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지금 휘게를 몰라서 불행한가 - 정작 우리만 몰랐던 한국인의 행복에 관한 이야기
한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행복을 찾는 자기 계발서는 넘쳐 났고, 그런 판에 박힌 행복론으로 저자를 설득하려 의도 또한 없다는 사회학자이자 심리학자인 한민 저자. 행복은 내가 삶의 주체가 되어야 하지 타인의 눈치를 보는 것이라며 욕도 하고, 싸울 땐 싸우는 과감함. 즐거울 땐 밤새 달려 보는 여유를 만끽해야 한다고 강도 있게 설명한다. 우리가 알고도 찾지 못하고 풀지 못할 행복이라 불리는 '휘게'의 의미를 이 책에서 찾아 내가 누릴 행복의 총량을 확보해보자.

행복도 알다시피 가만히 있다고 다가오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행복을 의지와 능력이라고도 한다. 주어진 환경과 상황에 맞게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행복을 위해 달려가는 것. 그것이 행복을 위한 창의성이며, 자라나면서 성인을 비롯해 우리 아이들이 세상에 찌들어 창의력과 상상력이 무뎌진다고 생각하는 틀에 박한 편견을 던져버리는 것이다. 저자는 부모란 자신의 자녀가 천재라고 여길 때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자라갈수록 평범해지는 모습에 희망을 잃어갈 필요는 없다. 나이에 맞게 받아들이는 뇌의 구조가 변화하며, 그간 지식의 습득으로 인해 유사-창의성은 사라질 수 밖에 없는 인간의 구조상 특성이라고 하니 행복이란 의미의 결과나 목적이 아이의 천재성에 기인한다는 생각을 버려도 될 것이다. 행복이란 각자의 성향, 방향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행복이 지속되면 병이 될 수 있으며, 힘겨운 고난 혹은 반복되는 일상에서 느끼는 행복이 진정한 행복의 가치일 수 있다.라고 저자는 말한다. 다양할 정도의 행복에 대한 반응과 일치점 및 개개인의 행복에 대한 판단 기준은 전문가인 저자와 일맥상통할 수도 있고 자라 온 환경에 따라 물론 다르게 수긍 갈 수 있다. 더 나아가 행복을 느끼는 차이는 국가와 문화 민족에 따라 다르기도 하다는 것을 우리의 국민적 정서에 빗대어 이야기할 수도 있다. 저자는 한국인들이 스트레스에 취약하고 우울과 불안에 빠져 행복에 이르기 힘겨울 수 있다 말해준다. 그 이유는 트라우마란 것이 유전적 경향을 띠고 있는 것이며, 우리 조부모 시대부터 겪어 온 일제 강점기 시대와 6.25에 대한 아픈 상처가 후대에까지도 이어져 오고, 남아 있기 때문이라는 내용의 증거를 제시한다. 어찌 보면 명확한 행복에 대한 정의와 누림이 어려운 것을 보면 이러한 생각도 행복을 100% 만족스럽게 느끼지 못하는 우리의 민족성 때문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우리의 성향과 국가적 경향만을 가지고 행복에 대한 믿음을 져버릴 수도 없다. 독자들이 알고 있다시피 우리에겐 행복 추구권이 있다. 하지만 모든 국민들이 누려야 할 행복 추구권이지만 일부 성공한 자들의 몫으로만 여기고, 돈이 많고, 일류 대학에 합격하며, 좋은 차, 큰 집을 얻어야만 행복이라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 이러한 것이 문제란 것이다. 뭐 아니면 저거다 식의 이분법적 사고의 팽배가 우리 국민의 문제이자 '앓는 이'이기도 하며 우린 좌와 우, 찬성과 반대의 둘 중 하나의 결과물로 작은 행복조차 져 버리고 살아온 아픈 과거를 안고 있다. 이를 극복하는 것이 필요하며 무한 경쟁 사회에서 소소한 기쁨과 즐거움에도 서로 행복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함을 깨닫게 된다. 행복이란 못 누리는 게 아니라 지나친 욕심과 목표 욕구로 인해 누리지 않고 있는 것도 현실이 아닌가 싶다.

작은 나라라는 제약, 놀 곳이 없고, 갈 곳이 없다는 국민 스스로의 분석과 결론이 당연히 행복이라고 느껴야 할 부분에 대해 불행이란 단어를 마음속에 품고 사는 대한민국. 이처럼 충분히 행복을 누릴 여유와 여건이 6~70년의 경제적 성과라는 토대 위에 자리 잡고 있지만 과거부터 뿌리박혀 있는 피해 의식과 현재에 대한 만족감을 불평, 불만, 불행이라는 생각들로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이 '휘게란 행복'을 알면서 도 누리지 못한 원인이 아닌가 싶다. 저자의 예시가 공감이 간다. 초등 시절엔 더 어릴 때가 좋았다. 중학교 시절엔 초등학교 시절이 좋았다. 건너가 노년 시절엔 젊을 때가 좋았다.는 우스게스러운 이야기지만 현재를 위태롭고 불만 가득 여기는 대한민국 국민 대다수의 근성이 현재를 비롯해, 미래로까지의 긍정적 믿음을 져버린 채 과거라는 행복에 얽매여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서 더욱 씁쓸했다. 몰라서 모르는 게 아닌 알아도 항상 행복하지 못하고 누려야 할 것을 누리지 못하는 마음의 응어리가 깨지길 기원한다.

