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니발 - 카르타고 3부작 1부
로스 레키 지음, 이창식.정경옥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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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대한 역사적 인물들은 자의든 시대적 흐름에 의해서든 역사라는 큰 길에 이정표를 새긴 사람들이다. 대표적인 인물로 로마의 율리우스 카이사르.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인물인데 카이사르라는 그의 이름이 유럽에서 왕을 나타내는 대명사로 쓸 정도로 유럽사에서 중요한 인물이다. 카이사르는 남들보다 두수, 세수 정도 앞을 내다보고 행동에 옮긴다. 아무도 갈리아에 대한 위험을 내다보지 못할 때 혼자서 갈리아지역에서 7년이나 전쟁을 벌인다. 뿐만 아니라 로마가 커지면서 더 이상 공화정으로는 존속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왕정으로의 회귀를 꾀한 인물이다. 이 때문에 그는 브루투스 너마저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고 숨진다.

 

그에 반해 그리스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그리스통일과 페르시아와의 끊임없는 전쟁의 마침표를 찍기 위해 동아시아로 진출한 케이스다. ,서양 문화의 화합을 의도적으로 꿈꾸며 헬레니즘문화를 이루려는 목적으로 동방으로 진출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가 살았던 시대가, 그의 운명이 그렇게 이끌었다 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덕분에 동서양 문화의 화합을 이룰 수 있었다.

 

그럼 한니발은? 분명 위대한 인물이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아무도 알프스 산을 군대를 이끌고 그것도 겨울에 넘을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해 냈다. 정해진 소수의 병력만을 그것도 용병으로 구성된 군대를 이끌고 17년이라는 세월을 적지에서 보내면서 거의 모든 전투에서 승리했다. 하지만 그는 역사라는 큰 줄기에 생채기정도만 낸 케이스다. 만약 그가 로마의 멸망이라는 목표를 넘어서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면? 그리고 카르타고을 움직일 수 있는 정치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지금의 카이사르라는 명칭은 한니발로 바뀌어 있을 것이다. 누군가 말한 것처럼 그는 전투에서는 승리했지만 전쟁에서는 패배했다. 그렇더라도 그가 위대한 전략가이자 전술가라는 사실. 그 덕분에 지금의 로마가 가능했다는 사실에 의심을 품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로스 레키의 카르타고 시리즈는 위대한 명장 한니발로 시작한다. 그의 일대기를 다루고 있는 소설이다. 소설이라 그의 책에서는 한니발의 방황과 사랑 그리고 복수에 대한 묘사가 잘 되어 있는데 반해 전투에 대한 묘사가 부족한 편이다. 이 책과 같이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포에니 전쟁)을 함께 본다면 더 사실감 넘치는 전투장면을 경험할 수 있다.

한니발은 어떻게 용병이라는 특수집단을 이끌고 17년이라는 세월을 그것도 적지에서 싸울 수 있었을까? 그의 타고난 능력을 7개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1. 정보의 중요성: 지금은 누구나 정보에 목말라 있지만 고대에는 정보가 그렇게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았다. 한니발은 정보에 굶주려 있었다. 전투는 항상 자신이 정확한 지리적 정보를 습득한 곳까지 로마인들을 이끌고 가서 전투를 벌였다. 또한 그 전에 상대방의 장수가 누구인지, 어떤 성격의 인물인지도 파악했다.

 

2. 동고동락: 그에게 군사들은 가족이다. 같은 환경에서 생활하고 같은 것을 먹고 생활하는 동안 위계적인 수직적인 인간관계에서 마음을 주고받는 수평적인 관계를 이루었다. 돈에 움직이는 용병들을 마음으로 움직이는 인간적인 매력을 가진 인물이다.

 

3. 언변: 서양전투장면을 보면 전투에 임하기 전에 언제나 장수가 병사들 앞에서 연설을 한다. 군사들의 분열조짐이 보이면 그들은 군사들을 모아두고 연설은 한다. 카이사르가 그랬고 한니발이 그렇다. 말의 힘을 아는 한니발은 말과 행동으로 병사들의 용기를 북돋우고 꺼져가는 전투를 불태우게 하며 반감을 믿음으로 승화시킨다.

