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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철학사를 보다 - 이미지와 스토리텔링의 철학 여행,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 당선도서 철학사를 보다 시리즈
강성률 지음 / 리베르스쿨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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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턴과 한계
처음에 중국철학의 시작으로 공자, 맹자, 순자가 등장한다. 흥미로웠던 점은 세 사람의 구도가 서양철학의 시작과 닮았다는 점이다. 공자는 소크라테스, 그들을 스승으로 모시고 따랐던 맹자와 플라톤, 그리고 반대로 갔던 순자와 아리스토텔레스. 신기하게도 그들이 추구했던 방향성도 비슷하다. 그들 이후의 사상가들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듣고 있던 팟캐스트에서 “이러한 구도가 우리 인간이 발현할 수 있는 최대의 사상적 넓이인 건 아닐까”라고 말한다. 현대에 생각할 수 있는 사상은 이미 다 나와 있다. 달라지는 건 새롭게 생겨나는 대상뿐이다. 인간은 인간의 뇌 속에 갇혀 사는 존재인 것 같다. 우리는 우리의 뇌를 뛰어넘을 수 없는 것일까? 그리고 과연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과학의 힘을 빌리는 것이 옳은 선택일까? 이런저런 생각을 해본다.



#관심
나에겐 외국은 둘째치고 한국의 역사조차 아직 어렵다. 그런데 한국 철학을 읽다 보니 한국사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았다. 그리고 해골물 정도로만 알던 ‘원효대사’처럼 알고는 있지만, 사실은 몰랐던 인물들의 일생을 읽고 나니 관심이 생기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철학사를 가볍게 다루는 책이라 깊이는 부족하지만 내 수준에는 맞는 책이었다. 전반적인 동양 철학사의 흐름을 알게되고 관심이 생긴 점이 만족스럽다. 평소에 접하지 못했던 인도철학도 하나의 파트로 정리되어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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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의 변명 - 소크라테스를 죽인 아테네의 불편한 진실
베터니 휴즈 지음, 강경이 옮김 / 옥당(북커스베르겐)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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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민주정이 탄생한 아테네와 자유인 소크라테스를 탐구한 책.



#만남
예전에 유시민 작가님의 추천으로 사 놓았던 책이다. 강연회 말미에 한 질문자가 책 추천을 부탁드렸고 그때 말씀한 책이다. 당시에 제목만 들어도 어려울 것 같았던 청중들은 좀 더 쉬운 책을 원했지만, 요구사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첫 번째 이유는 살아가는 데 필요하다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것이었다. 나도 책 두께에 겁을 먹고 묵혀두었다가 최근에야 읽었다. 읽고 난 지금, 작가님께서 왜 어렵지 않다고 말씀하셨는지 알 것 같았다. 이 책은 사상적 사유에 대한 내용이 아니다. 인물들이 나오고 사건이 발생하고 그 결과로 마음이 변하는 소설에 가까운 책이다. 저자의 섬세한 구성과 문장 실력이 한몫하는 것 같다.



#아테네의 변명
이 책은 소크라테스가 살았던 기원전 5세기의 아테네를 둘러보는 여행서라고도 할 수 있다. 플라톤이 쓴 <소크라테스의 변명>은 대화를 기록한 책으로 그들의 내면을 들여다본다면, <아테네의 변명>은 외부적인 요인들(아테네의 성장, 정치 상황, 민주주의의 탄생, 신분, 주변국과의 갈등, 전쟁, 돈과 상업, 주변 인물들)을 통해 소크라테스가 어떤 환경에서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를 좀 더 입체적으로 좇아갈 수 있는 책이다. 제목도 센스 있는 것 같다. 기원전 5세기의 아테네를 둘러보면서 기원후 21세기의 우리들을 생각해본다. 시민이라는 이름으로 외부인을 배척하고 하나의 이념만을 옳다고 믿으며 강한 자의 논리와 제국주의적인 경제정치는 관용을 잃어버린 현재와 다를 바 없었다.



