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가 인격이다 - 당신의 품격을 좌우하는 단어 활용 기술
배상복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부제 - 당신의 품격을 좌우하는 단어 활용 기술

  저자 - 배상복







  우리 옛 속담에는 ‘말’과 관련된 것들이 꽤 있다. 지금 당장 생각나는 것만으로도, ‘말로 흥한 자 말로 망한다.’라든지 ‘말 한 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 또는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등이 있다. 그리고 귀가 두 개이고 입이 하나인 이유는 많이 듣고 적게 말하라는 의미라는 얘기도 있고 말이다. 관련된 명언이나 속담이 한두 개가 아닐 정도로, 말하는 것에 대해 예전부터 조심하고 신중하라고 강조를 해왔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것을. 그래서 몇 백 년 전부터 조심하고 신중하고 또 주의하라고 귀에 딱지가 생길 정도로 들어왔지만, 여전히 말 때문에 오해하고 다투고 상처받고 있다.



  똑같은 의미의 말을 해도 어떤 사람은 참 고급스럽다는 느낌을 주는 단어를 쓰는가 하면, 누구는 참 저열하다는 느낌을 풍기는 어휘를 사용한다. 예를 들어 기분이 안 좋다는 말을 할 때, 누구는 ‘속상해, 기분 나빠.’라는 무난한 말을 하기도 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아, 기분 존나 구려.’라는 듣는 사람이 눈살을 찌푸릴 말을 내뱉기도 한다. 이왕 말을 할 거면, 나를 돋보이게 하는 단어를 사용하는 게 좋지 않을까?



  이 책은 가능하면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주의하면 좋을 단어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차별적인 의미를 갖고 있거나 어원을 알면 낯 뜨거워지는 단어, 직장 생활에서 무심코 실수하기 쉬운 단어, 그리고 SNS에서 흔히 틀리기 쉬운 단어들을 알려준다. 읽으면서 어쩐지 부끄럽기도 하고, ‘이런 말까지?’라고 놀라기도 했다. 그 정도로 나 역시 옳지 않은 언어생활을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저승에서 세종대왕과 집현전 학사들이 이렇게 사용되라고 한글을 만들었나 자괴감을 느끼고 있을 것 같다.



  제일 많이 뜨끔했던 대목은 『1장 차별에 관한 단어들』에서였다. 최근 들어 그런 쪽에 관심이 많아 나름 고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에서 나온 단어들을 보니 아직까지 멀었다. ‘촌스럽다’라는 말이 차별적인 단어였다니, 헐…….



  그리고 다시 읽어봐도 잘 모르겠는 건, 『5장 상황에 따라 바꿔써야하는 단어』였다. 원래 단어도 제대로 못 쓰는데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니! ‘한글 너무 어려워요!’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계발’이나 ‘개발’의 차이, ‘되요’와 ‘돼요’의 옳은 사용법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음, 잘못해서 틀리느니 비슷한 뜻을 가진 다른 단어로 바꿔 쓸까? 아, 그래서 어휘를 많이 알고 있으라는 거구나!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너무 억지스러운 게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녀’라는 단어에 대해서 얘기할 때였다. 이미 너무 익숙하게 사용되고 있고, 대체할만한 마땅한 말이 없으니 그냥 사용해도 되지 않을까?



  공감된 부분은 아주 많지만, 그 중에서 몇 개를 골라보자면 ‘~같아요’와 ‘너가’,와 ‘니가’의 지적은 무척 공감했다. 요즘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너가’라든지 ‘니가’라고 쓰는데, 바로 잡아줘야 한다. 드라마나 노래 가사에서 저런 식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저 표현이 맞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같아요.’라는 말도 너무 싫다. 좋으면 좋은 거지, 좋은 것 같은 건 뭐람? 오늘부터 나라도 올바른 단어를 사용하도록 노력해야겠다.



  한 번 읽고 휙 책장에 꽂아만 두기엔 너무 아까운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1)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인 것 같아요.”와 같은 이도저도 아닌 어법에 대해
    from 마음―몸―시공간 Mind―Body―Spacetime 2017-04-17 17:53 
    “~인 것 같아요.” 같은 경우, 저도 처음에는 좀 부정적으로 생각했었는데요. 이제는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대체로 저 표현에 대한 비판자들의 견해는 다음과 같다고 봅니다. ① 표현 주체의 생각이 무엇인지 분명하지 않다. ② 자기 의견을 정확하고 분명하게 밝히지 않고 얼버무리는 어법은 역비판을 두려워해 그 비판의 화살을 피하기 위한 책략적 언술이 반영된 것이다. ③ 즉 명확한 자기 의견 제시에 뒤따르는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교묘한 언술 행위다. ④ 줏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