행복을 몰라서 고민하지 않는다. 그렇게 될 수 없을 때도 많기 때문이다. 돈과 행복은 빠질 수 없는 키워드이다. 금전적 영향으로 행복감의 수치가 업 다운될 수 있다. 국민 총생산량이 월 3만 달러가 된 요즘 모든 국민이 행복한가? 그렇지만도 않다고 저자는 언급한다. 책의 내용 중 1억 버는 노총각과 2,000만 원의 연봉을 받는 검소한 가정 중 누가 더 행복한지의 가치도 각각 어떻게 상황을 인식하고 행복감을 누리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돈이 많으면 행복을 누릴 기회는 많을 것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염두에 둔 이야기였다. 또한 돈은 분명 미래를 위해 필요하지만, 그것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불행의 그림자를 스스로 드리운다면, 그것 또한 절대 행복해질 수 없음을 저자는 지적해준다.

반면 그것이 금전적 이득을 통한 행복의 추구가 될지라도, 정해진 시간만큼 돈을 버는 것이 확고한 목표라는 의미를 다진다면 그 순간은 가치 있는 행복 추구의 일부가 될 수 있다.라고 조언하는 저자의 입장에 공감이 간다.

행복을 위해선 늘 긍정적인 면도 우선이지만, 저자가 느꼈던 20대 시절의 부정적 비판적 태도도 긍정적 성과를 위한 과정임에 주목하자. 한때 인기리에 방송된 '스머프'란 만화가 있었다. 그중 한 캐릭터인 투덜이 스머프에서 저자는 자신을 투영한다. 또한 10만 명 이상의 환자를 상담한 험프리스 박사의 예를 통해 부정적 생각이 미래에 가져올 긍정의 변화에 주목한다. 비판적 투덜이 스머프가 발전하고, 자기반성을 더해가면 미래의 변화가 선물하는 긍정의 스머프로 변신 가능하다는 의미일 수 있다. 우리가 매일 행복하면 그건 병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하던 책의 첫 부분을 다시 이야기하자면 인생의 변곡처럼 어려움을 겪으며 우린 행복의 의미와 가치에 더 집중할 수 있으리란 믿음을 갖게 한다.

'건강한 자아를 가진 사람은 자신의 삶의 목표와 방향을 설정하고 욕구와 규범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줄 안다.'

책에서 자존감과 자존심에 따른 행복의 방향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독자인 나 또한 틀에 박힌 생각 때문에 자존감은 우선이고, 자존심은 무조건 내려놓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살았다. 물론 자존감 안에 자존심이 존재하며 이를 통제하는 것이 자존감의 상승이란 결과를 가져다준다고 여기고 있었다. 그러나 다르게 생각해보면 자존심도 없다면 스스로 자신을 당당하게 여길 자존감도 동반 하락하게 되지 않을까도 추측해본다. 이처럼 적절한 조화와 필요할 때 분출할 수 있는 내적 자존심이 완성되어 있어야 자존감도 상승할 수 있고, 그에 맞게 행복이란 게 축적될 수 있겠구나.라는 균형감에 대한 결론에 이르게 된다. 행복이란 어느 한곳으로 기울여지는 것이 아닌 시소와도 같이 위와 아래로 공평하게 바라볼 수 있는 기초적 단계부터 시작됨을 잊지 말아야겠다.

이 작품은 자기 계발서가 아니다. 어떻게 하면 행복에 닿을 수 있는지 포인트를 설명해주는 작품이 아니다. 왜?! 우리가 행복을 모른다고 생각하는가.부터 파고들어 행복을 누릴 수 없는 원인을 설명해주고 분석해 줘서 더욱 명쾌한 작품이다. 책으로 행복을 포장하고 혹 할만한 용어와 사례가 듬뿍 담겨 '이렇게 하면 행복해집니다.' 가 아니라 나의 진정한 행복은 무엇일까? 아주 원초적인 것부터 생각하게 하고 올바른 반성을 하게 하며 행복 추구권에 대한 개개인의 가치를 키워나가게 해줍니다. 기존 행복에 대한 의미에 대해서도 솔직한 분석으로 틀에 박혀있던 행복의 정의를 새롭게 정리해주는 기분 좋은 작품. 깨달음이 오히려 행복할 수 있구나 느끼게 해준다. 저자의 반문처럼 '우리가 지금 휘게를 몰라서 불행한가' 아마 저자는 휘게란 단어를 제목으로 사용하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어찌 되었든 독자들로 하여금 행복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어떻게 각자의 행복을 꿈꿔 나갈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