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당신이 떠날 차례 - 여기 아닌 저기를 꿈꾸는 이들에게 전하는 여행의 이유
강가희 지음 / 책밥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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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더이상 특별한 사람들이 특별한 경우 떠나는 것이 아니다. 혼자도 가고 한 둘이도 가고 패키지 여행도 간다. 일본의 어떤 여성 작가분은 패키지로 해외여행을 간단다. 여성 혼자서 여행을 가는 것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있는만큼 가는게 망설여 질수도 있는데 이분은 아예 혼자서 패키지 여행에 참가해 비용을 좀더 지불하고 방은 2인 1실을 혼자서 쓴다고 한다. 그러니 떠나고자 한다면 아예 방법이 없는건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 당신이 떠날 차례』의 저자 역시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저자는 대학을 졸업하고 자신이 원하는 방송국에서 보도국 작가로 일하던 중 어느 날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가 일에 대한 즐거움 보다는 뭔가 큰일이 일어나기를(그래야 특종을 보도하고 시청률을 높일 수 있으니) 바라는 마음을 가진다는 사실에 놀라게 되고 하고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떠나야 할때임을 깨닫게 된다.

 

그렇게 해서 친구와의 대화를 통해 여행을 계획하고 삼일절에 떠나게 된다. 이때 두 사람은 1년에 한번 둘이서 여행을 떠나기로 약속을 하기도 했단다.

 

책은 일반적인 여행기와는 조금, 아니 많이 다르다. 보통의 여행기가 어디를 어떤 방식으로 입국하고 출국하고 어디로 이동하고 어디서 무엇을 보고 먹고 자는지에 대해 여행지의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담아냈다면 이 책은 마치 자아찾기 같은 여행기다.

 

그래서 어떤 아름다운 여행기를 기대했다면 그 방향성이 달라 아쉬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히려 여행이라는 것에서 나다움, 일상을 벗어나 조금은 삶의 철학적으로 깊게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기 위한 특별한 기회를 만나고픈 사람들이라면 이 책은 분명 재미 이상으로 읽힐 것이다.

 

게다가 이 책은 어느 일정 기간을 몰아서 여행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 아니라 15년 지기인 저자가 친구와 함께 총 네 번에 걸쳐서 여행한 이야기를 한 권으로 담아낸 것이다.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 여행이라기 보다는 두 사람이 자신들이 취향에 따라, 자신들만의 스토리를 쌓아가는 이야기라 한편으로는 어디로 계속해서 이동하는 보통의 여행기에서는 부족하다 싶을 여유로움이 느껴지기도 해서 좋았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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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용기가 필요할 때 읽어야 할 빨간 머리 앤 내 삶에 힘이 되는 Practical Classics 1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깨깨 그림, 이길태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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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빨간 머리 앤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캐릭터일 것이다.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을테고 내 나이 전후인 분들에게 사랑받는 캐릭터일텐데 어릴 적 빨간 머리 앤의 애니메이션을 보고 나 역시도 사랑에 빠졌던것 같다. 몽상가처럼 비춰졌던 소녀는 그것이 비단 몽상에 그치지 않음을 몸소 보여주었다.

 

나이가 점점 들어가면서 앤이 아이 때와 같은 엉뚱함에서 벗어나 어른스러워지는 모습에 한편으로는 안타까웠고 또 그러면서 나 역시 앤과 함께 자연스레 나이를 먹어간다는 생각도 했었다. 지금까지도 작품 속 앤이 했던 말들이 회자되는 것은 어릴 때는 결코 알지 못했던 앤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지금 생각해보면 어느 철학자나 심리학자 못지 않은 깨달음을 주기 때문이다.

 

마치 삶을 통달한것 같은, 아이의 순수한 시선에서 바라 본 삶의 다양한 문제들을 너무나 간결하게 풀어주는 앤의 말들은 한편으로는 삶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위로와 힘이 되어주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빨간 머리 앤이 들어간 책은 자연스레 눈길이 가고 그런점에서 볼때 『삶의 용기가 필요할 때 읽어야 할 빨간 머리 앤』은 결코 놓칠 수 없는 책이였던것 같다.

 

책은 생각했던 것보다 두껍다. 아니, 상상이상이다. 무려 600페이지에 달한다. 근래 보기 드문 두께인데 루시 모드 몽고메리가 창작해낸 빨간 머리 앤과 깨깨 작가가 창작해낸 단발의 빨간 머리 앤과 북극곰 꼬미가 만나 들려주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기대감을 갖게 했고 책을 펼쳐보면 깨깨 작가만의 감각으로 창작해낸 그림이 곁들여져 있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다.

