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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이상하든
김희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11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1211/pimg_7220871523226916.jpg)
흔히 일반적인 행동 양식에서 벗어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보면 '저 사람, 이상하다'라고 한다. 화장실에서 손을 씻을 때 몇십 초 정도 쓰는 사람들은 몇 분 동안 꼼꼼하게 손을 비벼 거품을 내고 몇 번이나 헹궈내는 사람을 보면 이상하다고 한다. 길을 걸을 때 왼쪽으로 가다가 오른쪽으로 가기도 하고 보도블록 색이 무슨 색인지 생각조차 않고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일정한 색의 보도블록 위로만 다니거나 블록과 블록이 이어진 곳은 절대 밟지 않는 사람을 볼 때도 이상하다고 한다. 왜 저런 행동을 할까, 불편하지는 않을까, 보는 사람이 다 불편한데 따위의 생각을 하며 고개를 흔든다.
강박을 느끼는 일은 실로 유쾌한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로 하게 되는 행동은 당사자의 마음을 점점 불안하게 한다. 심하면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약한 증상은 의외로 많은 사람에게 나타난다. 본인이 자각하지 못할 정도로 가볍기도 하기 때문에 자신은 지극히 정상이라고 느낄 만큼 말이다. 다양한 강박증에 시달리는 등장인물들을 보면서 얼마나 이상하든 결국 사람들은 따뜻한 마음을 가진 한 인간이라는 걸 느꼈다.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강박을 이상하게만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싶기도 했다.
사고, 결핍 등이 만들어 낸 강박. 이상한 사람이라는 꼬리표를 붙이고 사회에서 점점 설 자리를 잃게 만드는 강박. 하지만 어떤 강박은 삶에 활력소가 되기도 하고 안정감을 주기도 한다. 당사자가 그렇게 느낀다면 굳이 이상하게 쳐다볼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다. 사람의 성격이 모두 다르듯 삶을 사는 방법도 모두 다른 법. 이상하다고 여기기보다는 다르다고 여기고 그저 그 사람의 특성 정도로 이해해 보면 어떨까. 해바라기 할 때 '해' 자를 쓰는 해진이 점점 밝아져서 다행이다. 서로를 이해하는 사람들과 그렇게 환하게 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