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기 활동 마감 페이퍼를 작성해 주세요.
11기를 활동을 하면서 많이 게을러졌다. 한 달에 읽는 책 권 수도 줄었고, 페이퍼 작성도 깜박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근근히 리뷰의 마감 시간은 철저하게 지켰다는 것이랄까? 그런데 마감을 맞추기 위해서 읽다 보니, 몇 몇 책들은 기억에 남지 않는다. 물론 그 책들이 기대보다 못한 책들이기도 했지만. 그래서인지 몰라도 11기에서 읽었던 책들이 10기에서 읽었던 책들에 비하면 좋았다라는 인상이 덜하다. 그냥 그렇다고 표현해야 할까?
그 책들 중에 그래도 처음에 떠오르는 책은 읽으면서 뜨끔뜨끔했던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이다. 큰 거짓말은 안해도 가끔 거리낌 없이 했던 사소한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인 그 책을 통해서 내 양심의 어두운 면을 그대로 봤다고 할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래라고 스스로에게 위로의 말을 보내면서 읽었지만, 어떤 것에는 엄격한 도덕성을 요구하면서 나 자신의 사소한 불의에는 관대한 나를 되돌아 봄은 물론 부정의에 대한 사회적 구조까지 엿볼 수 있었던 인상적인 책이다.
두 번째로 떠오르는 책은 "콰이어트"다. 저자가 말하고자하는 것은 위로가 아니라 외향적 사회에서 내향적 사회의 기능성과 가능성이었지만, 내향적 사람들은 외향적 사회에서 받았던 고통에 대한 위로 같았다. 그래서 내향적인 내가 읽을 때는 커다란 위로로 처음 다가온다. 내향성과 외향성의 좋고 그름이 아니라 내향성과 외향성의 공존과 내향성의 다른 가능성을 이야기했던 이 책은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다양성의 부족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만들 뿐 아니라 내향성이라는 것이 결코 가치 없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세 번째로 떠오르는 책은 "생각에 관한 생각"이다. 다른 책들에 비해서 두꺼워서 읽는데 좀 시간이 걸렸던 책이지만, 11기에서 읽었던 책들 중에서 가장 좋았던 책 중에 하나다. 인간의 생각에 체계에 대한 분석과 설명은 우리가 스스로에게 가지고 있는 착각 즉 자유의지에 대한 것들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즉 인간의 사고라는 것이 스스로 이성적이고 논리적이려고 한다고 해도, 감성적이고 직관적인 사고가 작동하기도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현실을 보면 우리가 인간으로써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가진 사고의 한계 즉 객관적인 사고력이 언제나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만든다.
네 번째로 떠오르는 책은 "가난한 사람들이 더 합리적이다."다. 기존 경제학적 논리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의 경제적 사고를 분석한 책으로 단순히 옳고 그름을 떠나서 역지사지의 관점으로 가난한 사람들의 경제적 논리를 추적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책이다. 틀리다가 아니라 다르다는 관점으로 접근함으로써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던 계층에 대한 학문적 접근을 통해서 경제학으로 새롭게 접근하는 참신함을 엿볼 수 있었던 책이다.
이 책들 중에서 올 해가 가기 전에 시간이 나면 다시 읽어보고 다른 이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으로 "생각에 관한 생각"이다. 리뷰 마감에 쫓겨서 빠르게 읽어서 그런지 책에 대한 좋은 느낌은 머릿속에 남아 있는데, 책에 포함된 내용은 머리 속 지우개가 완전히 지워버렸다. 아마 11기 활동을 하면서 게으러져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