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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기적의 비밀 - 이스라엘은 어떻게 벤처 왕국이 됐을까?
이영선 지음 / 경향BP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이스라엘은 어떻게 벤처왕국이 됐을까?"라는 부제를 달고 있지만, 이 책은 경제 서적이라기 보다는 이스라엘에 대한 사회문화에 대한 서적으로 보는게 가까울 것 같다. 이 책의 전반은 이스라엘의 문화와 민족적 특징들을 나열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이스라엘의 벤처기업문화를 설명하고 있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스라엘의 몇 몇 문화들이 더 눈에 들어온다. 경제 발전이라는 것이 단순히 경제적 능력이나 환경이 아니라 그 사회가 가지고 있는 분위기나 문화가 좌우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기후에 따라서 각 지역의 삶의 행태나 철학들이 차이가 나는 것처럼, 사회 문화가 가지고 있는 힘이 가장 강력한 경제의 힘이 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를 좋아하지 않는다. 인상적인 "탈무드"와 유대인들이 만들어 낸 다양한 문화 상품들은 이스라엘에 좋은 감정을 만들 수도 있었겠지만, 국제 사회의 뉴스에서 접하게 되는 이스라엘과 관련된 정보는, 결코 그 나라를 좋은 시선으로 보게 만들지 않는다. 단순히 남의 나라 이야기라고 치부하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어떤 면에서는 도를 넘는 듯한 무자비함은 그들이 증오를 내뿜는 테러리스트들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 "눈에 눈, 이에는 이"라는 식의 그들의 잔인함과 폭력성이 정당화되는 국제사회의 또 다른 모순은, 국제사회에 힘의 논리가 얼마나 작용하는지 잘 보여준다.

 

이스라엘의 야만성은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을 향해 총을 난사한 사건을 비롯해, 과연 정상국가의 군인으로써 할 수 있는 행위인가 의문이들 만한 것들이 많다. 하지만, 그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국민의 분리를 위해 장벽 설치를 가로 막던 미국의 여대생을 중장비로 깔아 뭉게 죽인 사건이다. 그들의 적대국 사람이 아니라 평화운동가인 평범한 여대생을 충분히 힘으로 끌어낼 수 있었음에도 죽음으로까지 몰고 갔던 사건이다. 외교적 문제로까지 비하 될 수 있는 사건으로 기억하는데... 시간이라는 지우개 여대생의 죽음을 점점 잊게 만들어 버린다.

 

이스라엘이 가지고 있는 이런 폭력성은 어떤 면에서 이해할 수도 있다. 수 많은 적대국으로 둘러 싸여 언제든 전쟁에 노출된 국제적 현실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적 논리로 충분히 설명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방어적 폭력성이라는 것은 때론 그 한계를 쉽게 넘어 버린다. 전쟁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가 스스로에 대한 방어를 넘어서 공격적 폭력성으로 변하는 것은 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팔레스타인 어린이를 무자비 하게 총을 쏘기도 했던 그들의 모습은 두려움과 공포가 만들어 낸 잔혹한 폭력성의 형태이다. 이런 표면적인 것으로 이스라엘의 모든 것을 이해한 다는 것은 너무나 성급한 일반화 일수도 있다. 그래서 이스라엘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설명하는 이 책이 어떤 점에서는 반갑게 다가온다.

 

특히 이 책의 내용 중에 인상적인 것은 문화의 다양성이 넘치는 이스라엘의 인구구조다. 2천년의 떠돌이 생활로 인해서 같은 정서나 문화를 완전히 공유하지 못하는 다양한 지역과 국가 출신의 유대인들이 유대교라는 하나의 가치로 뭉쳐있다는 점이다. 이런 출신지역에 따른 다양성이 가지고 있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갈등을 이 책은 보여준다. 출신지역에 따른 갈등이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국가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이스라엘은 러시아출신 유대인의 힘으로 기술적 비약과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이는 경제와 생존이라는 가치가 더해지면서 필요성에 의한 것이다. 뒤집어 생각하면, 생존이라는 가치에 모든 것을 걸고 있는 이스라엘이 문화적 다양성을 어떻게 보면 많이 억누르고 있는 듯하다. 이 잠재력이 폭발할 때는 아마도 이스라엘은 더 무시무시한 국가가 되지 않을까?

 

하지만, 이스라엘은 분명한 한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변국과 팔레스타인에 대한 무관용의 원칙이 과연 얼마나 통할 수 있는 것인지 하는 것이다. 미국과 전세계의 유대인 네트워크의 힘을 바탕으로 국제관계에서 강력한 힘 발휘하고 있긴 하지만, 상대방의 분노를 자극하는 그들의 행위는 언젠가 그대로 되돌아 올 수 밖에 없다. 에이미 추아는 "제국의 미래"라는 책을 통해서, "관용"이라는 힘을 설파하고 있다. 세계를 지배했던 제국들의 힘은 단순한 힘이 아니라 "관용"이라는 가치라고. 계속해서 적을 만들고 상대방의 분노를 쌓아가게 만드는 이스라엘의 정책은 자신들의 우군들이 사라지는 순간에 힘을 잃을 수 밖에 없다. 언제까지 2차 대전 때 학살 당한 유대인에 대한 미안함 만으로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을 감싸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보여지는 이스라엘이라는 사회와 문화는 분명 지금까지는 성과를 보여왔다. 하지만 이 책이 보여지는 또 다른 내용은 분명 그 한계도 같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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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4 11: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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