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 돌려주기 대작전 - 제18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 수상작(고학년) 창비아동문고 276
임지윤 지음, 조승연 그림 / 창비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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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은 재미있다. 술술 읽힌다. 등장인물들의 확실한 캐릭터 설정, 이야기의 탄탄한 구성, 진부하지 않고 예상을 빗나가는 서사가 참 좋았다. 앵무새를 등장시켜 캐릭터들에 빗대어 표현한 점, 명언들을 이야기에 삽입한 점이 이야기를 더욱 재미있게 했다. 또한 유머러스한 문장들 때문에 쿡쿡 웃어대며 읽었다. 굳이 아쉬운 점을 찾는다면 주인공 정마니가 앵무새와 헤어지기 싫어 눈물이 나고 마음아파 할 때마다 독자인 내가 감정이입이 좀 덜 됐다는 것이다.

 

 <앵무새 돌려주기 대작전>은 6학년 여자아이, 정마니가 주인공이다. 마니는 부모님과 이제 겨우 5살 난 동생과 함께 산다. 엄마는 명언을 좋아하고, 성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마니의 엄마는 성공을 좇고 멘토가 넘치는 요즘 세상을 대표하는 인물같다. 아빠는 소심하고 조금은 기가 죽어 살지만 마니와 동생 차니에게는 한없이 자상한 아빠다. 동생 차니는 5살인데 소아우울증으로 아직 말을 잘 못한다. 어느 날 차니가 아빠 회사의 사장님댁에서 앵무새를 가방에 넣어가지고 온다. 아빠 회사의 승진을 위해 사실을 밝힐 수 없다는 엄마 때문에 마니는 앵무새를 남몰래 사장님 댁에 돌려보내야 하는 임무를 맡는다. <앵무새 돌려주기 대작전>은 주인공 마니가 앵무새를 돌려보내기 위해 고군분투 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여기에 등장하는 앵무새는 스트레스로 인해 자기 털을 뽑는 습관이 생겼다. 그 모습은 등장 인물들의(주인공 마니, 동생 차니, 마니의 아빠, 아빠 회사의 사장님 아들 수혁이 등등)모습과 닮아있다.

 요즘 아이들은 엄마가 짜준 시간표대로 움직인다. 맞벌이 부부가 대부분인 지금 시대에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학교가 끝나면 학원에서 학원으로, 또는 돌봄 교실로 쉴 새 없이 뱅뱅 도는 아이들은 자기 자신이 뭘 좋아하고, 뭐가 되고 싶어 하는지도 모른다.

마니는 사장님 아들 수혁이가 꼭 자기 같다고 생각한다. 마니가 수혁이에게 말하고 싶던 말. 그게 바로 작가가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아닐까.

 

 '한비처럼 자기 털을 뽑지 말고 화났으면 화났다고 말하란 말이야. 엄마든 누구든 다른 사람 신경 쓰지 말고 진짜 네가 하고 싶은 걸 하라고!’

 

 지금은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울지 몰라도 정신적으로는 더욱 갈증을 느끼는 시대다. 나는 아이들이 <앵무새 돌려주기 대작전>을 통해자신을 믿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꿈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는 용기를 얻길 바란다. 그게 바로 행복으로 가는 길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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