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희의 방 푸른도서관 41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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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산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여름날의 무성함과 찬란함이 아니라 겨울날의 초라함과 힘겨움에 담겨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달밭마을의 느티나무처럼 밧줄에 가지를 의지한 채 눈바람을 맞는 일이, 그것을 견디는 일이 인생일 것이다. 내가 행복을 느끼는 순간에도 삶은 그럴 것이다. (본문 296p) 

<소희의 방>은 유명한 성장소설 <너도 하늘말나리야>의 후속작입니다. 제가 너무나 좋아하는 작가 이금이 선생님께서, <너도 하늘말나리야>를 쓴 이후에 많은 질문들을 받으셨다고 하네요.  "달빝 마을을 떠난 소희는 어떻게 됐어요?"라고 말이에요. 그래서 생각해보셨다고 합니다. 속이 깊고 야무지지만, 결핍과 상처로 조숙해진 아이 소희를 말이에요. 자존심도 강하고 사려깊은 소녀 소희는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작은집을 택하고 달빝마을을 떠나게 되었는데, 과연 소희가 꿋꿋하게 잘 살고 있을까 생각하시면서 이 소설을 쓰게 되셨다고 합니다.  

또래 아이들과 똑같이 지내고 싶어하지만 환경적으로 그렇지 않았던 소희의 내면에 대해 새롭게 고찰해본 것이라고 할까요. 

<너도 하늘말나리야>를 읽을 때와 또다른 감동이 이 책을 읽으면서 물밀 듯 밀려왔어요.
읽는 내내 이금이 선생님은 어쩌면 이렇게 아이들의 내면을 잘 파악하고 보여주실까 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읽는 내내 소희의 감정이, 파르르 떨리는 마음의 작은 파동까지도 전해져 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알게 모르게 커버려서, 너무 세상을 잘 알아버려서 늘 모범생으로 힘겹게 살아오던 소희의 내면을 보면서 참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런 소희에게 방이 생겨서, 그리고 엄마를 찾게 되어서, 가족이 생기게 되어서, 친구들이 생기게 되어서 책을 덮으면서 기분이 내내 좋았습니다. 

물론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요. 새로 자신의 방에 적응하기까지, 너무나 떨어져서 그 간격을 회복하기가 어려웠던 엄마와의 사이를 회복하기까지, 또다른 동생인 우혁과 우진과 사이좋은 남매간이 되기까지, 그리고 재경이와 친구들에게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기까지 정말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답니다.

여기에는 소희뿐만이 아니라 엄마, 그리고 우혁과 리나, 디졸브의 어려움도 들어있고요. 사실 내면을 들여다볼 때 상처가 없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우리는 누구나 예외없이,  비록 경중은 다를 지라도, 모양도 제각기 다를지라도 하나씩은 상처들을 지니고 살아가게 되니까요.

그래서 아마 <소희의 방>을 읽는 누구라도 이 책에 공감을 하지 않을 수 없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소희의 이야기는 어찌보면 내 아이의 이야기이고, 내 친구의 이야기이고,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니까요.

소희가, 그리고 주변의 가족과 친구들이 더불어 성장하는 모습이 따스함을 주는 소설입니다. 
아직 읽어보시지 못한 분들에게는 적극 추천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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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야 빵호돌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23
이금이 지음, 이누리 그림 / 네버엔딩스토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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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이 선생님의 동화는 늘 따뜻하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작가의 시선도 그렇고, 등장하는 주인공들도 늘 따스함이 배어나오는 인물들이다. 

이 책의 주인공들도 역시 따뜻한 사람들이다.  엄마와 단둘이 산동네 단칸방에 세들어 사는 호돌이네는 아빠가 안 계시고, 엄마가 일하셔서 생계를 꾸려나가는 가족이다. 늘 월세와 연탄값을 걱정해야 하는 호돌이네의 이웃 중에는 고향에서 상경하여 열심히 일해서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고픈 분희 누나도 있다.  호적 때문에 여덟 살임에도 친구들과 함께 학교에 가지 못하는 호돌이는 우연히 아파트  놀이터에서 전직 교사 출신 할아버지를 만나게 되고, 모래밭 학교에서 할아버지와 공부를 한다. 할아버지를 만나게 되면서 호돌이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온정을 배우게 되고 넉넉한 마음가짐을 배우게 된다. 물론 할아버지도 호돌이를 통해서 다시금 인생을 의미있게 사시게 된다. 

