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철학이 필요해 - 고민이 너무 많아서, 인생이 너무 팍팍해서
고바야시 쇼헤이 지음, 김복희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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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고민을 철학으로 풀어 볼 수 있는 25가지의 문답에 귀 기울여보자. 문제와 고민에 대해 혼자 골똘히 생각하며, 자체적 결론을 내리는 것이 다는 아니다. 과거 철학자들의 사유를 통해 얻어낸 논리적 증거를 고민에 대입시켜보자. ‘그래서 철학이 필요해‘란 제목이 나온 것이 아닐까? 이 책은 우리가 걱정근심하는 일상의 고민을 철학적으로 사유하고 진지하게 풀어나갈 수 있는 팁을 제공한다. 어렵게만 느껴지던 철학자의 고뇌와 사색을 좀 더 쉽고 재미있는 내용 해석으로 터득해보자

이 책은 인생에서 필요한 여섯 가지 주제를 위해 스물다섯 명의 저명하고 유능했던 철학자들을 소환한다. 일과 자존감, 관계의 어려움, 연애와 결혼, 인생이란 무엇일까? 죽음에 이르기까지 인생사에서 고민해 볼 만한 문제를 철학자들의 이론과 저자의 알기 쉬운 설명으로 독자들을 유혹한다. 실용서와 철학서를 동시에 접하는 기분이라 책에 대한 가치가 더하다. 어렵게만 느껴지던 철학자들의 이론을 삶에 적용시킬 수 있다는 것도 흥미롭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그래서 철학이 필요하고 철학은 어렵다는 편견을 깨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키네시스‘가 계획이라면 ‘에네르기아‘는 현재라는 시점의 쾌락이자 과정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스코 윤리》를 활용해 설명한다. 내용이 어려울 수 있지만 계획에 대한 고민을 푸는 법은 지금의 현실이란 하루, 하루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계획을 세워놓고 막연히 그 끝이 어디일까를 걱정,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느끼는 만족감의 쾌락을 누리며 계획으로 달려간다면 두 가지의 조화로 인해 스스로의 삶이 더욱 업 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우선 현재의 삶에 충실하자. 자연스레 장밋빛 미래를 바라볼 시기는 빨라질 것이다.

‘우리의 행위가 외부의 기준이 아닌 우리의 인격에서 온전히 우러나올 때 우리는 자유로울 수 있다.‘​

시간에 쫓겨 사는 우리 현대인들에게 큰 귀감이 되는 말이다. 스케줄러에 빽빽이 일정을 적어 놓는 것은 올바른 시간 활용법이 아닐 수 있다.라고 책은 설명한다. 생철학자 베르그송의 이론을 통해 시간이란 나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단 며칠이라도 스케줄러를 공란으로 비워두고 나를 위한 시간 투자. 책을 읽거나 산책을 하거나 영화를 보게 될 경우 더욱 참신한 아이디어가 생길 수 있다는 조언을 전한다. 진정한 자유의 시간은 주관화된 시간임을 마침표 찍듯 도출한다. 생각해보면 우리의 스케줄러는 남들이 정해준 계획과 시간표가 대부분이었음도 깨닫게 된다.

‘어려운 문제는 분할하라.‘​

짧은 것에 익숙하며 단순하고 조바심으로 가득 찬 사회의 경종과도 같은 문장입니다. 계획은 누구나 있다. 어려울수록 차분하게 시간을 분할하여 행하라는 데카르트의 의미심장한 문구이다. 성공하는 사람의 일부는 확실히 다릅니다. 책에서도 언급하지만 전철을 기다리는 자투리 시간도 활용하는 시간 분할 활용의 법칙. 그냥 멍하니 그 시간을 헛되이 보내기보다 음악을 들으며 사색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주위 경관의 변화를 감상해보는 시간도 필요하다. 물론 눈을 감고 명상하거나 차분히 마음 정리를 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목표까지 가는 여정이 한없이 아득해 보인다면 큰 목표를 소분해서 도중에 달성해야 할 하위 목표들을 여럿 세워두고 그 하위 목표 하나하나를 확실하게 매듭짓도록 합니다.‘​

서두르지 말고 차분하게 순차적으로 필요한 일이나 목표를 염두에 두 자. 어찌 보면 세분화된 계획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이다. 데 카르트의 방법론을 통해 한 번 더 사유하는 시간도 갖게 된다.

