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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을 팔았다. 1년에 1만 엔으로 1~3 박스 세트 - 전3권 - 노엔 코믹스
미아키 스가루 지음, 타구치 쇼이치 그림, JYH 옮김 / 영상출판미디어(주)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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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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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을 팔았다. 1년에 1만엔으로. | 원작: 미아키 스가루 만화: 타구치 쇼이치 | 영상출판 미디어(주)
이 책 제목만 들으면, 수명을 돈으로 교환한다는 것쯤은 알 수 있다. 하지만 주인공이 왜 수명을 팔아야했는지, 그리고 수명을 돈으로 교환한다면 내 삶이 얼마의 가치가 있을까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 더불어, 나 또한 쿠노스키처럼 힘겨운 취업난에서 살아남기 위해 내 자신의 존재가치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게 되었다.
주인공인 쿠노스키, 자신이 좋아하던 그림도 포기하고, 힘들게 알바하고, 자신히 소중히 여기는 CD와 책마저 팔 정도로 궁핍했기 때문에 수명을 팔면 비싼 값에 쳐줄 수도 있다는 말에 수명을 팔아보지 않겠느냐는 건의를 받게 된다.
시간과 건강, 그리고 수명 중에 주인공이 파는 것은 자신의 수명이다. 쿠노스키에게 공감갔던 부분은 내 앞으로의 수명의 가치에 대해서 나 또한 쿠노스키처럼 과대하게 가치를 부여했던 것 같다. 어렸을 때 막연히, 나는 앞으로 더 크고 멋있는 사람이 될 수 있으니까 돈으로 환산한다면, 엄청나게 비싼 값일 거야!라는 생각을 했었다. 쿠노스키도 마찬가지였고.. 하지만, 고작 1년에 1만엔, 즉 1년에 10만원의 값어치만 나오게 되었다. 행복도, 실현도, 공헌도에 따른 내 수명의 값어치, 이는 말하자면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그 이상을 바라보고 내 미래의 값어치를 결정해 버리는 것인 셈이다. 더불어 쿠노스키의 미래에 대해, 쿠노스키의 인생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에 대해 현실적으로 처절하게 알려주는데, 대학을 어영부영 졸업하고, 전혀 내 직장이라고 생각지도 못했던 하찮은 일을 하면서, 그나마 취미인 오토바이를 타다가 사고를 당해 장애를 앓고 살아 생을 허무하게 마감하게 된다. 이 만화를 보면서, 쿠노스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허무함과 두려움, 그리고 나 또한 아직 쿠노스키처럼 ‘이럴 리가 없는데’처럼, 미래를 막연하게 생각하고 노력하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한 사람의 인생이 이렇게 타인에 아직 살아보지 않은 미래를 타인이 값어치로 결정한다는 것은 불합리하다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주인공인 쿠노스키는 3개월 남겨두고 남은 수명, 30년을 30만 엔으로 팔아버렸다.
이제, 쿠노스키는 남은 3개월 동안 무엇을 할 것인가, 그리고 감시원으로 붙은 미야기와 함게 내 남은 수명과 해보고 싶은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리스트를 함께해 나간다. 쿠노스키는 히메노와 만나서 어릴 때 약속했던, 서로 짝을 찾지 못하면 결혼하자는 약속을 가슴 속 깊이 묻어두어왔지만, 이제서야 뒤늦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려고 한다. 하지만, 인생은 타이밍이라는 구절이 떠올랐다. 스스로 노력하고, 타인의 마음을 알아주려고 행동해야만 나에게도 돌아오는 것이 있다. 그 때를 놓치면, 그 사람에게 의지하거나 과거에 더 이상 의존적이면 안된다는 것이다. 히메노는 쿠노스키에게 도움의 편지를 보냈었다. 하지만 쿠노스키는 히메노에게 있어서 인생의 가장 힘든시기를 무시해버렸고, 이에 히메노는 쿠노스키를 예전과 같은 마음이 아닌 그에 대한 원망과 분노만을 가져버리게 되었던 것이다. 이에 느낀 점은 타인이 나를 필요로 할 때 그 사람의 힘이 되어주는 것은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이다. 누군가가 힘들 때 나를 필요로 한다는 건, 내 자신이 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일 수도 있기 때문에, 그 사람과의 인연의 끈을 놓치지 않고 곁에 있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그 3일간은
내가 보냈을 비참한 30년보다도
내가 보냈을 유익한 30일보다도
훨씬, 훨씬 더 가치가 있는
나날이 될 것이다.
자신의 수명의 가치는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다. 즉, 미래에 내가 어떻게 행동하는가에 따라 내 수명의 값어치가 결정된다. 즉, 과거가 아무리 힘들고 어려웠어도, 현재 지금 내가 그걸 딛고 일어난다면 내 수명을 돈으로 환산한 가치보다 더 훨씬 가치있는 여생을 살 수 있다는 말이다. 나에게 수명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 가치 있는 나날을 보내기 위해서는 내가 무엇을 해야할까에 대해 먹먹하게 생각하게 만드는 「수명을 팔았다. 1년에 1만엔으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