 

책은 전체적으로 빨간 머리 앤의 원작 흐름을 따르고 있다. 앤이 남자가 아이가 필요했던 마릴라와 매슈의 집에 잘못 보내져서 에이번리에 도착하던 그때를 시작으로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사이사이에 단발의 빨간 머리 앤과 북극곰 꼬미를 등장시켜서 총 20가지에 이르는 삶에 위로와 격려가 되는 말들을 담아내고 있다.

 

현존하는 캐릭터 중 가장 사랑하는 앤을 익숙한 이야기와 새로운 접근으로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 앤을 사랑하는 팬들에겐 또다른 감동으로 다가올 것이고 책을 읽게 된다면 충분히 만족스러울거라 생각한다.

 

참고로 이 책은 사람과나무사이에서 출간된 '내 삶에 힘이 되는 Practical Classics' 시리즈의 첫 번째 도서라고 하는데 그 첫걸음을 내가 사랑하는 앤이 열어준것 같아 기뻤고 이후로는 어떤 작품들이 앤의 응원을 이어갈지 너무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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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날의 미식 여행 - 오로지 먹으러 다니는 요리 여행가의 맛 탐닉기
정연주 지음 / 위즈플래닛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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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과 쿡방이 대중의 관심을 끈지도 몇년이 지났지만 이 두 콘텐츠는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이제는 국내를 넘어 해외로까지 가서 다양한 먹거리와 식문화를 선보이고 있는데 일반대중은 일종의 대리만족을 얻을수도 있고 여행정보를 얻어 자신들이 직접 그곳으로 여행을 갔을 때 그 맛을 경험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꾸준한 인기를 유지할것 같다.

 

그렇기에 이렇게 여행과 미식이 결합된 여행에세이 『온갖 날의 미식 여행』은 콘셉은 눈길이 갈 수 밖에 없는데 특히 이 책의 경우에는 사진 이미지가 아닌 스케치를 표현방법으로 쓰고 있어서 좋다. 뭔가 음식이 좀더 따뜻함이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어딜가나 잠자는 곳도 중요하지만 먹는 것도 중요하다. 여행의 경우에 특히나 음식이 중요한 것은 여행에 대한 추억도 달라질 수 있꼬 무엇보다도 음식을 먹고 탈이나면 남은 여행이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여행 중 먹는 음식이 아니라 아예 먹기 위해 떠난 미식 여행을 소개하고 있다. 먹지 않아서 후회한 끼니는 있어도 먹어서 후회한 끼니는 없다.는 표지의 글이 이 책의 여행 목적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과연 저자가 먹은 음식들은 뭘까 싶은 궁금증과 기대감이 책을 읽기도 전에 기분 좋은 설렘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책 속에서 펼쳐지는 음식들의 향연이란... 그야말로 놀랍다. 정말 많은 음식들도 나온다. 마치 끊임없이 음식이 나오는것 같은 고급 한정식 집의 코스요리 같은 느낌이 들 정도인데 듣도보도 못한 음식도 있고 알고 있는 음식도 있다. 

 

각 음식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게 펼쳐지는데 미식 여행이 주(main)인 만큼 여행기보다 음식 이야기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있고 마치 미식회를 보는 기분도 든다.

 

 

여기에 더욱 좋았던 점은 위와 같이 전부는 아니지만 책에 나오는 요리의 레피시를 자세히 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만약 이 책을 보고 먹고 싶어졌지만 당장 먹어보기 힘들거나 직접 만들어보고 싶어졌다 싶으면 이 부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도 좋을 것이다.

 

다양한 음식의 세계를 알게 되어서 유익했고 각각의 음식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어서도 좋았던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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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는 즐거움 - 배고픈 건 참아도 목마른 건 못 참아
마시즘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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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는 즐거움』, 이 책은 제목 그대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최근 국내에 첫 오픈한 모 커피점을 방문하기 위해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사실 이 커피점의 오픈 소식도 몰랐던 한 나로썬 그게 그렇게 대단한 일인가하는(비난이 아닌 진심으로 궁금했다) 생각도 들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는 도대체 무슨 맛이길래, 아니 다른 커피와 맛이 어떻게 다르길래 사람들이 저럴까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비단 이뿐만이 아니라더라도 한국인들의 1인 쌀 소비량은 점점 더 줄어들고 있는 반면 커피 소비량은 증가하고 있고 아마도 다른 음료들까지 포함하면 가장 많이 소비하는 음식 분야가 될 것이다.

 

당장 가까운 편의점만 가봐도 커피, 탄산음료, 과즙음료, 심지어 물과 우유 그리고 맥주도 그 종류가 다양하니 실로 엄청난 종류의 음료가 시판되고 있는 셈이다. 그렇기에 네이버와 카카오 브런치에서 그야말로 음료에 대한 모든 것을, 총망라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콘텐츠를 이렇게 책으로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음료를 좋아하는 나에겐 상당히 반가운, 그리고 그 이 상으로 궁금했던 내용이다.