#무지의 지
˝나는 내가 모른다는 것은 알고 있다.˝ ‘무지의 지‘라고도 불리는 이 말은 많은 현대인들의 마음속에도 있을 것이다. 동양권에서는 ‘겸손함‘으로 풀이되겠지만 나는 완전히 다른 의미라고 생각한다. 겸손은 나를 낮추는 행위가 수반되지만, 소크라테스가 말하는 무지의 지는 외부의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기 스스로 물음을 찾아가는 것이기에 비판적인 태도가 따라온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겐 소크라테스가 불편한 사람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동서양의 차이 중 하나인 것이다. 현대를 지배한 서구 문명 사상가인 소크라테스와 그 생각을 연구한 서양인들을 이해하는 관점에서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주변인물들
외국인이자 여성인 ‘아스파시아‘는 당대의 일류 시민(아테네인+남성)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인물이다. 플라톤의 <향연>에서도 유일한 여성 화자로 등장한다고 한다. 그녀는 당시 아테네에서 외국인 여성이 받아들여야 했던 지루한 옷감짜기나 매춘의 운명을 거스르고, 아테네 장군이자 정치가인 페리클레스의 첩이 되어 승승장구한다. (페리클레스는 아내와 이미 헤어진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테네인들은 그녀를 계속적으로 비난하며 유언비어를 퍼트렸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페리클레스의 연인이 되기 전부터) 그녀의 가능성을 보았던 것 같다. 소크라테스에게는 지혜를 나누는 것에 있어서 ‘외국인‘, ‘성별‘, ‘신분‘을 따지지 않았다. / 알키비아데스는 참 독특한 인물이다. 민주정 아테네의 모습처럼 매혹적이고 아름답게 등장해서 나중엔 아테네처럼 추잡하게 몰락한다. 소크라테스와 알키비아데스는 애정의 관계처럼 보인다. 동성 관계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소크라테스는 매혹적인 그를 밀어내려 노력하고 그 과정에서 사랑에 대해 탐구했을 것 같다. 화려함과 매력은 우리의 마음을 흔들리게 하지만 그 끝도 아름다울지는 알 수 없다. 오히려 흔들린 마음에 쉽게 쓰러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된 사유가 필요하다.



#성장
유시민 작가님의 <청춘의 독서>에서 봤던 ‘생물의 개체발생은 계통발생을 반복한다‘는 말은 물질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요소에도 해당되는 말이라 생각한다. 어느 날 나의 무지함을 자각하려 노력했었고 그나마 성장의 시작이었다. 내 삶에서 단계의 장벽, 분야의 장벽으로 도달하지 못한 ‘모르는 것‘을 느끼며 성장의 한 걸음을 내딛고자 노력했었다. 소크라테스가 말한 ˝나는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말이 나에겐 인상적이다. 그 이후 끊임없이 질문하는 그의 태도는 내가 나에게 얼마나 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는지 되묻게 된다. 아테네 속 소크라테스는 시작일지 모른다. 아직도 많은 가야할 길이 있기에 오늘도 사유한다.


(P23)

단지 소크라테스의 철학이 오래도록 살아남았기 때문에 우리에게 의미 있는 것은 아니다. 소크라테스 철학은 엘리자베스 1세에서 마틴 루서 킹, 히틀러의 제3제국에서 21세기 미국에 이르기까지 사회가 무엇인지 그리고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를 이해하는 근간이 되었다. 소크라테스의 말은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 인본주의자들의 전당에도 가득하다. 11세기 유대 철학자 예후다 하 레비는 유대교의 본질을 놓고 하자르의 왕과 대화를 나눌 때 소크라테스를 인용했다. 존 로크와 토머스 홉스의 정치론 곳곳에도 소크라테스가 등장한다.
그런데 우리는 왜 여전히 그를 중요하게 여겨야 할까? 왜 오래전에 살았던 이 철학자를 기억해야 할까? 소크라테스가 그토록 매력적인 이유는 우리에게 자신의 영혼을 돌보라고 충고했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는 우리가 자기 자신과 화해했을 때 비로소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믿었다. 또한 그는 더 나은 삶을 만들 수 있는 존재는 ‘그들‘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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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물러 있는 청춘 - 의미 있는 20대를 살게 해준 15권의 책
정인성 지음 / 서교동라이프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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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20대를 15권의 책으로 그려 본 책