 

4. 창의적 사고: 한니발은 항상 연구하는 학자의 자세를 가지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전쟁을 승리로 이끌지, 군대를 어떻게 배치하고 어떻게 변화시킬지 항상 고민한다. 기병이 지닌 기술은 말이 전속력으로 달릴 때 허벅지에 몸무게를 싣고 일어서서 창을 던지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고 나면 공격력을 완전히 잃은 채 창을 가지러 진영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기병과 말은 갑옷도 입지 않고 슬링이나 활 중 한가지와 작은 방패를 지니고 다녔다. 나는 그런 것을 그대로 사용하되 목표물을 적중시키는 기술을 더욱 연마시켰다. p.132”, “기병의 창은 너무 짧으면 보병의 창과 겨룰 수 없고 너무 길면 말의 기동성에 영향을 준다. 또 병사들이 서로 밀착된 상황에서는 걸리적거린다. 마지막으로, 진짜 보병의 방패만큼 크진 않더라도 방패를 더 크게 만들 필요가 있었다. 우리는 실험을 해 보았다... p136-137” 인간은 성공한 방법에 안주하며 변화를 두려워하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한니발은 아버지의 성공의 공식을 과감히 부수고 변화시켜 자신만의 군대를 만들었다.

 

5. 전체를 볼 수 있는 눈: 전투 중에는 앞의 사람, 나와 싸우고 있는 사람밖에 볼 수 없다. 전투의 향방이 어떻게 될지 그리고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알 수 없다. 한니발을 전투의 시작부터 끝나는 시점까지 전체를 다 보고 자신의 시야 안에 전투장면들을 끌어들었다. 상대방의 전투배치에서 움직임 하나하나, 거기에 대한 아군의 대응 등 언제나 머릿속에 전체 지도가 들어있었다.

 

6. 훈련: 에디슨의 유명한 말 “99%의 노력과 1%을 가장 잘 실현한 이가 한니발이다

 

7. 자신에 대한 확신: 마지막으로 자신감이다. 변화는 당연히 주위의 만발과 저항을 불러온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인간은 이전의 안전한 길을 가려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에 대한 믿음과 확신만이 이런 위기에 능숙하게 대처하고 변화를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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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의 시선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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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심리적 방황과 고뇌를 섬세한 터치로 잘 살려내는 그의 글이 좋다. 이번책은 소설가로서의 조정래가 아닌 인간 조정래의 생각과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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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쯤 철학을 생각한다 - 길가메시에서 하버마스까지 흐름을 꿰는 서양 철학사
남경태 지음 / 휴머니스트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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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이라는 과목은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소재를 다루다 보니 어렵고 재미없다. 쉽게 접근하기가 어렵고 쉽게 읽히지가 않는다. 심지어는 내가 읽고 있는 말이 국어인지 의심이 들 때도 있다. 역사와 철학파트는 꼭 읽어보자고 나름 결심했다. 역사는 옛날이다 보니 재미도 있고 이래저래 주워들은 배경지식도 있어서 철학파트보다는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철학은 읽으려고 마음은 많이 먹고 책도 몇 권 사두었지만 역시나 손이 쉽사리 가지 않는다. 하지만 더 미루어 두면 안 될 것 같아서 몇 년 전에 읽었던 철학사 전반에 관련된 책을 집어 들었다. 두껍고 역시나 어렵지만, 처음 읽었을 때 정리한 둔걸 같이 보면서 읽으니 그나마 읽을 만 했다. 무엇보다 처음 읽을 때보다 책의 깊이를 조금이나마 더 느낄 수 있었다.

 

  철학을 크게 세부분으로 구분한다. 첫 번째는 세상은 어떻게 이루어져 있나? 이를 작자는 세계론이라고 명한다. 여기에 등장하는 각 철학자들은 세상의 기본원소로 물, 원자 공기 등을 제시한다. 여기에 철학의 두 거장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등장한다. 플라톤은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진짜 세상의 붕어빵과 같은 존재라고 한다. , 현실이 진짜가 아니라 이데아라는 진짜 세상이 따로 존재한다고 믿었다. 반면에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데아는 없다. 현실은 사물, 사물=형상(사물의 본질) + 질료(사물의 재료)’로 이루어져 있다고 주장한다.

두  번째는 인간론이다. 그럼 인간은 어떻게 존재하는가?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권력의 권위와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밀라노 칙령에서 기독교를 공식적으로 인정한다. 이로서 신이라는 존재가 등장하게 된다. 로마의 위기와 중세에 해당하는 이 시기동안 철학자들은 신앙과 인간의 자유의지(이성)사이에서 고뇌하고 싸운다. 다시 말해 보편자와 개별자의 문제였다. 플라톤의 이데아론을 이어받은 보편자(신앙)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이성을 이어받은 개별자(이성)간의 끝없는 싸움이었다. 여기서 아우구스티누스, 요하네스 그리고 토마스 아퀴나스 등의 철학자들이 등장한다.

