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스 옹의 마지막 책.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를 읽으며, 지금껏 읽어본 알아들어먹을 수 없는 글 중에 가장 아름다운 글, 이란 생각을 했더랬다. 신경학 용언지 뭔지가 넘쳐나고 전두엽의 어떤 부분이 괴상하게 기능해서 무슨 인지 과정의 신경 뭐시기와 연관된 지속적인 오류가 발생했고, 같은 꽤 전문적인 설명이 넘쳐남에도 그 저변을 흐르는 대상을 향한 인간적 따뜻함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흔치않은 글이란 기억이 그 따스한 느낌과 함께 기분좋게 내 안에 남아있다.
이제 두 번 다시 그의 신작을 마주칠 기회가 없을 거라 생각하니 왠지 모르게 가슴 한 구석이 바늘로 쿡 찔리는 느낌이 다. 부디 편안히 잠드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