#책으로 돌아보는 삶
이 책의 부제는 ‘의미 있는 20대를 살게 해준 15권의 책‘이다. 저자가 읽었던 책과 자신의 삶을 연결하는 형식인데, 유시민의 <청춘의 독서>와 채사장의 <열한 계단>이 같은 형식이라 구입하면서 생각났었다. 어쩌면 그러다 보니 그분들의 책을 염두에 두고 기대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기대에 미치진 못했다. 안타까웠던 점은 지금 내 나이에서 보기엔 이미 거쳐온 고민들이라는 것과 더불어 그 해결점이나 깨달음의 깊이마저 ‘그 정도‘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분명 작가님은 인생을 열심히 살고 꾸준히 노력하기에 지금에는 더 많은 깨달음과 발전이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은 작가가 집필하던 ‘그 당시‘의 나이에 머물러있어 나에겐 큰 울림이 되어주진 못했던 듯싶다.


#아쉬움
작가님은 정말 인생을 소비 없이 사신 분 같다. 그 짧은 나이에 내가 알아도 못했을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실천했다. 여행과 사업, 그 외에 다양한 도전들로 많은 것이 작가님 안에 축적되어 있음을 느낀다. 좀 더 그런 부분들을 정리하고 집중해서 책에 들어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리고 종결어미가 왔다 갔다 하는 부분들은 조금 읽기가 힘들었다. 인용구로 인한 변화는 당연하겠지만 작가님이 쓰는 부분에서, 같은 문단 안에서 종결어미가 계속 변화다 보니 읽는 흐름이 자주 깨졌다.


#좋은 책들
좋은 책들을 많이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알고 있던 책도 있었지만 작가님이 뽑은 문장들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관심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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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인 서점이지만 공공연하게 - 한 사람만을 위한 서점
정지혜 지음 / 유유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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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처방해주는 서점 <사적인 서점>의 탄생 스토리



#대화
몇 해 전. 책을 읽어야겠다는 결심에 ‘꾸준한‘ 책 읽기를 시작했다. 적지만 꾸준히 ‘읽으면서‘ 기본적으로 정보를 얻거나 마음의 풍요로움을 채워나가는 과정이 좋았다. 그러다 예상치 못한 즐거움이 생겼는데 바로 ‘독서모임‘이다. 서로 좋았던 부분을 공유하고, 공감하고, 다른 사람의 시각에서 새롭게 깨우치는 과정들이 지금은 나에게 중요한 에너지원이 되고 있다. 예전엔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책을 읽었다면 지금은 ‘대화하기‘ 위해 책을 읽는다. (절대적이진 않지만) 나의 책 읽기는 혼자 하는 활동에서 공동체 참여 활동으로 변모해 왔던 것이다. 좋아하는 것을 매개로 대화한다는 건 정말 매력적이란 생각이 든다.



#책처방 프로그램
‘사적인 서점‘은 일반적인 서점과는 다른 형태로 운영된다. 예약받은 한 명의 손님을 한 시간 동안 상담해주고, 손님이 돌아간 뒤 그분에게 필요한 책을 처방해 보내주는 방식의 서점이다. 다른 서점에 없는 이 서점의 강력한 매력은 바로 상담(대화)에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런 운영방식에 마음이 끌렸던 것 같다. 그래서 올 4월에 책 처방 프로그램에도 참여했었다. 보내준 처방책도 좋았지만 역시나 기억에 남는 건 ‘상담받던 시간의 대화들‘이다.