 

  세 번째는 인식론이다. 지리상의 발견과 르네상스 그리고 종교개혁을 통해 신앙이 약해지고 철학에서 이성이 승리자가 된다. 과학에 대한 관심의 증가로 인간외부의 세상에 대한 관심은 과학이 인간 자체에 대한 관심은 철학이 떠맡게 된다. 다시 말해 인간은 어떻게 세상을 인식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철학이 제시한다. 데카르트의 방법적 회의론에 의해 등장하는 유명한 말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 한다. (코기토)”로 인식의 방법으로 이성이라는 주제를 던져준다. 이후에 부터는 인식의 주체가 이성을 중심으로 한 합리론이냐 감각을 중시하는 경험론이냐의 싸움이다. 데카르트, 라이프니츠, 버클리 등이 합리론에 속하며, 홉스, 로크, 흄 등은 경험론에 속한다. 특히, 홉스는 자연에는 오직 물체만으로 가득한다. 인간도 그 중에 하나로 생존을 위해 자연 상태에서 스스로의 권리를 추구할 권리(자연권)가 있다고 했다. 따라서 자연은 인간에게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으로 이어지는 격투장이다. 이를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이성이다. 하지만 권력이 없는 이성은 아무 쓸모가 없다. 따라서 자연권의 일부를 포기하기로 계약하고 만들어진 것이 결국 국가권력이다. 여기서 사회계약론의 개념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합리론과 경험론의 대립에 종지부를 찍은 이가 칸트이다. 그에 의하면 인식=감성(감각자료)+ 오성(감각자료에 개념을 부여)으로 이루어진다. 이런 인식방법은 인간에게 이미 내재되어 있다고 하여 선천적 종합판단(선험적 지식, 순수이성)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순수이성으로도 인식할 수 없는 본체 혹은 물자체 라는 존재가 있다. “우리는 근본적이고 궁극적인 실재가 존재한다는 것은 알 수 있지만, 그것에 접근할 수는 없다. 우리 인간은 정신에 드러난 감각자료, 즉 현상만을 가지고 인식의 내용을 구성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칸트는 우리의 인식이 현상계에만 국한된다고 말한다.p.395” 이후의 철학의 흐름은 칸트에 물자체에 대한 반박으로 진행된다. 피히테는 절대자아, 헤겔은 절대정신, 쇼펜하우어는 의지로 물자체를 정의한다.

 

  데카르트이후 이성이 철학의 중심에 자리 잡게 된다. 20세기 들어 일어나 두 차례의 세계전쟁은 과연 인간은 이성적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이성의 위치를 구석으로 몰아붙이게 된다. 이에 언어가 철학의 새로운 자리를 차지한다. 분석철학, 현상학, 그리고 구조주의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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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력 - 무엇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사이토 다카시 지음, 황선종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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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면서 보관할 장소가 없던 정보들이 작은 칩에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게 되었다. 그에 따라 정보는 다시 방대한 양으로 늘어난다. 넘쳐나는 정보의 쉬운 접근성은 점점 아날로그의 종식을, 그리고 디지털의 붐을 일으키고 있다. 다시 말해 종이로 만들어진 신문, 책 등이 사라지고 있다. 사람들은 점점 가상의 세상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활자가 좋다. 가지고 다니기에 불편함이 있을 수 있지만 오로지 나만의 세상에 빠지게 해 주는 것은 종이로 된 활자가 최고다. 책장을 넘길 때 손의 촉감과 한 장 한 장 만질 때마다 손때를 묻어가는 활자 등은 디지털로는 경험하지 못하는 따뜻함과 생명력을 느끼게 해 준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종이 맛을 알고 나서는 손이 닿는 거리에 항상 책을 두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독서는 아날로그든지 디지털이든 독자의 성향의 차이이다. 중요한 것은 글과의 접촉이다. 그럼 왜 독서를 해야 할까? 재미를 위해 지식을 쌓기 위해서? 많은 이유가 있지만 총 3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응축. 응축이란 내용들이 한 곳에 집중되어 쌓여가는 현상을 이야기한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한 사람의 수십 년간의 노력의 산물을 단 몇 시간 만에 접할 수 있고 대화할 수 있고 소화할 수 있다. 나이와 시대를 아우르는 지식에서 그 시대만의 독특한 지식에 이르기까지 폭과 깊이도 다양하다. 이런 책의 풍부한 내용들은 알게 모르게 조금씩 우리에게 응축되어 내공을 키운다. 응축으로 쌓여가던 지식은 어느 순간 폭발을 하게 된다.

