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란 무엇인가 1 -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파리 리뷰 인터뷰 1
파리 리뷰 지음, 권승혁.김진아 옮김 / 다른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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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훌륭한 시인은 나중에 초기 시를 불태워버리고, 별 볼 일 없는 시인은 초기 시를 출판하지요. - P25

이제는 이미 해놓은 곳을 고치기가 아주 쉽지요(워드 프로세서) 어쩌면 지나치게 쉽습니다. 그래서 어떤 의미로 보자면 우리는 지나치게 까다로워졌다고 볼 수 있어요. - P42

요즘 제일 큰 즐거움은?

밤에 소설을 읽는 것.제 머릿속에는 아직도 낮에 소설을 읽는 것을 지나치게 쾌락을 좇는 것이라고 말해주는 가느다란 목소리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 P45

언제나 훌륭한 책은 작가보다 더 지적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작가가 인식하지 못는 것을 이야기해줄 수 있지요. - P46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위해서 쓴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글쓰기는 사랑의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를 주기 위해서 글을 쓰는 것이지요. 무엇인가 소통하기 위해서요.

-움베르트 에코 - P57

어떤 이미지가 생각나면 하나하나 연결해봅니다. 그게 이야기 줄거리가 되지요. 그러고 나서 이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설명 해줍니다. 뭔가 설명할 때는 아주 친절하게 해야 돼요. 만약 작가가 ‘괜찮을 거야, 나는 이미 알고 있으니까 독자들도 알겠지‘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아주 오만한 거예요. 쉬운 언어와 훌륭한 은유, 좋은 알레고리를 사용해야 하지요. - P114

긴 소설을 쓰는 것은 서바이벌 훈련과 비슷해요. 신체적인 강인함이 예술적인 감수성만큼이나 중요하거든요. - P123

모든 인간들은 마음속에 아픈 부분이 있지요. 그 부분도 그의 일부입니다. 우리는 마음속에 제정신인 부분과 제정신이 아닌 부분이 함께 있어요. 이 두 부분을 타협해가면서 사는 거지요. 이게 제 신념입니다. 저는 글을 쓸 때 특히 제 마음의 제정신이 아닌 부분을 잘 볼 수 있어요. 아니, 제정신이 아니라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군요. 오히려 비일상적인, 비현실적인 부분이라고 해야 할 겁니다. 저는 물론 현실 세계로 돌아오고 제정신을 되찾지요. 하지만 제정신이 아닌 부분, 즉 아픈 부분이 없다면 저는 존재하지 않을 거예요. - P127

영어판은 아주 중요합니다. 크로아티아나 슬로베니아 같은 작은 나라들은 일어판이 아니라 영어판으로 번역을 하거든요. 그래서 아주 정확해야 해요.

- 무라카미 하루키 - P131

책은 독자에게로 열려 있는 세상이며, 그 세계는 우리가 전에 여행했던 어떤 세계보다도 더 풍요롭고 더 흥미롭다는 것을 진정한 독자는 알고 있지요. 바로 이것이 젊은이들이 작가가 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이것이 책의 세계에서 살면서 발견하게 된 행복입니다. 그 젊은이들이 아직 충분히 오래 살지 못해서 글로 쓸 수 있는 것이 많지는 않겠지만, 그것을 하기 위해 자신들이 태어났다는 것을 깨달을 때가 올 것입니다. - P159

나이가 오십 쯤되면, 우리 모두는 귀신에 씌인 것처럼 살게 되지요. 귀신이 우리 안에 살면서, 산 사람들에게 하는 것만큼 죽은 사람들에게도 이야기를 하지요. ...인생은 너무도 짧고 너무도 연약하고 너무도 알 수 없지요. 결국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정말로 사랑하는 걸까요? 정말로 몇 사람뿐이겠지요. 몇 명 되지 않을 거예요. 이 사람들이 대부분 죽고 나면 당신의 내적 세계의 지도는 변할 겁니다.

-폴 오스터 - P177

장면을 묘사하는 것보다는 만들어내는 것이 훨씬 낫다. 본 것을 기억하는 것보다는 상상하는 것을 훨씬 더 정확하게 기록할 수 있으니까. - P214

어린이 책을 쓸 때의 기본 원칙은 소득세에 대해 언급하지 않기, 성관계 장면을 노골적으로 묘사하지 않기. 알맞은 언어만 찾을 수 있다면 열 살짜리와 나눌 수 없는 이야기는 거의 없다.

-이언 매큐언 - P226

생생함을 찾는 이유는 작품의 특징을 정하기 위해서입니다.

