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경험 디자인 바이블 - 가장 강력하고 지속적인 브랜딩 전략
대런 콜먼 지음, 소슬기 옮김, 현호영 감수 / 유엑스리뷰 / 2020년 1월
평점 :
일시품절


대학교 교재로 쓰면 딱일거 같은데 말이야 맞는 말 같지만 실무에 적용하기엔 너무 추상적이고 대기업 기준이란 뜻에서. 그리고 번역. 물리학과 경제학 백그라운드 번역가분이 하셨는데 이과가 문과 책 번역하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잘 보여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청두, 혼자에게 다정한 봄빛의 도시에서 - 미식, 차향, 느긋함이 만들어준 여행의 순간들
이소정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국 사람들이 늘상 하는 말 중에 쓰촨 사람들은 매운맛을 무서워하지 않고, 구이저우 사람들은 안 매울까봐 무서워하며, 후난 사람들은 매워도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 P25

"사실 죽해는 여름에 오면 좋아. 여름에 오면 이 대나무들이 더 길게 자라 하늘을 가리거든. 이 길도 온통 비취빛으로 가득 차게 되지."
"상상만으로도 아름답네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한여름에 와봐. 그때는 이런 패키지 말고, 꼭 차를 빌려 와. 한여름 밤중에 이 장랑에 오면,대나무가 자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거야."
- P16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혼자여서 좋은 직업 - 두 언어로 살아가는 번역가의 삶 마음산책 직업 시리즈
권남희 지음 / 마음산책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스다 미리와 사노 요코의 조합에 권남희 님 본인의 오리지널리티가 더해진 느낌. 가벼운 듯 하지만 중년의 연륜이 밸런스를 잘 잡는다. 글을 오래 만지신 분이라 문장이 좋고, 짧은 글이라도 메시지를 정확히 챙기는 부분이 좋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루야마 겐지의 '아직 오지 않은 소설가에게'를 읽고 생각이 나서 이 책을 재독하였다. 이 책은 나오자마자 사서 한 번 읽기는 했었는데 당시에는 발상이니 작법이니 작가들이 하는 이야기를 거의 이해하지 못하는 수준이었기에 하루키가 소설을 쓰는 과정을 깊은 땅 속의 것을 채굴해내는 것에 비유할 때에도 그런건가(별로 이해하지 못함) 소설가는 작업의 속도가 아주 느리기 때문에 빠른 결론이나 효율성을 따지는 사람에게는 맞지 않는다는 말에도 그런건가(전혀 이해하지 못함) 이 정도의 독해력이었고 그저 하루키의 이야기를 하루키의 편안한 문장으로 읽어 나가는 재미만 즐겼던 듯 하다.


최근에 스티븐 킹이나 여러 작가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읽으며 그들이 하는 이야기들에 대해 예전보다는 이해하는 범위가 커진것 같고, 마루야마 겐지의 작법에 관한 철학이 너무 비장하다 느꼈던지라 하루키는 쉽게 이야기 했던것 같은데 무슨 이야기를 했더라 하고 찾아봤는데. 와우 이 책은 사실 양의 탈을 쓴 범 같은 책이었다. 내가 단지 하루키의 말을 잘 못알아 들으니 양이라고 착각했을 뿐.


하루키나 마루야마 겐지나 일맥상통 하는 부분들이 있기는 했다. 사교모임이나 출판계 인맥 같은 것에 연연하지 마라, 적당한 운동으로 신체 능력을 단련하라 등등. 하지만 두 작가가 명백히 다른 방향의 조언을 한 부분도 있었다. 마루야마 겐지는 손으로 원고를 쓰고 그걸 다시 손으로 옮겨 적으며 7회 이상의 퇴고를 하라는 극기에 가까운 글쓰기를 제안하는데 하루키는 그냥 워드로 쓰고 고치고 글을 쓰고 싶지 않으면 쓰지 말라고 한다. 소설을 쓰고 싶은 마음이 차올라야 하고 글을 쓰고 싶을 때 쓰고 쓰고 싶지 않을 때는 쓰지 않을 자유가 작가가 확보해야 할 최소한의 자유라는 것이다. 그리고 사실 이 두 작가의 가장 큰 차이는 야망의 크기와 바라보는 세상의 크기 같단 생각을 했다.