 

  둘째는 폭발. 여기서 폭발이란 내재되어 있는 것들이 밖으로 터져 나옴을 말한다. 김용의 무협지 영웅문의 주인공 곽정은 자신도 모르게 쌓여가던 내공이 갑자기 폭발하는 것을 보고는 자신도 놀란다. 책도 마찬가지이다. 응축으로 내재된 내공은 내부의 변화를 일으키면서 점차 외부로 그 변화가 드러나게 된다. 독서의 경우에는 생각의 폭이 넓어지고 정보처리능력이 빨라진다. 상대방의 감정과 숨은 뜻을 빠르게 캐치할 수 있어서 의사소통능력 또한 좋아진다. 결국 독서는 사람을 변화시킨다. 하루에 한 권을 책을 읽자고 이야기하는 이지승과 독서력을 쓴 사이토 다카시같은 사람이 독서의 폭발에 대한 좋은 예인 것 같다.

 

  셋째, 전염성. 독서를 통해 습득한 지식이 사람과의 교류를 통해 전달되고 그 지식은 상대방에게 호기심을 불러 일으켜 책과 가까이 하게 만든다. 이는 다시 내적 응축을 통해 변화를 일으킨다. 그리고 다시 전염되어 어느 순간에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한 명이 두 명이 두 명이 수천 명 그리고 한 나라 전체를 변화 시킨다.

 

  책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책은 다양한 사람들의 취향을 충분히 충족시켜줄 수 있으며 책은 재미까지 있다. 책은 읽지 말아야 할 이유를 한 가지라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런 이유만으로도 책을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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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나 - 왕을 만든 사람들 그들을 읽는 열한 가지 코드
이덕일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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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성공을 갈망한다. 태어날 때부터 인간이 그런 유전자를 타고나는지는 모르겠으나 성공이라는 단어를 빼고는 인간의 역사를 논할 수는 없다. 성공을 바라는 인간의 마음을 유혹하는 근사한 기사나 광고들이 우리의 현실세계 뿐만 아니라 가상세계도 점령하고 있다. 삼성 현대 등과 같은 대기업에서부터 정계를 뒤흔드는 이들의 자서전에 이르기까지 이것이 우리가 그들의 이야기에 굶주려 있는 이유이다. 그런데, 꼭 현대의 유명 인사들에게서 성공유전자를 찾을 필요가 있을까? 조선의 왕을 만든 이들의 유전자를 파악하는 것이 더 성공에 근접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이덕일의 왕을 만든 사람들, 그들을 읽는 열한 가지 코드, 왕과 나라는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세상을 움직일 수 있는 11가지 코드를 제시하고 있다.

 

1. 어젠다 : 말 그대로 모여서 서로 의논할 사항이나 주제를 말한다. 인간세상은 포물선과 같다. 최저점에서 최고점에 이르는 동안에는 누구나 주의, 경계를 하지만 막상 정점에 도달하면 나태해지고 주위를 둘러볼 줄 모르게 된다. 이 때 시기적절한 어젠다의 제시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삼국 중 가장 늦게 한 나라를 이룬 신라가 삼국을 통일을 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김유신과 김춘추의 올바른 어젠다 제시 덕분이다. 김춘추와 김유신처럼 새로운 어젠다를 제시하고, 그런 어젠다에 사회의 동의를 받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새로운 주도세력이 나타날 때 밝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P .48”

 

2. 헌신: 누구나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누구나 주인공이 되어버리면 그 사회는 제대로 굴러갈 수 없다. 이게 조연이 필요한 이유이다. 주인공이 강한 리더쉽과 인덕을 갖추어야 한다면 그를 따르고 보좌해주는 이들에게는 강한 믿음과 헌신이 필요하다. 왕건의 4군신 신숭겸 배현경 복지겸 홍유가 지금까지 존경받는 이유이다.

