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뚜껑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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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와 하지메
마리는 평범한 빙수 가게를 꿈꿨다. 도쿄에 있는 미술 대학을 졸업했지만 그녀의 꿈은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을 하자‘는 것이었다. 소박한 삶. 빙수 가게의 일이 어느 정도 수동적으로 돌아갈 때쯤, ‘하지메‘라는 엄친딸이 찾아온다. 아픔이 많은 친구였다. 그리고 그녀 옆에서 힘이 되어준 외할머니의 죽음으로 더욱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친구였다. 하지만 마리는 뜻하지 않게도 하지메를 통해 더 많은 것을 얻게 된다. 하지메를 돌보며 고향 마을에 스며있는 추억, 어린 날의 감각, 잠시 잊었던 빙수 가게의 즐거움 등등... 소소한 가치를 일깨워주는 하지메의 섬세한 면에 감사하고 반하게 된다. 그런 점에선 하지메도 마찬가지였다. 혼자 웅크리고 있던 자신보다 무언가를 해 나가는 마리의 모습에 하지메도 점점 기운을 차리고 자신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찾아간다. 서로가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지지만 결국, 그 둘은 그 여름날에 서로에게 중요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건 내일을 살아가는 또 하나의 원동력으로 자리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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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말 중
삶의 모습도 시시각각 변화하지만, 어제에서 오늘로 그리고 또 내일로 이어지는 부단한 흐름을 이루는 것은 삶의 근간을 단단히 지키는 일이란 빙수 한 그릇으로 대변될 만큼 소박하고 작으나마 존재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 주는 발판을 딛고 변화를 인정하되 휩쓸리지 않으면서 살아가는 것, 그리고 아침이 오면 어제의 기억을 소중하게 품고 또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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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의미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서 싱클레어에게는 데미안이 있었다. 싱클레어의 자아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데미안은 곧 내면의 자신이었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바다의 뚜껑>에서는 실질적인 친구, 내 맘까지 알아줄 수 있는 친구 하지메를 등장시켜 마리의 존재를 단단하게 잡아준다. 지금 내 곁에는 누가 있나? 외부의 하지메든, 내면의 데미안이든, 우리는 우리 ‘자신을 완성하는 길로 나아간다는 믿음‘은 잃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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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무선본)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 김영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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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역사, 문화, 종교, 경제 등등 인류의 모든 것을 재해석하면서 마치 한편의 가상 소설을 읽는 듯한 재미를 주고 있다. 읽으면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제3인류>가 계속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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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발전?
대부분의 인류학에서는 인간의 직립보행과 농업혁명을 대단한 발전 또는 다른 동물들과 확연히 다른 지능적인 발견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린 학교라는 정규교육과정을 통해 그렇게 배워왔다. 하지만 유발 하라리는 이런 당연한 것들의 의문을 던지고 새로운 설을 적용시킨다. 예를 들어 농업을 하게 된 인간은 정착생활을 하면서 이전에는 걸리지 않던 병균에 감염이 되고, 수렵채집에 적합하던 신체구조가 농사를 하며 디스크와 같은 질환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인간 이전의 모든 동물은 주어진 환경에 의해 자신의 신체구조와 삶의 방식이 유전자의 뿌리에서부터 진화를 거듭하면 변해왔지만, 인간만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인간이라는 동물이 결코 자신에게 유리하게 발전해 오지 못했다는 점을 많이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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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혁명과 뒷담화
사회관계망의 발전을 이 뒷담화 이론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도 재미있다. 다른 동물과 다르게 인간은 없는 이야기, 예상되는 이야기를 하면서 가상의 것을 만들어내고 그걸 전달하는 힘이 생겼다는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종교에서부터 국가, 사회체제, 회사, 돈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바로 이 (허구)의 힘에서 나온 것이다. 그렇다고 유발 하라리가 허무주의자는 아니다. 그가 말하는 건 이런 점을 지금 우리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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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의 발견
예전에 KBS 다큐 <바다의제국>을 본 적 있다. 여기에서는 유럽국가들이 바다를 차지하면서 세계를 제패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사피엔스>에서 유발 하라리는 이것이 유럽인들의 무지를 인정한 태도에서 나온 거라 말하고 있다. ‘무지의 발견‘ 주장은 유발 하라리만의 독특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걸 풀어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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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과 미래
유발 하라리는 인류가 지금 가장 행복한 시대에 살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미 그 전에 종의 행복이 개개인의 행복과는 반대일 수 있다고 지적했었다. 마찬가지로 인간이란 종은 지구에서 70억 명이라는 대단한 성공을 이룩했지만, 우리 개개인의 삶은 행복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유발 하라리는 그러면서 미래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더 행복해지려는 인간이 과학으로 과연 어디까지 가려 하는지. 또 행복이 과연 거기에 있는 게 맞는지에 대한 우려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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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11-18 09: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과학이 전인류가 아닌 특정 국가 이익을 위한 목적으로 잘못 사용되어진다면 불편한 상황들이 일어날 것 같습니다.

