되어 전업주부로 지냈다. 그리고 압구정동에서 치킨집을, 수원에서 만두집을 운영한 노하우로 백발의 연세에 자신의 이름을 내걸은 쿠키집을 시작하게 되었다. 쿠키 메뉴도 단촐하게 3가지. 그리고 직접 내리는 드립커피 한 가지. 북촌의 4평 가게에서 쿠키를 굽는 할머니. 참 낭만적이다. 그동안 치열하게 살아왔던 분이고, 이제는 삶의 여유와 연륜이 느껴진다. 장차 내가 닮고 싶은 부분이기도 하다.
그리고 또 한 명, 1인 서점주인인 김수진 사장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미국과 영국에서 유학을 하고 돌아온 일러스트레이터. 자신의 작업실을 조금씩 조금씩 바꾸어 일러스트레이션 전문 독립서점으로까지 키우게 되는 게 인상적이었다. 처음부터 거창하고 화려하게 꾸밀 필요 없이, 생각의 흐름대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변화하는 모습이 참 좋았다. 문을 열고닫는 것도 자유롭게(물론 사전에 공지를 하지만), 팔아야 할 품목도 자유롭게. '사업'이라는 굴레에 얾매이지 않는 듯해서 보는 사람도 자유로웠다.
회사를 다니는 사람은 누구나 '사장'이 되는 것을 꿈꾼다. 시간과 공간의 구속에서 해방될 수 있고, 내 마음대로 컨트롤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제 사장님들 목소리는 하나같이 "웬만하면, 남의 돈 받는 게 낫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그놈의 월세 납부일 & 월급날은 자주 오는지, 라며.
그래도 항상 누군가의 지휘 아래에서만 지낸다면, 너무 억울하지 않겠는가. 한 번쯤은 내가 하고 싶은 일, 하고 싶은 삶의 방향으로 나가봐야 하지 않겠는가. 비록 가시밭길이어도 말이다. 그런 면에서 <1인 가게 사장입니다>는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이 꼭 알아야 할 것들을 모은 책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