 

3. 시야: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것이 인생사라고들 한다. 지금 당장의 현실도 벅차고 힘든데 현실 그 너머를 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그 너머를 바라볼 수 있는 시야를 가진다면 성공이라는 과실에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가는 것이다. 소서노는 기존의 기득권에 안주해 현실을 바라보지 않았다. 그녀는 망명객 주몽에게 명분과 실력이 있음을 알고 과감하게 그를 왕으로 만들었으며, 고구려를 건국했다. 그러나 북부여에서 온 유리가 주몽의 자리를 이어 받자, 자신의 지분을 요구하며 싸우는 대신 새로운 나라를 세우는 길을 택했다. 이 때 장남 비류가 아닌 차남 온조를 왕으로 선택한 것도 소서노다운 선택이었다. P.98-99”

 

4. 사상: 현대는 철학이 없다. 자신이 속해 있는 직업에 대한 직업관, 인생을 어떻게 살지에 대한 인생관 등 삶의 네비게이션과도 같은 철학의 부재가 심각하다. 철학은 곧 사상가 일맥상통하다고 생각한다. 앞에서 누구나 성공하고 싶어 한다고 했다. 하지만 성공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개개인의 사상에 따라 그 개념이 달라진다. 당연히 성공하기 전에 거기에 대한 생각의 확립이 더 중요하다. 역사에서도 사상가 한 명의 등장이 천하의 운명을 바꾼다. 역사를 바꾸는 사상가들은 스스로 낮은 곳에 처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가 낮은 자들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혁명의 씨앗이 잉태되고, 그 사상을 실천에 옮길 때 혁명의 꽃이 핀다. p.102”

 

5. 시운: 시대나 그 때의 운수를 말한다. 뛰어난 재주를 타고나더라도 시대적 환경이 도와주지 않는다면 다 부질없는 것이다. 자신의 능력은 기본이고, 군주를 잘 만나야 하는 시운도 따라줘야 한다. p.138”

 

6. 정책: 앞에서 이야기한 사상이 구체적인 형태로 반영된 것이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성공에 대한 생각이 잡혔다면 구체적인 방법이 제시되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정책이다. 인조~효종때까지 벼슬을 했던 김육이 대동법이라는 구체적인 정책을 통한 조선의 변화를 꾀하였던 것처럼 말이다.

 

7. 기상: 사람의 타고난 기개나 마음씨, 또는 그것이 겉으로 드러난 모양을 나타낸다. 사상과 정책의 확립은 곧 실행으로 옮겨져야 한다. 흔들리고 비틀거리며 달려갈 인생의 길에서 기상은 굳건히 움직일 수 있는 힘이며 에너지이다.

 

8. 악역: 누구나 착한 모습의 나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성공하고 싶은가. 이루고자 하는 목적이 있는가. 그럼 악역을 자처해야 될 때도 있다. 조직이나 나라, 시대에는 악역이 필요하다. 악역을 요구하는데 선역만을 고집하면 한 개인의 몸은 더럽히지 않을지 모르지만 전체 사회는 큰 고통을 겪게 된다. 악역을 수행한다고 해서 악인이 아니다. 때로는 시대가 부여한 악역의 길을 묵묵히 걸어간 사람이 나라를 위해서 더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도 있다. p.238”

 

9. 실력: 천민 출신의 박자청이 태종~세종에서 1품의 신분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군사와 토목건축 방면의 전문적 기술이다. 거기에 시운이 더해진 경우이다. 사상+정책+시야+기상이 전문적인 기술과 지식, 즉 실력과 합해질 때 성공이 보인다.

 

10. 맹목: 이성을 잃어 적절한 분별이나 판단을 못하는 일. 사상과 정책와 같은 뚜렷한 잣대 없이 맹목적으로 성공만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 인수대비(성종의 어머니이자 연산군의 할머니)는 권력을 잡는 것에만 몰두했지 그 권력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비전이 부족했다. 인간에게 권력이 필요한 이유는 옳다고 믿는 가치를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몰랐다. p.328”

 

11. 역린: 임금의 노여움을 표현한 역린이라는 말을 신의 노여움을 표현한 말로도 볼 수 있지 않을까? 누구나 스스로의 한계를 정하고 직시해야 한다. 끝없는 욕심과 욕망은 신의 역린을 건드린다. 자신을 믿데 자만하거나 자신을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 홍국영은 군주를 보좌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군주를 조종하려 했다. 그는 자신의 나라를 꿈꾸었고, 자신을 위한 정치를 했다. 그 결과 명분도 잃고 실리도 잃었다. 대의가 아니라 자신의 미래를 위해 군주의 역린을 건드리고도 형장아래가 아니라 시골에서 고종명할 수 있었던 것만도 큰 행운이었다. p.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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