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이야기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조르주 바타유 지음, 이재형 옮김 / 비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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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자고 열 여섯살의 두 소년 소녀는 세상 존재하는 많고 많은 것들중에 하필 성에 집착하게 되었을까....

물론 십대들이 성에 눈을 뜨며 호기심을 갖는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만 그들은 또래아이들과는 너무도 달랐다.

만난지 사흘 만에 서로의 은밀한 곳을 탐하며 전율감과 동질감을 느낀 그들은

점점 비정상적이고 파괴적인 성적 쾌락을 향해 질주하기 시작한다.

채워지지 않는 갈증을 느끼는것 처럼 끝없이 더 자극적인 쾌락을 추구하려는 소년과 소녀.그리고 그들의 후원자...

에로티즘의 거장 조르주 바타유의 자전적 첫 소설 <눈 이야기>를 읽었다.

 

1920년대에 쓰여졌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만큼 적나라한 표현이 고스란히 담긴 이 소설은

친절한 설명도 없이 오직 끝없는 쾌락만을 원하는 주인공들의 모습만을 담아내고 있다.

그어떤 아름다움도 보이지 않는다. 비정상적이고 잔인하고 엽기적인 모습들만이 활자화되어 종이위를 채우고 있을뿐.

극한의 오르가즘을 느끼기 위해 다른이의 명예를 더럽히고 살인까지 마다않는 그들의 행동은 잔인하긴했지만

평소보던 소설들에서도 접할수 있었던 설정들이기에 그럭저럭 넘어갈수 있었지만...

읽는동안 가장 크게 느낀 감정은 '더러움'과 '수치심'이었다.

장면마다 등장하는 오줌싸는 행위. 배설이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행위를 남에게 그토록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이유는 뭘까?

성행위 후 오줌을 배출해내야 진정한 쾌락에 도달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상대방을 더럽히고 싶어서 그러는것일까?? 그 축축함이 자신의 부위를 깨닫게 할것이기 때문인가??

해설을 읽어봐도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냥 나는 더.럽.다.고 느껴질뿐...

책 제목에 등장하는 눈. 제목만 보고는 눈(snow)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눈(eye)이다.

달걀, 소의 불알, 도려낸 눈으로 연결된 그 물체들은 주인공 소녀 시몬과 만나면서 음란함과 혐오감을 동시에 안겨주었다.

그것들을 이용해 그들이 얻고자 했던 쾌락. 그 매끈하고 동글동글한 물체들이 깨지고 터졌을때 주는 희열감.

기이한 모습으로 기이하게 서로를 만족시켜주는 소년과 소녀, 그리고 후원자의 행태를 보고있자니 욕지기가 나왔다.

하지만 그들이 맞이할 파멸이 궁금하기에, 그들은 반드시 파괴되어야 하기 때문에 책을 손에서 놓을수는 없었다.

아직은 젊고 싱싱하게 꽃이 핀 육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모든것이 그렇듯 그들도 시들겠지.

그들은 혹시 다가오는 죽음이 싫어서 먼저 죽음으로 뛰어들기 위해,

어짜피 죽어 없어질 몸. 사는동안 마음껏 그 육체를 탐하기 위해 그렇듯 무모하고 잔인한 행위를 일삼는게 아닐까...

여러모로 충격적인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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