각박한 세상 속에서 봄을 찾는 할아버지의 마음은 아이들의 웃음 속에서 피어나고, 호돌이의 마음 속에서도 따스한 봄으로 피어난다.  여러가지 우여곡절 - 할아버지의 회전 목마, 엄마의 연탄가스 사고 - 을 통해 서로간의 넉넉함을 다시 찾아가는 주인공들의 삶의 따스함이 이 책을 읽는 누구에게나 분명히 전달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서로를 돌아보고 서로를 챙겨주는 정이 그리운 오늘, 이 책을 통해서 아이들과 "정"에 대해서, "나눔"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할아버지가 가만가만 내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고 빰을 어루만졌어요. "봄은 예 있거늘" 할아버지가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내 빰에 얼굴을 대었어요. 따뜻한 할아버지의 숨결이 얼굴에 와닿자 나는 정말로 봄을 만난 기분이 들었습니다. (p58)

모든 일은 다 마음 먹기에 달려 있다는 말이 맞나 봐요, 지난봄에 늦게까지 추웠던 건 어쩌면 마음이 추워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어요. 내년엔 봄이 아주 일찍 올 것만 같아요. (p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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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물 마중불 - ‘우리나라 좋은 동시 문학상’ 수상작 동심원 13
정두리 지음, 성영란 그림 / 푸른책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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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질할 때,
한 바가지 물 미리 부어
뻑뻑한 펌프 목구멍 적시게 하는 물을
예쁘게도 ‘마중물’이라 부르지

어두운 길,
손전등으로 동그랗게 불 밝히며
날 기다리는 엄마
고마운 그 불을 나는 ‘마중불’이라 부를 거야
 '마중물 마중불' 

처음 제목을 보고는 마중불이 뭘까 호기심이 일었다. '마중물'은 순우리말로 메마른 펌프에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 먼저 붓는 한 바가지 정도의 물을 뜻하고 많이 들어본 것이었지만 마중불은 생소했기 때문이다. 위의 시를 보면서 "아하"했다. 고마운 물이 마중물인 것처럼, 엄마를 기다릴 때 도와주는 동그란 손전등의 기특한 불빛이 바로 마중불이 된 것이다. 아이의 마음 그대로 고마움을 표현한 마중물과 마중불, 정말 예쁜 말들이다. 

늦둥이 내 동생

아직 말도 못하고 
겨우 하품하고
응애, 소리 내어 울기 일쑤인
아기 머리맡으로
온 식구의 눈이 모였다

조금 서운하다
슬쩍 삐치고 싶다
나도 아기처럼 
그렇게 누워 있을까 봐

신기하게 쪼그마한 손이랑 발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아끼듯 만져 본다
마음이 따뜻해진다

아기는 나를 형야야 불러 줄 
우리 집에 온 늦둥이 내 동생이다

새로 태어난 동생을 바라보는 형아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이 동시를 읽으면서 절로 웃음이 난다. 나도 아기처럼 그렇게 누워 있을까봐 - 모든 형아의 마음이 아닐까? 그러나 형아는 슬며시 만져 본 동생의 조그마한 손에 마음이 저절로 녹아진다. 다시 읽어도 정겨운 동시, <늦둥이 내 동생>이다. 

이외에도 무단 횡단하는 아저씨 아줌마를 보고  
"신호등 못 본 척하고 
찻길 질러가는
저 아저씨의 엄마가 보았다면

정말, 
혼나고도 남겠다" 고 한
<혼나고도 남겠다> 시나 <길에서 시 읽기>같은 시처럼  재미있으면서도, 팍팍한 어른들의 모습을 꼬집어 내어, 부끄럽게 만드는 그런 거울같은 시들도 많다.

