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전 출간된 책이라 고증도 20년전, 혹은 그보다 오래전. 예를 들어 피라미드는 노예들이 지었다.와 같은. 피라미드를 건조한 이들이 자발적이었고 부유하다는 증거가 2003년 이집트 최고박물위원회의 발굴로 확보되었으니 이전에 제작된 책들에 반영되기는 어려웠겠지.

재밌는 건 이 설이 이미 1560년 스웨덴의 시계수리공인 브루크에 의해 제기되었는데, 그 논거랄 게 실증적인 뭘 쥐고 있었던 게 아니었다는 점이다.

그는 시계 하나 만드는데도 이렇게 정성스런 작업과 집중도와 숙련된 기술이 필요로 하는데, 시계보다 몇천배는 큰 피라미드의 돌들이 틈하나 없이 방위와 위치의 정확도를 유지하고 심미적 아름다움을 획득하려면, 나태하고 마지못해 일하는 노예들을 이용해서는 도저히 만들 수 없었을 것이라는 주장을 편 것이다. 자신의 직업적 경험을 바탕으로 유추하고 일반화한 셈. 그래서 당대에는 비웃음 거리가 되었다고.

그는 당시에 교회의 면죄부 판매를 비판하다 망명을 하게 되었는데, 사회적 압박에 쉽게 굴복하는 사람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당대에 많은 사람이 옳다고 믿는 일, 역사적 사실이나 가치에 대해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고 손을 드는 일은 어느 시대나 핍박의 대상이었으며, 그럼에도 그러므로 꼭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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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다. 시침뚝뗀 농담같은 이야기들. 하지만 인생이랑 너무 닮아 있어서 읽다보면 쓴웃음이 나고 드문드문 슬퍼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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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스 옹의 마지막 책.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를 읽으며, 지금껏 읽어본 알아들어먹을 수 없는 글 중에 가장 아름다운 글, 이란 생각을 했더랬다. 신경학 용언지 뭔지가 넘쳐나고 전두엽의 어떤 부분이 괴상하게 기능해서 무슨 인지 과정의 신경 뭐시기와 연관된 지속적인 오류가 발생했고, 같은 꽤 전문적인 설명이 넘쳐남에도 그 저변을 흐르는 대상을 향한 인간적 따뜻함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흔치않은 글이란 기억이 그 따스한 느낌과 함께 기분좋게 내 안에 남아있다.

이제 두 번 다시 그의 신작을 마주칠 기회가 없을 거라 생각하니 왠지 모르게 가슴 한 구석이 바늘로 쿡 찔리는 느낌이 다. 부디 편안히 잠드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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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기로 보니 썩 재밌을것 같진 않다. 피터슨의 의미의 지도와 겹치는 부분이 있는 듯 한데 주젤 풀어가는 결은 꽤 다른 것 같다. 융이 개척한 이 길에 피터슨이 수작업으로 아스팔트를 깔고 있으나 후발 업체는 보이지 않는다. 횡단보도도 그리고 신호등도 달아야 유동 인구가 생길텐데..

도덕이 진화의 산물일 거란 가정은 별로 새롭지 않아 보인다. 뭔들 아니겠나. 문제는 그 도덕을 우리가 어떤 식으로 구현하고 있느냐 일텐데 그에 대한 고민이 있는지는 책을 읽어봐야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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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유도교본
이노우에 고세이 지음, 이용택 옮김 / 삼호미디어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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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유도‘의 교본이 아니라 새교과서라는 뜻이었네. 주짓수랑 유도를 결합한 신유도 쯤 되는가 싶었다.

가드와 가드 패스를 제외하면 서브미션이나 사이드 마운트, 곁누르기는 원래도 유도에 있던 기술이었네. 도장에도 유도인들이 몇 사람 있다. 그분들 말로는 유도와 주짓수는 중심이 달라서 헷갈린단다. 뭔소린지 모르겠으나 헷갈릴 거리가 아예 없으니 잘된 일인 거 같다.

스탠딩에서 메치기로 상대를 넘기는 걸 한 번 봤는데 소리가 굉장했다. 갈비뼈 몇 개쯤 부러질 듯. 당분간 스탠딩은 꿈도 꾸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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