#궁금했던 서점의 사적인 이야기들
이런 서점을 어떻게 기획하고 만들었을까? 이 책에서 그런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이전에 송은정 작가님의 서점 운영기 <오늘, 책방을 닫았습니다>를 읽어 봤기에 서점운영이 쉽지만은 않다는 걸 알고는 있었다. 특히 ‘사적인 서점‘은 기존의 보편적인 방식의 서점이 아니었기에 새로운 궁금증들이 많았다. 편집자, 서점원, 프리랜서를 거쳐 서점주인이 될 때까지 정지혜 작가님이 고민하고 노력한 부분들을 슬며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책추천‘이라는 자신의 특장점을 놓치지 않고 꾸준히 발전시켜 왔던 점이 가장 인상 깊었다.



#더하기와 빼기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직업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든다. 정지혜 작가님이 보여준 ‘책처방사‘라는 직업이 기존 사회가 규정한 직업이 아닌 새롭게 정의하고 개발한 직업이라는 점이 흥미로웠다. 더하기와 빼기의 기술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창안해 낸 것이 성공 포인트인 것 같다. 거기에 하나 강조하자면 ‘상담사‘라는 공감형 직업군이 내포되어있어 현시대에 상담이 필요한 모든 사람에게 더 큰 호응을 얻은 것도 같다. (토머스 프리드먼 <늦어서 고마워>에서는 공감형 기술직(STEMpathy)이 미래의 직업이라 말한다) 작가님은 원래부터 대화를 통해 책을 추천해주는 것을 즐겨왔고, 그것이 더 좋은 시너지를 불러일으킨 것 같다. 사적인 서점 시즌1은 끝났지만 나중에 시즌2를 통해 더 좋은 만남을 이어나가시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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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물리학
림태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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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관계 속 물리학 공식


#물리학
물리적 성질과 현상, 그리고 그들 사이의 관계나 법칙을 연구하는 학문을 물리학이라고 한다. 작가님은 ‘관계‘의 성질, ‘관계‘들의 관계를 복기해 보면서 삶의 법칙을 찾아보려 한다.


#관계의 거리
작가님은 ˝살아보니 삶의 전부가 관계였다˝라고 말한다. 두 번째에 나오는 작품이 바로 <관계의 물리학>인데 ‘적당한 사이가 있어야 관계가 성립한다‘고 말하는 부분이 좋았다. 그 뒤에도 <사이라는 말>과 <거리를 준다는 것>처럼 관계의 ‘사이‘를 말하는 작품들이 나오는데, 모두 공감되었다. 우리는 누구와 관계를 맺으려면 밀접해지길 원하고 그렇게 됨으로써 안정감을 찾을 거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러면 그럴수록 집착만 커질 뿐 결국 만날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관계들 사이에 ‘적당한 거리‘를 두면서 우리는 ‘존재‘할 수 있는데 이것을 물리학에서 찾을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물질적인 세계뿐만이 아니라 감정의 세계에도 물리학이 적용되는 것일까. 우주 물질로 만들어진 우리의 몸 속마음에도 우주 질서가 새겨져 있는 것일까.


#관계는 더 이상
살면서 한 번쯤 생각해 보고 또 고민해 봤던 관계의 문제들. 그리고 앞으로 계속 안고 갈 문제들. 그 관계의 물리적 법칙과 성질을 이해하게 된다면 나는 관계의 흐름을 바꿀 수 있을까? 힘든 관계, 어려운 관계가 내 본질마저 뒤흔드는 경험을 하게 될 때, 나는 어떤 법칙으로 나를 구원할 수 있는 것일까. 내 인생에서 제거해 낼 수 없는 관계들. 그 관계들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본다면 새로운 공식으로 조금은 매끄럽게 운동을 이어나갈 수 있을까. 더 이상 관계에 부딪히긴 싫다. 스쳐 지나가기도 싫다. 적당한 거리에서 바라볼 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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