일상을 시로 잘 녹여내고,  보이는 자연을 시로 잘 녹여낸 시인의 시상이 정말 멋진 시집이다.  
"이 세상 모든 것이 동시가 된다"는 시인의 말이 그래서 더  다가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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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봉을 찾아라! - 제8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작은도서관 32
김선정 지음, 이영림 그림 / 푸른책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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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봉을 찾아라!>라는 제목을 보면 최기봉이 혹시 말썽꾸러기 아이, 아니면 나쁜 어른? 등등의 호기심을 갖게 된다. 그래서 열심히 펼쳐들고 읽게 되면 기다리는 게 있으니 바로 뜻밖의 반전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을 읽는 내내 즐거웠다. 그러나 즐겁다고만 말하기에는 60%가 부족하다. 왜냐하면 이 책은 즐거움도 주지만 뭉클함도 안겨주기 때문이다.

"독특한 소재를 유머러스하게 끌고 간 입담과 짐짓 추리소설 같은 전개가 흡인력을 발휘한다.”는 평과 함께 참신한 소재와 예측불허의 상상력, 속도감 있는 전개로 작가 특유의 역량과 개성을 인정받아 여러 후보작 중에서도 독보적인 우위를 차지하며 수상의 영예를 안은 작품이다"라는 출판사의 평에 정말 걸맞는 작품이라는 것은 이 책을 읽어보시면 알게 되실 것이다.

굳이 책 내용을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것은 그렇게 한다면 이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책을 읽는 즐거움의 반을 빼앗는 결과가 오기 때문이다.&^^

동화 속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고 또 너무나 친근하다. 재미있게 읽지만 어느새 마음이 뭉클해져버리는 책이고,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들을 다시 한 번 쳐다보게 만드는 고마운 책이기도 하다. 

의의로 가장 가까운 곳에 있으면서도 서로의 마음을 열지 못한 채 살아가는 사람이 많아서 안타까운 저자의 심정이, 서로의 마음을 모른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 서로의 마음을 열고 내보이기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그리고 누구에게나 마음을 열면 그 사람의 장점이 빛나는 별빛으로 보여진다는 것을 이 책을 읽고 즐거움을 공유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전달되었으면 하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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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동물을 잘 그려요 엄마 아빠와 함께 신나게 그리기 1
레이 깁슨 지음, 신형건 옮김, 아만다 발로우 그림 / 보물창고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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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동물을 잘 그려요]는 보물창고에서 처음 선보이는 ‘엄마 아빠와 함께 신나게 그리기’라는 시리즈로, 말 그대로 그리기를 도와주는 책입니다.  아주 간단하게, 그리고 아주 단순한 모양에서 시작해서 책에서 제시한 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신기하게도 멋진 동물이 아이 손끝에서 쓱싹쓱싹 나온답니다. ^^

엄마 입장에서 무척이나 이 책이 반가웠던 것은 이 책이 바로 미술 수업 선생님이었기 때문이에요. 이 책을 보면서 따라 그리면 어느새 아이들도 동물들의 특징을 잘 잡아서 쉽게 그릴 수가 있거든요.  하나하나 과정을 짚어주면서 보여주는 이 책은 따라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아요. 아이들이 흔히 가지고 있는 미술도구인 크레용이나 마커펜가지고 얼마든지 멋지게 동물을 그릴 수 있거든요.
그리면서 아이들은 쉽게 동물의 각각의 특징에 대해서 관찰하게 되고, 이해하게 됩니다. 

방학 동안 아이가 이 책을 보고 따라그리느라 심심하질 않았네요^^





이 책은 유치원 다니는 아이들부터 초등저학년까지 모두 재미있어 할 책이에요. 물론 더 어린 아이라면 엄마랑 같이 한다면 문제될 것이 없고요.^^

그리기를 시작하는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그리기에 자신없는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참 요긴하게 쓰일 책이에요.
전 벌써부터 다음 책이 기다려집니다. . 저자의 다른 책 <난 사람을 잘 그려요?가 빨리 나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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