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헤어지겠지, 하지만 오늘은 아니야
F 지음, 송아람 그림, 이홍이 옮김 / 놀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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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고 담백한 이야기들이 sns를 장식한다. 이 에세이 익명의 작가 F도 다양한 주제를 직설적이고, 마음에 박히는 문체로 독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자신의 숨김없는 생각에 진솔함이 더해져 독자들의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작품이라 정의내릴 수 있다.

‘상대방의 어떤 호의에 ˝고마워요˝가 아니라 ˝미안해요˝나 ˝죄송해요˝라는 말이 반사적으로 투어나오는 사람은 분명 남몰래 고생한 적이 있는 아람일 것이다.‘
본문 36페이지


확실한 근거가 있는 문장인지 모르나 부정적 생각보다는 긍정의 마인드가 올바른 단어를 더욱 즐겁게 사용하는 사례라 할 수 있으며, 저자는
이러한 내용들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다.

연애의 감정 때 드는 말과 행동, 그것의 겉과 속에 참 의미를 작가적 해석으로 표현해 내는이야기들도 흥미롭다. 과연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까란 의문도 들지만 인간의 겉과 속은 정확히 알 수 없기에 공감이 가는 대목이었다.

겉 : 요즘 바빠.
속 : 너랑 만나도 전혀  편하질 않아.

겉 : 인기 많으시겠어요.
속 : 많이 놀아본 거 같은데 뭐 숨기는 거 없어?

겉 : 우리 다시 친구로 지내자.
속 : 육체적 관계는 계속 유지하고 싶어.


겉과 속의 진실, 이 말을 내 뱉은 이들의 몫이지만 왠지 속마음을 들킨 것 같은 독자는 스스로에 대해 반성해보길 바란다.
가벼운 듯 하지만 촌철살인이 묻어나는 문장의 집합체였다. 솔직한 글이 매력인 작가의 문체나 생각에서 묻어나는 정서로 보아 익명을 띄고 있는 작가지만 남성들에게 던지는 메시지 혹은 생각 등이 올곧게 정리되 있는 것으로 보아 이 글을 쓴 작가가 여성은 아닌지 추측해보는 것도 이 작품의 묘미임을 독서 중간, 중간에 느낄 수도 있다.(그러나 그는 남성임을 책에서 넌지시 비춘다.)

‘누군가를 좋아게 된 계기가 외모나 특정 행동이 아니라, 그 사람이 쓴 글이었을 때 실제로 더 좋았던 경우가 많았다.‘ 본문 60페이지

사람을 좋아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저자는 글을 통해 상대방을 꼬시거나 반하게 된 상황을 고려해 위의 문장을 독자들과 나눈다. 겉의 번지르르함이 아닌 글이라는 솔직함, 물론 예외도 있을 수 있으리라. 센스 넘치는 글에 반할 수도, 감성 넘치는 글에 넘어갈 수도, 투박하지만 솔직함이 묻어나는 글 속에 넘어가 사랑하는 커플이 될 수도 있듯 연애의 감정은 외모와 내모(내면) 모두 중요한 단편적 예를 글이라는 매개체로 저자는 설명하고 있다. 어렵지 않고 일상적인 문장, sns에서 흔히 공감하기를 누르기 쉬운 편한 문장들로 저자는 독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 또한 글쓰기의 영향력이 유혹이라는 결과물로 다가오는 예시기도 하다.

‘정말로 머리가 좋은 사람은 같이 술을 마시며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같이 칼피스를 마셔도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재미있다고 느낄 수 있는 사람이다. 본문 94페이지

연애 혹은 비연애 강의, 위의 글은 흔히 말하듯 술 한 잔 기울여야 서로가 가까워진다는 의미를 뛰어넘어 서로의 솔직함과 가벼움이란 부분부터 다가서야 서로간의 마음을 더 쉽게 이해하고가까워진다는 뜻이 아닐지 나름 해석을 해본다. 가식없고 거짓없이 하나가 되는 인간관계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 자연스럽고 담백하게 가볍게 밥 한 끼, 음료 한 잔으로도 상호간에 대화의 폭을 높이고 소통하는 방법, 그것이 참 되고 머리가 좋은 인간일 수 있음을 느끼게 한다.


‘다시 한 번 만나고 싶은 사람이란 얘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이라고 확신한다. 들어줌으로써, 이야기를 하게 만듦으로써, 상대방을 자기편으로 만드는 것이다.‘     본문 109페이지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는 카운셀러와 같은 사람이 많아지길 바란다. 지나치게 개인주의화되는 사회에 소통이 되는 사람이란 찾기가ㅈ힘들다. 그런 의미에서 다시 한 번 만나 자신의 고민을 토로하고픈 사람이 주변에 있고, 들어줄 사람이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그리고 그 의견에 공감해주는 사람, 그것이 상대방에 대한 의인이며, 함께 사는 사회임을 깨닫게 해주는 증명일 것이다. 잘 들어주고, 많이 공감해주는 사람이 되어보자.