종종 글을 처음 쓸 때 확신이 서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그 이유는 글쓰기가 어려워서라기 보다는 글쓰기가 충분히 어렵지 않기 때문입니다. 거침없이 글을 쓴다는 것은 아무것도 일어나고 있지 않다는 증표입니다. 거침없이 글을 쓴다는 것은 실제로는 글쓰기를 멈춰야 한다는 증표이지요. 한 문장에서 다른 문장으로 넘어갈 때 어둠 속에서 헤매게 되면, 계속 글쓰기를 해야 한다는 확신이 생깁니다. - P240

62년부터 67년까지는 작가가된 이후 책을 한권도 출판하지 못했던 가장 긴 세월이었습니다.이혼 수당과 반복되는 법정 비용은 제가 강의하고 글을 써서 벌 수 있었던 돈 모두를 앗아 갔습니다. 서른을 갓 넘겼을 때, 저는 친구이자 편집자였던 조 팍스에게 수천 달러의 빚을 지게 되었습니다. 그 돈은 2년 동안 아이 없는 결혼 생활을 한 후에 발생한 이혼 수당과 법정 비용으로 인해 정말 제가 미쳐버리거나 자살하는 것을 방지하는 데 필요했던 정신분석을 받는 데 들어갔습니다. 이 기간 동안 저를 괴롭혔던 이미지는 잘못된 궤도에 들어선 기차 이미지였어요. 이십대 초반일 때 저는 스케줄에 따라 꼭 필요한 역에만 정차하면서 최종 목적지를 향하여 휙 날아다니곤 했는데, 갑자기 잘못된 퀘도로 들어서서는 황야를 향해 돌진하고 있지 않겠습니까. 스스로 물었지요. 어떻게 하면 정상 궤도로 돌아갈 수 있을까? 저는 수년 동안 늦은 밤 잘못된 역에 들어섰다는 것을 알게 될 때마다 놀라곤 했습니다.

-필립 로스 - P254

맬컴 로리는 "성공이란 집에 불이 난 것보다 더 끔찍한 재앙이다. 명성은 영혼의 집을 소진하기 때문이다"라는 말을 했다. - P286

저는 달아난 물고기와 제가 잡은 물고기에 관해 긴 글을 썼어요. 그리고 어머니에게 이 이야기를 타자로 쳐 줄 수 있는지 여쭤봤지요. 어머니는 타자를 치실 줄 몰랐습니다. 하지만 타자기를 대여해서 우리 둘이 타자를 쳤지요. 좀 엉망진창으로 타자를 쳐서는 잡지사에 보냈어요. 결국 제가 보낸 원고는 되돌아왔지만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그 원고는 세상 밖으로 나가서 여기저기 돌아다녔으니까요. - P317

아이작 디네센은 매일매일 희망도 절망도 없이 조금씩 쓴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그 말이 마음에 듭니다. 소설이나 희곡, 시집 한 권이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 대한 생각이나 자신에 관한 생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 시대는 이미 지나가 버렸어요.

소설은 뭔가를 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랍니다. 소설은 단지 그것에서 얻는 강렬한 즐거움 때문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뭔가 지속적이고 오래가고 그 자체로 아름다운 어떤 것을 읽는 데서 오는 다른 종류의 즐거움이지요. 아무리 희미할지라도 계속해서 불타오르는 이런 불꽃을 쏘아 올리는 어떤 것이랍니다.

-레이먼드 카버 - P347

아라카타카로의 여행에서 제가 깨달은 것은 어린 시절에 일어났던 모든 사건들이 문학적 가치를 갖는다는 것이었습니다. - P363

그것은(세세한 묘사) 저널리즘에서 배운 기법으로 문학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하늘을 훨훨 날아가는 코끼리가 한 마리 있다고 말할 때 사람들은 그 이야기를 믿으려고 하지 않을 겁니다. 그렇지만 하늘을 훨훨 날아가는 코끼리 425마리가 있다고 말하면 사람들은 아마도 그 이야기를 믿으려고 할 것입니다. - P367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저는 꿈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그러나 영감의 가장 큰 근원은 인생 자체이며 꿈은 인생이란 격류의 아주 작은 부분일 뿐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 P377

근심을 글 쓰는 능력을 망가뜨립니다. - P403

상상력은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인종적 경험의 결과일 수 있다고 믿는다고 당신이 말한 걸로 기억하는데요. - P404