수평선 2016-11-18 10:00   좋아요 2 | URL
이미 그렇게 발전해 온 것 같아 걱정이예요... :(

고양이라디오 2016-11-28 13: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즐겁게 읽은 책입니다. 맥을 잘 집어주신 리뷰 감사합니다^^

수평선 2016-11-28 14:13   좋아요 1 | URL
ㅎㅎ 감사합니다 :)
 
윈터 2 스토리콜렉터 48
마리사 마이어 지음, 김지현 옮김 / 북로드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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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
[레바나] 여왕의 의붓딸. 대단한 미모의 공주이지만 항상 겸손한 소녀. 루나의 권력이자 강력한 무기인 [생체 전기 조종법]을 비인권적, 부도덕한 짓이라 생각하는 강직한 소녀. 마법을 사용하지 않아 환각에 시달리는 불쌍한 소녀.

#더딘 전개 아쉽긴 하지만...
이전까지는 빠른 진행이 장점이었다면 <윈터>에서는 그런 점이 아쉽다. 일행들이 만나고 헤어지고를 반복하며 조금은 지루한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윈터>에서 새롭게 나오는 진실과 연인관계는 좋다.

#결말
결국, 길고 길었던 [셀린 공주 사건]과 [루나 혁명]이 막을 내렸다. 결말이 동화 같기도 하지만 현실적이기도 하다. 결국, 그들은 많은 걸 잃기도 했지만 좋은 사람들을 얻었다. 옆에 있는 사람만큼 좋은 건 없으니까. 읽으면서 행복했던 내 시간도 이제 끝났다. 영화로 나온다면 잘 만들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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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스 스토리콜렉터 27
마리사 마이어 지음, 김지현 옮김 / 북로드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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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스
이미 <신더>에서 깜짝 출연한 크레스. 그녀는 천재 해커이면서 인공위성에 7년 동안 갇힌 소녀로 시작한다. [신더] [스칼렛]과는 또 다른 연약하고 부끄러움 많은 캐릭터이다. 인상적이다. 사람들과의 소통이 차단되어 인터넷으로만 세상을 보고 배우는 모습이 요즘 10대 소녀 같다.

#발암주의 스토리
소설 <크레스>에서는 이제 너무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고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루나 크로니클 시리즈>의 중간 단계인 만큼 사건이 퍼즐처럼 맞춰지고 기대와 반전이 가장 많았던 부분인 것 같다. 읽다보니 다음 스토리가 궁금해서 안 읽을 수 없게 만드는 묘미도 있다. 하지만 주인공들을 사지로 몰아 넣는 답답함에 미칠 것 같...

#우주로의 확장
본격적으로 루나의 이야기가 다루어지면서 흥미는 배가 된다. 그리고 루나의 여왕 [레바나]의 음모도 확실해지는 시점이다. 또한 레바나 여왕 지배에 있는 루나인들의 고통과 심리들도 조금씩 드러나는 부분이다. 뒤에 <윈터> 스토리가 과연 어떻게 진행될지 생각해보면 읽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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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칼렛 스토리콜렉터 19
마리사 마이어 지음, 김지현 옮김 / 북로드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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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스칼렛
스칼렛의 매력은 강한 여자. 고집도 세지만 불의에 참지 못하는 성격은 그녀의 할머니(미셸 브누아)를 닮았다고 한다. 농사꾼에 비행선과 총도 잘 다루는 여전사 이미지이면서도 사랑엔 약한 그녀. 여성 작가여서 섬세하게 표현된 것 같다.

#실종사건
이야기는 할머니 실종 직후 시작된다. 스칼렛은 실종을 단순가출로 마무리 짓는 경찰들이 답답하고 불만스럽다. 문제는 이 실종이 앞으로 일어날 큰 흐름의 전초전이었다는 것. 이야기는 내내 긴박하고 전투가 난무하는 씬으로 치닫는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늑대들, 루나의 마법사들, 탈출, 탈옥, 치열한 전투, 정치적 음모. 단순가출도 단순실종도 아닌 더 큰 흐름에 흘러들게 된다. <스칼렛>은 눈으로 읽은 게 아니라 긴장감으로 읽었다.

#세계관 확장
스칼렛의 할머니 [미셸 브누아], 무능한 아버지 [뤽 아르망 브누아], 과거에 셀린공주를 탈출시킨 루나인 의사 [로건 태너], 애정의 싸움꾼 [울프(제브 케슬리)], 범죄자이자 램피언 함장 카스월 손 등등 여러 인물이 나오면서 [신더 사건]의 인물 관계도가 확장된다. 그리고 장소도 동방연방제국의 [신 베이징]을 떠나 유럽연방의 [프랑스 리외]와 [프랑스 파리]로 확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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