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가 붐을 일으킨 후 상당히 오랜 시간 후에 좀더 작은 하드커버 판형으로 재출간된 책이 많이 있었는데, 2015년이 된 지금, 이들도 또한 오래된 판본이라서 그런지, 많이 절판되었고, 새로운 출판사에서 다시 나오고 있다.  이 책도 그런 느낌을 받았는데, 아마도 예전에 읽은 하루키의 재즈에세이와 와다 마코토라는 작화가의 삽화를 모은 책인 것 같다.  그러니까 읽어봤고, 이미 가지고 있는 책의 다른 판본을 사들이게 된 것이다.  일부러 그런 기억은 없고, 아마도 이것 저것 주문하면서 새로운 책이려니 하고 장바구니에 담았을 것이다.  


역시 새로운 내용보다는 그저 한번 다시 재즈를 읽는다는 기분으로 가볍게 봤는데, 쳇 베이커, 글렌 밀러, 찰리 파커, 루이 암스트롱, 마일스 데이비스, 쟝고 라인하르트, 빌리 홀리데이, 엘라 피츠제럴드 정도는 나도 아는 뮤지션이고, 나머지는 잘 모르는 사람들이다.  이런 책을 갖고 있으면, 언제고 기억을 해서 중고음반가게에서 CD를 구해서 듣게 되니까, 조금씩 나의 재즈에 대한 저변도 넓어지는 것이다.  


성공한지도 한참되어 완전히 자리가 잡힌, 부동산으로 말하자면 맨하탄의 노른자위의 건물 같은 작가는 역시 대단하다.  무엇을 써도 작품이 되고, 책으로 나와 팔려 나가는 점이 말이다.  어떤 판단과 편견을 다 빼놓고, 그 자체로 그냥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번역도 할 수 있고, 강연도 하고, 마치 앞서 얘기한 서진 작가가 소박한 지방의 단층집이라면 하루키는 강남 번화가의 빌딩 같다는 생각이다.  


사실 하루키에게 젊은 시절, 그를 유명하게 만든 역작들 같은 대작을 더 이상 기대하지는 않는다. 작가도 늙어가고, 아무리 관리를 잘해도 나이에 따른 창작과 힘의 노쇠를 막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 필력이 타오르던 시절의 작품을 늦게나마 접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앞으로도 에세이든, 창작이든 열심히 그의 작품을 읽을 것이다.  큰 기대 없이, 담담하게 말이다.  


'얼음과 불의 노래'로 근래 가장 성공한 판타지 작가로 등극한 George RR Martin옹의 예전 작품들을 한 권으로 모은 책인데, 얼불노가 유명해지면서 외전겪이 되어버린 Hedge Knight, Sworn Sword, 그리고 The Mystery Knight을 모았다.  얼불노의 한글판은 워낙 문제가 많은 번역이라서 나중에 다시 정리해서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고, 영문판은 1-5권까지를 모두 하드커버로 모았고 1권을 읽다가 쉬고 있다. 워낙 얼불노의 시대에서 보면 옛날 이야기라서 겹치는 내용은 없고, 책도 동화수준으로 쉽게 쓴 이야기라서 부담없이 재미있게 읽었다.  웨스테로는 옛날부터 음모가 판치는 곳이없음을 알 수 있고, 마틴옹을 유명하게 만든 허무한, 하지만 매우 현실적인 결말도 이미 이때부터 볼 수 있었다.  워낙 얼불노가 유명해진 덕분에 아마존에서도 이 책을 다시 구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곧 다시 업데이트되어 출판될 예정이라는데, 그럼 별 수 있나, 또 사야지.  


오전에 바쁘게 일하고 잠시 쉬는데, 휴가도 제대로 못 다녀온 덕분인지, 7월은 내내 쉬다 말다를 반복하면서, 그렇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사이즈를 조금만 더 키워야 할게다.  나도 이렇게 마냥 일만 하고 살 수는 없으니까.  생활의 여유나 자유도 좋지만, 3-4개월에 한번 정도는 다 던지고 3-4일 정도 사라질 수 있어야 한다.  딱 그 정도의 staffing까지만 일단 키우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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