마루야마 겐지가 이야기하는 작가는 대부분 일본의 작가들이고 그들이 얼마나 한심한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가 바라보는 출판 시장도 일본으로 한정된다는 느낌인데 하루키가 바라보는 것은 세계시장이다. 하루키가 잘 되었으니 그런 것이라 결과론적으로 보기에는 작가생활을 시작하는 시점부터 본인이 바라는 바가 명확했고 뉴욕시장으로 진출할 때에는 에이전트나 번역가 선정에도 공을 들이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꽤 열심히 움직인 부분을 책에서 상세히 서술한다. 작가이지만 동시에 비지니스맨으로서의 면모도 보인다. 문장은 심플하지만 그의 크고 큰 야망이 이 책에 오롯이 담겨있다. 야망이란 단어는 꺼내지도 않으면서 아주 편안한 문장으로, 그냥 에세이를 읽는 느낌으로 몇백쪽을 읽어나가게 하는 하루키의 필력도 아주 대단하다. 


하루키가 말하길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쓰고 싶은 글의 모습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고 그것이 북극성처럼 떠 있어서 자신은 그걸 따라가기만 했다 하는데 이건 사람의 인생에 대한 비유 같기도 했다. 바라는 것을 아는 사람의 인생은 바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의 인생보다 훨씬 수월하고 더 멀리 갈 수도 있다는. 재독을 하며 숨겨진 진가를 발견한 아주 괜찮은 책.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돌이 2021-08-14 0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읽었을 때 앞에 보지 못했던 부분 또는 전혀 다르게 다가오는 부분들이 있죠. ^^
하루키니까 쓰고 싶을 때 쓰고 쓰고 싶지 않을 때 쓰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재능이든 경제력이든 뭐든 말이죠. ㅎㅎ

LAYLA 2021-08-14 22:28   좋아요 0 | URL
맞아요. 소설 쓰지 않을 땐 번역하고 에세이 쓴다는데...ㅎㅎㅎ 저렇게 능력도 있고 야망도 있으면서 관종은 아니라는 부분이 저는 대단하다 생각합니다. 음 나름의 하루키만의 방식으로 관종일 순 있겠다 싶긴 하네요 ㅎ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1960년대 말의 이른바 ‘반란의 시대‘를 뚫고 나온 세대의 사람이라서 ‘체제에 말려들고 싶지 않다‘는 의식은 나름대로 강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라고 할까, 그보다는 우선, 그래도 명생이 표현자의 말단으로서 무엇보다 정신적으로 자유롭고 싶었습니다.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을내게 맞는 스케줄에 따라 내가 원하는 대로 쓰고 시팓. 그것이 작가인 내가 가져야 할 최저한의 자유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소설을 쓰고 싶은지, 그 개략은 처음부터 상당히 확실했습니다. ‘아직은 잘 쓰지 못하지만 나중에 실력이 붙기 시작하면 사실은 이러저러한 소설을 쓰고 싶다‘라는, 합당한 내모습이머릿속에 있었습니다. 그 이미지가 항상 하늘 한복판에 북극성처럼 빛나고 있었던 것입니다. 무슨 일이 있으면 그냥 머리 위를 올려다보면 됩니다. 그러면 나 자신의 지금 서 있는 위치며 나아가야 할 방향이 잘 보였습니다. 만일 그런 정점이 없었다면 아마 나는 곳곳에서 상당히 헤맸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P105

세게는 따분하고 시시한 듯 보이면서도 실로 수많은 매력적이고 수수께끼같은 원석이 가득합니다. 소설가란 그것을 알아보는 눈을 가진 사람을 말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멋진 것은 그런 게 기본적으로 공짜라는 점입니다.당신이 올바른 한 쌍의 눈만 갖고 있다면 그런 귀중한 원석은 무엇이든 선택 무제한,채집 무제한 입니다.이런 멋진직업, 이거 말고는 별로 없는 거 아닌가요? - P140

어떻게 그렇게 매일매일 달리느냐, 의지가 참 강하다, 라고 감탄하는 소리도 들리는데, 내가 보기에는 날마다 지하철을 타고 회사에 출퇴근하는 일반샐러리맨이 체력적으로 훨씬 대단합니다. 러시아워에 지하철을 한 시간씩 타는 것에 비하면 나 좋을 때 한 시간 남짓 달리는 것쯤이야 아무것도 아니지요. - P18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