재현이 아니라 창작을 통해 살아 있는 어떤 것보다 더 진실한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지요. 당신은 그것을 살아 있게 할 수 있고, 만일 당신이 충분히 잘할 수 있다면 그것에 영원성을 부여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글을 쓰는 이유이고 우리가 아는 한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 - P428

아마도 모든 소설가들이 처음에는 시를 쓰길 원했겠지만,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는 단편을 쓰려고 했을 겁니다. 단편은 시 다음으로 까다로운 예술 형식입니다. 그리고 단편도 실패하고 나면 그제야 장을 써보는 것이지요. - P438

예술가가 필요로 하는 유일한 환경은 평화, 고독, 너무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즐거움뿐입니다. 나쁜 환경이란 혈압이 올라가는 상황, 즉 좌절하고 분노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는 상황이겠지요. - P440

작가는 경험, 관찰, 상상력이라는 세 가지를 필요로 합니다. 이 중의 두 가지 혹은 한가지가 다른 것의 결여를 보충해줄 수 있습니다.

-윌리엄 포크너 - P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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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체력 - 마흔, 여자가 체력을 키워야 할 때
이영미 지음 / 남해의봄날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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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지로만 달리는 사람이 처음엔 빨라 보일 것이다. 하지만 오르막에서 쳐졌던 속도는 내리막에서 다 보상ㅏㄷ는다. 사실 희열을 넘어서서, 높은 고개가 가져다주는 가장 큰 보상은 따로 있다. 평지에서 잘 생기지 않는 ‘근력‘이다. 고개를 넘는 동안 몸에도, 마음에도 근력이 생긴다. 다음에 또 고개를 만나면 왠지 만만하게 느껴진다. 그런 근력이 쌓여 실력이 되는 것이다. - P116

어떤 사람은 나면서부터 알고
어떤 사람은 배워서 알며
어떤 사람은 노력해서 안다
그러나 이루어지면 매한가지다.
-공자의 중용 - P126

반백 년을 살아 본 경험으로 나는 독서에다가 두 가지를 더 덧붙이곤 한다. 독서, 그리고 운동과 외어다. 우리를 절대로 배신하지 않는 세 가지, 사람을 매력 있게 만드는 세 가지이기도 하다. - P139

걱정거리가 있을 때 해결한답시고 거기에 골몰하는 것은 좋지 않다. 그것은 마치 무대 위에서 대사를 까먹고 헤매는 배우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던지는 것과 같다. 불안은 가중되고 문제는 점점 심각해진다. 그럴 때는 오히려 잠시 막을 내리고 현실에서 빠져나가, 이상한 나라에 놀러간 앨리스처럼 격렬하게 운동을 하는 게 낫다. 물론 그렇다고 걱정거리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하지만 운동은 정신력을 강화하는 데 마술 같은 효과를 발휘한다. 바로 직전까지 나를 괴롭혔던 문제들이 왠지 견딜 만하게 느껴진다. 일단 기분이 달라지고 긍정적인 마음이 들면, 그 상태가 여러 시간 지속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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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F코드 이야기 - 우울에 불안, 약간의 강박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하늬 지음 / 심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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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시간이 지나자 무기력이 모든 걸 압도했고 이는 ‘왜‘라는 질문으로 이어졌다. 이렇게 귀찮은데 왜 먹어야 해? 귀찮은데 친구는 만나서 뭐해? 대체 일은 뭐하러 하나? 침대에서 나가기도 귀찮아 죽겠는데, 만사가 귀찮은데 나는 왜 살아야 하지? 작가 이응준의 말처럼 그 어떤 짐승도 스스로에게 왜 사는가에 대한 의문을 품지 않는다. 의미를 자꾸 추적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무의미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왜라는 수많은 물음표를 쏟아내던 나는 그냥 사라지고 싶었다.

처음에는 이게 자살 욕구인가 싶었다. 하지만 우울증이 있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은 마음과 사라지고 싶은 마음에는 차이가 있다. 우울증을 앓는 한 친구는 사라지는 일 따위는 일어날 수 없기 때문에 죽어야 한다고 말했다. - P1

사람마다 익숙한 감정이 있다. 선생님은 이를 ‘핵심 감정‘이라고 표현했다. 당시 나는 무기력, 우울, 자책 등의 감정에 익숙했다. 핵심 감정은 상황을 해석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우리는 객관적으로 상황을 본 다음에 감정을 느낀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핵심 감정이 먼저 튀어나와 상황을 해석하기도 한다. - P2

