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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베이터 - 창의적인 삶으로 나아간 천재들의 비밀
월터 아이작슨 지음, 정영목.신지영 옮김 / 오픈하우스 / 201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그런 말을 들으면 후버 댐 앞에서 비버가 토끼에게 하는 말이 생각난다.
'내가 만든 것은 아니지만 내 아이디어가 기초가 되긴 했다.'


1. 창가를 보니 눈이 내리고 있다. 씻고 나와 간단하게 아침밥을 먹은 다음에 본 장면이다. 한동안 날은 추웠지만, 며칠 전에 엄청난 폭설을 경험했기에 한동안은 눈이 오지 않으리라 지레 짐작했던 것 같다. 한 손에는 맥주캔과 생수병을 담은 봉지를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짐을 챙겨 집을 나섰다. 밖으로 나와보니, 어느새 눈발이 세졌다. 분리수거함에 재활용품을 나눠 담고, 지하주차장으로 향했다. 새벽에 출발하라던 아버지의 말씀을 들을 걸 그랬다. 괜히 푹 자고 일어났나 싶다. 시동을 켜고 차를 데운 뒤, 짐들을 실었다. 어제저녁에 주유한 덕분인지, 차가 조금 무거운 것 같기도 하다. 시간은 9시. 이제 슬 출발하면 1시 전후로 도착하지 않을까 싶다.

2. 연휴 동안 시간이 날 때마다, 월터 아이작슨의 <이노베이터>와 로버트 기요사키가 지은 <부자 아빠의 투자 가이드>를 읽었다. 둘 다 두꺼운 책이지만, 둘 다 재미있는 소재여서 금방 읽을 수 있었다. 특히, 후자는 요즘 관심을 갖고 있던 주제인 데다가, 예전에도 한번 읽은 적이 있어서 그런 것 같았다. 상대적으로 전자를 읽는데 오래 걸렸다. 컴퓨터의 역사에 대한 총체적인 연대기인데다가, 별 관심이 없던 주제였기 때문이다. 혁신의 역사라는 관점에서 서술되지 않았다면 많이 지루했을 것이다. 사실, 중학교 시절에 열심히 공부했던 기술 산업이나 컴퓨터 교과목이 아니었다면 배경지식마저 전무할 뻔했다(아, 정보처리기사도 있다.) 물론, 최근의 IT 트렌드는 틈틈이 챙겨보곤 있지만, 그것과는 별개니까.

3. 존 폰 노이만을 시작으로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에 이르기까지 이 책에는 수많은 개발자와 프로그래머, 발명가가 등장한다. 그리고, 마크 1, ANIAC, 트랜지스터, 마이크로칩, SAGE 시스템, BASIC, ARPANET, World Wide Web 과 같은 컴퓨터와 인터넷의 대명사의 이야기도 소개된다. 또, ENIAC과 함께했던 6인의 여성들과 실리콘밸리의 유래, LSD와 MK 울트라, 공로자와 공로를 빼앗긴 자, 그리고 공로를 빼앗아간 사람들까지. 다른 책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이야기들도 듬뿍 실려 있다.

4. 저자가 컴퓨터 혁신의 연대기를 소개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거야 네이버 지식in이나 카카오 #검색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으니 말이다.(물론, 더 정확한 정보를 찾으려면 연구소의 보고서를 찾는 게 좋겠지만.) 저자는 서문에서 말한다.
"디지털 시대를 창조한 협업은 단지 동배끼리뿐만이 아니라 세대 사이에도 이루어졌다"고 말이다. 비록 그것이 동료애에서 출발한 친분 있는 협업이 아닐지라도, 온전하게 자기 자신의 힘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없는 것처럼. 또한 저자는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디지털 시대의 많은 면과 마찬가지로 예술과 과학이 연결되는 지점에 혁신이 자리 잡고 있다는 생각은 새롭지 않다"고 말이다. 이 책의 처음과 끝을 차지하는 에이다 러브레이스는 "시적 과학"에 심취하였고, 컴퓨터의 시초가 될 수 있는 그 무언가를 만들어냈다. <콘택트>와 <인터스텔라>, 그리고 <코스모스>처럼 과학과 인문학은 서로 뗄 수 없는 존재임에 분명하다. 


* 알라딘 공식 신간 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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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1 00: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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