 

책을 통해서 처음 만나보는 이야기인데 마치 다양한 음료에 얽힌 역사서를 읽는 기분도 들고 한편으로는 세계사를 음료라는 테마로 읽는 기분도 든다. 이 책이 아니라면 굳이 찾아보지도 않았을것 같지만 반대로 이 책을 읽었기에 이미 알고 있었던 음료들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를 읽을 수 있어서 좋았던 책이기도 하다.

 

몇 가지 흥미로운 이야기를 살펴보면 국민 1인당 맥주 소비가 가장 많은 나라는 의외로 체코란다.(난 당연히 벨기에나 독일일줄 알았다) 그런데도 맥주를 만드는 능력은 없어서 타국에서 수입을 해야했고 정말 황당하게도 1838년에는 이런 불만이 플젠에서는 골든 혁명이라 이름붙인 혁명 아닌 혁명을 불러왔고 결국 플젠의 시민들은 스스로 맥주를 만들기 위해 브루어리를 만들고 선진기술을 배우고 브루어리 마스터를 초빙하는 등의 노력 끝에 1842년 첫 맥주를 만들어내기에 이른다. 이 맥주가 바로 '필스너 우르켈', 이는 세계 맥주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라거'라고 한다.

 

대단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맛없는 맥주에 분노해 시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맥주를 만들어낸다니 말이다.

 

이외에도 요즘 인터넷에서 종종 보이는 티문화와 관련해서 영국 여성들의 티문화를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트와이닝 사의 이야기도 나오고 냉전시대 공산국가 사람들조차 가장 원했다는 코카콜라에 대한 이야기, 어쩌면 음료보다 CM송으로 유명한 오란씨가 사실은 임직원들이 이 CM송이 말도 안된다고 퇴짜를 놨다는 것이다. 그러다 윤형주 씨가 부름으로서써 광고가 히트를 쳤다고 하니 만약 이 노래가 묻혀버렸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책은 이처럼 모른다고 해도 사는데 지장없는 이야기이나 알아두면 재미있는 이야기들의 모음이다. 특히 음료라는 한 부분을 중점적으로 파고 들고 있고 아는 브랜드가 많아서인지 재미있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컨텐츠의 내용을 생각한다면 후속작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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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린느 메디치의 딸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박미경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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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시대의 왕국간(나라간)의 정략결혼은 새삼스럽지 않은 일이였다. 때로는 자국의 왕권을 보호받기 위해서라든가 아니면 강화하기 위해서일 때도 있었고 또다른 경우에는 상대국을 견제하기 위해 마치 우리나라의 상수리제도마냥 자식을 볼모로 삼는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왕권을 위해서라면 친인척 끼리도 결혼을 했을 정도니 말이다. 이 경우 보통 문제가 되는 것은 결혼 당사자간의 감정일텐데 다행히도 서로에 대해 내밀하게 알진 못하더라도 사랑까지는 아닐지라도 서로간에 호감을 갖고 예의를 갖춘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면 그래도 다행이였을거란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카트린느 메디치의 딸』은 바로 그런 시대를 반영한 작품이다. 프랑스 왕실의 마르그리트 드 발루아는 나바르의 왕인 앙리 드 나바르와 결혼식을 올린다. 이들의 결혼은 앞서 이야기 한대로 둘만의 사랑의 결실이라기 보다는 마르그리트의 어머니인 모후 카트린느 메디치가 세운 일종의 계략이다.

 

샤를르 9세의 섭정이기도 한 카트린드 메디치에게 있어서 딸은 왕권을 지키기 위한 도구로 쓰였다고 하면 지나친 표현일까? 신교도 몰아내기 위해 그 수장인 앙리마저 제거하기 위한 방편인 셈이기 때문이다.

 

이런 계략에도 불구하고 마르그리트는 모후의 편이 아니라 앙리의 편에 서고 여기에 앙리 또한 가만히 앉아서 당하고 있지만은 않음으로써 어찌보면 뻔한 구도로 이어질 수 있는 스토리는 아슬아슬함을 보여주는 중세 궁중 스릴러 형식을 띄며 독자들을 사로잡을 것이다.

 

아마도 대중에게는 『카트린느 메디치의 딸』이라는 소설보다는 영화 <여왕 마고>의 원작이라고 하는 것이 더 이해가 빠를것 같긴 하다. 비록 영화를 제대로 본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 영화의 충격적인 포스터만큼은 잊혀지질 않기 때문이다.

 

알렉상드르 뒤마의 작품 대부분이 영화로 제작된 것을 보면 그의 작품은 확실히 시대적인 배경이 도드라지나 그속에 담긴 내용은 현대적인 감각과도 뒤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번 작품 역시 상당히 흥미로웠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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