똥을 꼐속 퍼내보는 방법이 있어요. 저 밑에 뭐가 있는지 끝까지 퍼내는 거죠. 이게 정신분석치료에요. 지행동치료는 똥을 퍼내지는 않고 일단 뚜껑을 덮는 거에요. 이것도 저것도 안 되면 그냥 똥을 옆에 두고 신경을 꺼요. 이게 마음챙김이죠. - P3

자존감 수업의 저자 윤홍균 정신과 전문의에 따르면 자존감에는 세 가지 기본 축이 있다. 자기효능감, 자기 조절감, 자기 안전감이다. 자기효능감이란 자신이 얼마나 쓸모 있는 사람인지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자존감을 얻기 위해서는 자신이 사회에 필요한 존재라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 P4

검색을 시작했다. 50알 정도면 죽기에 부족하밍 없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아니라는 사람도 있었다. 정신과 약 중에 심장 박동을 느리게 하는 약은 다른 약보다 성공률이 높다고 했다. 처방약이 아니라 약국에서 파는 약으로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도 있었다. 구토를 방지하는 약을 먹으라는 팁도 있었다. 암 환자들이 먹는 약이라고 했다. 낫기 위해 먹는 약과 죽기 위해 먹는 약이 같다니. 알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 P5

참으로 인간 세상은 사릭 힘들다. 살기 힘들다는 생각이 심해지면 살기 편한 곳으로 옮기고 싶어진다. 어로 옮겨도 살기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시가 써지고 그림이 그려진다. 나쓰메 소세키, 풀베개 - P6

불안이 높은 사람은 에너지가 금방 소진된다. 늘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거나 부정적인 생각이 많다 보니 정신 에너지가 줄줄 샌다. 30대까지는 불안이 많아도 체력으로 버티지만 중년에 접어들면서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윤홍균, 자존감 수업) - P7

우울증에 완치는 있는가? 라는 질문에 당사자와 전문가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완치가 없다니, 절망스러 수 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이는 우울증에 국한된 개념이 아니다. 심장병이나 고혈압, 당뇨 등은 모두 완치가 아니라 관리 해야 하는 질병이다. 정신 질환도 마찬가지다. -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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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제12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전하영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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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문학에 대해 무조건 버튼 눌려 발작하는 사람들이 있고, 실제로 여성주의라는 트렌드에 맞추어 수준보다 과대평가 작품들도 있다고 생각한다. 교조주의적으로 강하게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은 여성독자로서도 불쾌하게 느껴진다. 이번 제 12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들은 그런 추세속에서 여성주의 문학이 질적으로도 한 단계 도약했음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반가웠다.


대상인 전하영 작가의 작품(그녀는 조명등 아래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은 아름다운 작품이었고 여성주의적인 시각을 큰 그릇에서 담아낸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잘 보여주는 수작이라 생각한다. 작가분이 영화를 오래 하셔서 그런지 감각적인 구성과 물흐르는 듯한 전개가 탁월했다. 앞으로 어떤 장편을 쓰실지 너무나도 큰 기대가 된다.


박서련 작가의 '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은 더 많은 주목을 받아야 할 수작이 아닌가 싶다. 한국사회에서 '엄마'에게 부과되는 말도 안되는 의무, '엄마'에게 가해지는 말도 안되는 멸시, 그리고 주인공이 자신의 수행하는 '엄마'란 역할에 매몰되어 끌려다니다 끝내 무너지는 마지막의 엔딩은 주제의식을 탁월하게 전달한다. 경쾌한 문체로 서글픈 메시지를 써내는 작가의 필력이 대단하다.


작년보다 올해가 나아졌듯, 내년엔 또 더 좋은 작품 그리고 더 많은 편수의 좋은 작품이 소개되길 바래본다. 


그때 나는 더는 참지 못하고 폭발하고 말았다. 생각해보니 이번 식사시간 동안만 참은게 아니라 아빠의 딸로 태나서 사는 내내 참아왔다. 정말이지 계속 참았다. 화병에 안 걸린 게 신기할 정도로 참았다. 이 심리적인 응어리가 실체를 가진 덩어리가 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참았다. 이미 몸속에 그런 게 있을지도 모르지. 사리라든가, 요로결석이라든가. - P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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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쓰무라 기쿠코 지음, 이은미 옮김 / 샘터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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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본 문학 인기가 없다지만 문학상 꽤 받은 작가가 이 정도 수준인가 참혹했다. 작가의 자전적 경험인듯 이런저런 일에 대한 아주 상세한 묘사가 나오지만 사유도 없고 재미도 없고 하다못해 캐릭터의 일관성도 없다. 컨셉만 그럴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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