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스완에 대비하라]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블랙스완에 대비하라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지음, 김현구 옮김, 남상구 감수 / 동녘사이언스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미국발 경제 위기가 발생 했을 때, 그 원인을 분석하는 다양한 의견 중에서 "블랙스완"이라는 말로 설명하려는 사람들이 있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예상하지 못했던 급작스러운 위기다 보니 검은 백조의 출현과 같이 기존의 통념을 뒤엎는 예측할 수 없는 일이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인간의 탐욕이 어우러져서 탄생한 다양한 금융 기법과 그것을 감시해야 될 정책 당국의 책임을 외면하고, 자신들의 예측 실패와 위기가 없다고 주장했던 과거를 단순하게 감추려는 행위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경제 위기를 미리 경고 했던 경제학자 루비니 교수는 자신의 저서 "위기의 경제학"을 통해서 경제 위기의 원인을 단순히 "블랙스완"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비판했다.

 루비니 교수는 그 책을 통해서 자신이 모든 위기를 예측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자신도 다른 사람이 분석한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번 위기를 예측 했을 뿐이라고 겸손하게 말한다. 결국 미국발 경제 위기는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하는 영역에서 발생한 사건이 아니라는 것이다. 리먼 브라더스가 망하기 직전까지 그곳에서 일했던 로렌스 G 맥도널드가 쓴 책 "상식의 실패"라는 책은 더 노골적으로 붕괴할 수 밖에 없었던 현실을 보여준다. 금융 위기의 핵심에 있던 리먼의 붕괴를 집중해서 보여주는 책이긴 하지만, 리먼이라는 회사의 붕괴 과정은 미국발 경제 위기의 과정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책의 저자나 같이 일하던 다른 팀원들은 리먼의 투자방식에 대해서 이미 많은 경고를 하고 있었고, 그것을 무시한 경영진의 판단에 대해서 강하게 질책한다.

 결국 "블랙스완"이라는 말로 모든 문제를 해석하려는 것은 원인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책임 당사자의 책임마저도 묻지 않는 형태가 된다. 그런 해석이 조금은 난무하는 경향이 높은데, 그렇게 해석하는 사람들 당사자들이 위기를 예측하지 못하고, 거품을 옹해 했던 과거의 잘못된 분석에 대해서 반성하지 않고 단순히 변명하려는 행태일 뿐이다. 경제 위기가 발생하기 전에 "블랙스완"을 말했던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는 자신의 생각과 주장이 이런 식으로 오용되는 것에 불편한 심기를 느꼈나 보다. 그는 이 책의 첫 부분부터 미국발 경제 위기는 "블랙스완"이 아니라는 그의 강연 내용으로 시작한다. 그 강연을 통해서 그는 블랙스완에 대해서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사건, 대단한 파급효과가 큰 사건, 그 사건이 있고나서야 그것이 불가피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 책을 통해서 이전 책 "블랙스완"을 통해서 나타났던 많은 논쟁들과 비판들에 대해서 그런 식으로 자신의 의견을 덧붙이고 있다. 스스로 에세이라고 이 책에 대해서 말하고 있지만, 전작에 대한 보충 또는 부가 설명하는 책이라는게 더 어울리는 설명이지 않을까? 그러다 보니, 이전 책을 읽지 않으면 조금은 이해하기 힘든 내용들이 나온다. 책의 내용이 연결되어서 자신의 생각들을 보충 설명하고 있는데, 전작의 책도 어려워서 조금 이해하지 못하는 나 같은 사람들은 완벽히 이해하지 못한 내용의 연속이라 조금은 어려운 면이 있다. 나심의 주장이 단순하게 경제적인 것이 아니라 통계학은 물론 철학적 이야기까지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나심의 주장은 인류과 발전하고 추구해왔던 방향과는 반대로 향하고 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불확실성에 대해서 심각한 거부감을 느낀다. 그래서 과학이나 수학의 발전은 이런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서 발전해 왔다. 미지의 세계를 탐색하는 것도 불확실한 세계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것이고, 과학의 발전이라는 것도 인간이 아직까지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를 탐색하는 과정이었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인간은 언제부터인가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것이 없다는 자만을 했던 것은 아닐까? 나심의 주장은 인간의 자만에 대해서 날카롭게 비판하는 경향이 크다.

 "블랙스완"이라는 것은 결국 인간이 예측할 수 없는 영역에서 일어난 사건을 뜻하는 것이고, 반대로 말하면 인간이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이 가진 지식의 한계 내에서라는 것이 된다. 자신이 아는 것에 대해서 스스로 확신에 찬 믿음을 가지는 경향을 가진 사람들이 끊임없이 예측에 틀리면서도 계속 예측을 하는 것도 바로 가진 지식의 한계 때문이다. 나심은 이런 인간의 한계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블랙스완"에 대해서 말했으며, 이번 책을 통해서 "블랙스완"에 대비하라고 말한다. 일본의 대지진과 같은 예측하지 못하면서도 거대한 충격을 사건들이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