직장생활에서 버티고 이겨내가는 팁도 전달해주는 저자!!! 특히 상사와의 관계가 눈에 확 들어온다. 저자는 윗 상사와 말이 안 통하면 더 높은ㅅ상사에게 가서 조언을 구하라고 전언한다. 그리고 이직의 원인은 금전적 문제보다 인간관계에 따른 상사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알려준다. 그러한 상황을 극복하지 못한 독자인 내게 이 책이 좀 더 일찍 나타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구절이다. 윗 상사의 트러블에 그것을 또 다른 상사에게 전해 극복하는 방법은 실례라는 안일한 생각에 그 조차 시도하지 못했던 스스로의 사례를 통해 이 글을 빌어 직장생활을 하는 이들에게 꼭 전하고 싶다. 부당한 건 끝까지 논쟁을 이어가고, 그래도 쉽지 않으면 그 위의 상사 혹은 믿을 만한 동료와 의기투합하라. 그리고 그게 아니면 노무 전문가와도 논의해 볼 것을 적극 권유한다. 어딜가나 진상 선배는 있다. 극복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몫이기도 하다.

‘자신감이 없으니까 아무것도 안 해야지‘라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중략-이런 식의 부정적인 사고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일단 행동해야 한다.   본문 190페이지

작가의 말에 공감이 가고 뭔가 꽂히는 문장에는 독자인 나로써도 자신감 넘치게 내 의견을 꽂아 넣고 싶은 자신감이 생긴다. 나 또한 해보기도 전에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이런 문구가 뇌리에 박히듯 더욱 쏙쏙 와 닿는다. 후회하기 전에 두들겨 보기. 한 때는 자신감 충만한 때도 있었던 것 같다. 연애든 일이든 먼저 저질러 보고 안 되면 별 수 없었던 기억들, 그 때를 회상하며 이 글을 통해 중년을 살아가는 나의 자신감을 회복하는 도화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다른 분들도 우선 저질러 보는 자신감, 그 실행력부터 가져 보자.

‘쓸데없는 순간이나 아무것도 아닌 하루의 일을 글이나 사진으로 남기면 언젠가 소중한 것이 된다.‘

추억을 공유하는 것은 빛 바랜 보석을 꺼내 하얀 수건으로 깨끗하게 닦아 그 가치를 재확인하는 것과 같은 의미일 것이다. 별 것 아닌 기억과 기록이 세월이 지나면 그 시점에서 위대한 가치를 지니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쉽게 과거에 사용하던 값싼 그릇이 현 시점에서는 귀중한 가보가 되는 것처럼 개개인의 소중한 기억도 세월이 지나면 타인과의 대화에 있어 소중한 의미와 추억을 안겨다 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그 어떤 것도 허투루 둘 수 없다는 점을 책의 내용에 담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글이 될 수도 있고, 사진이 될 수도 있으며, 영상이 될 수도 있다. 슬픈 이야기지만 우리는 고인의 영상과 사진을 통해서도 과거를 돌아보며 추억하곤 하는 때도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저자는 일상에서 공감할 수 있는 소소한 것들, 사랑이든 비연애이든, 일상의 의미있는 인간관계의 가치이건 간에 삶에 소소하게 적용할 수 있는 담백하고 솔직함 넘치는 이야기를 던져 주기에 이 작품이 젊은 독자들의 호응을 받으며 다양한 세대에게도 공감대를 형성해주는 소통의 통로가 됨을 이 책을 읽으면서 느끼게 된다.

‘십년 후의 약속을 계속하고 싶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언젠가 찾아온 이별을 떠올리며 계속 발버둥 치고 싶다. 앞으론 십년 동안은 절대 시시한 이유로 죽지 않기 위해서‘

흔히들 첫 눈이 내리면 만나자는 약속을 하곤 하는데 십년 후 자신의 소중했던 지인, 친구들을 만난다는 의미 깊은 약속. 하루를 내다 보기도 힘든 상황에서도 이러한 의미심장한 약속이 때로는 필요함을 깨닫는다.
어차피 나를 위한 약속이며 성찰이고 그 시기를 바라보며 열심히 살아가고 자기를 지켜가는 삶이, 이별이 아닌 재회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언젠가 헤어질 인연이자 하늘로 갈 육신 안의 영혼인 인간이지만 지금 삶에 소중함을 깊히 있게 간직하고 누군가와 묵직한 약속을 가져 보자. 그리고 그 기약 속에서 자신의 내면을 더 다져갈 시간을 만들어 가보자.

가볍게 쓰여진 작품같지만 사랑과 이별, 인간에게 존재하는 생과 사의 무게감을 적절히 조화시킨 다양한 에피소드의 구성을 완성한 젊은 작가 F의 의도, 그리고 자신의 순간 순간에 느꼈던 감정과 삶의 노하우가 담겨진 이 글이 더 흥미로운 건 이 모두가 모바일을 통해서 완성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다시 쓰기 및 퇴고가 있었겠지만 요즘 트렌드에 맞는 빠르고 획기적인 장르의 개척을 이뤄 낸 작품같으며, 그래서 더욱 젊은 독자들에게 선풍적 사랑을 받은 것 같다는 결론을 가져본다. 물론 그 외의 다양한 남녀노소에게도 재미와 교훈이 느껴질 작품임을 이 책을 통해서 얻은 독서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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