‘본래의 나를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인간이다.‘​

실존이 본질에 앞선다는 사르트르의 실촌 철학의 핵심을 이해할 때이다. 외모나 학벌, 환경을 뛰어넘는 자유로운 존재가 인간이라고 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인간의 섭리를 우리 스스로 차버릴 필요는 없다고 본다. 자신의 존재 여부를 강조하는 장 폴 사르트르의 철학 이론처럼 자신의 자존감을 높이는 행동은 해도 낮추는 저자세의 모습은 불필요하다.

과거의 아픈 기억이 갑자기 찾아올 때 당신은 어떻게 하는가? 니체는 이런 쓰라린 경험을 극복 가능하며 그래야만이 ‘초인‘으로 향하는 길이 열린다고 한다. 과거의 아픈 기억 속 어려움을 극복해 희망이란 빛을 찾는 마중물이 되는 반전의 동기가 필요하다. 니체의 철학 이론을 통해 이를 느끼고 마음으로 깨달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인간이 가진 존엄에 대한 감각은 눈앞의 달콤한 유혹을 참아내게 한다. 존 스튜어트 밀‘​

공리주의를 바탕으로 쾌락의 질적 차이에 언급한다. 양적, 질적에 의해 각자의 쾌락적 희비가 교차되는 것이다. 낮은 쾌락은 높은 쾌락 앞에서 주저앉을 수밖에 없다. 저자는 다이어트를 실례로 들고 있다. 먹고 싶은 것을 참아가며 열심히 다이어트를 해 성공하는 것이 질적 쾌락의 결과가 될 수 있다. 열심히 운동 후 맛있는 음식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는 양적 쾌락은 될 수 있으나 전자의 질적 쾌락만큼의 만족도는 높아질 수 없다. 이처럼 살아가면서 느낄 다양한 유혹에 대처하는 방법을 극복하는 것이 존 스튜어트 밀이 말하려는 목적이다. 운동을 통해 극복하며 얻은 결과의 질적 쾌락은 질 낮은 어떠한 쾌락이 유혹해도 굴하지 않는다. 밀의 말처럼 자신의 존엄과 자부심은 이미 최상위 단계에 와 있음을 스스로에게 느끼게 하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달콤한 유혹 앞에서 나의 존엄성을 지켜 나가자.

‘일평생 나를 불태운 정열은 다름 아닌 공포였다. 토머스 홉스‘​

홉스의 어머니의 일화가 소개된다. 스페인 무적함대의 습격 소문에 공포감을 느낀 홉스의 어머니는 홉스를 조산하게 된다. 인간은 애초에 걱정과 불안, 공포감 속에 생존력을 키워왔다는 단적인 예를 보여준다. 걱정과 근심이 넘쳐나는 현대인들에겐 아이러니한 철학적 해답일 수 있다. 하지만 언제 어떻게 성공할지 모를 일과 나락으로 떨어질지 모르는 급변하는 현대사회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다. 걱정과 불안에 대비하는 자기계발, 자신의 마음을 다잡고 끊임없이 사위를 살피며 주변을 점검하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는 내일을 살아가는 힘이자 에너지가 되는 것이다. 공포에서 벗어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도 인간에게 주어진 탈피 본능의 능력이란 생각을 하게 한다.

‘과거를 이해하고 원망하지 않으며 용서하는 것이 복수의 사슬을 끊는 것입니다.‘​

일본의 사례를 들고 있지만 가족 및 인간관계에서의 앙금을 줄이고 서로 화합하는 것은 한나 아렌트가 내놓은 용서라는 문구이다. 원망과 복수심마저 불식시키는 용서의 의미는 사랑이 아닐까도 생각한다. 한나 아렌트가 이야기 한 용서는 복수와 대척 관계를 이루는 인간다운 행동이라고 정의한 것처럼 관계가 어렵고 복잡할 때 한 번 사유하며 복수나 질투 대신 숨 고르기를 통한 용서에 도전해보자.

‘용서는 용서하는 자와 용서받는 자를 해방시킨다. 한나 아렌트​

인간은 태어남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사색하며 고민과 번뇌를 통해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각자 인생을 바라보는 철학이 다른 것이다. 이 작품에도 같을 수만은 없지만 철학이란 한 길을 통해 각자의 연구 업적을 인생에 적용하고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려는 철학자들의 끊임없는 노력이 진행된다. 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재해석해서 나라는 일상에 대입시켜 올바른 결론을 얻어내는 것은 독자 개개인의 몫이다. 어렵지 않게 설명해 놓은 책의 내용을 이해하고 소개된 철학자들의 작품까지 섭렵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기를 희망한다.
‘철학‘ 그 이름처럼 딱딱하지 않은 나만의 일상 철학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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