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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렌 ㅣ 형사 베르호벤 추리 시리즈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서준환 옮김 / 다산책방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도저히 별점을 줄 수가 없다.
너무나 잔인하다. 이런 잔인한 이야기, 잔인한 장면을 쓰는 작가의 정신상태란 무엇일까? 실제사건이든 소설 속 사건이든 들어본 것 중 가장 잔인한 살인현장으로 시작하는데 더 놀라운 건 이 장면을 다른 소설에서 거의 그대로 가져다 쓴 것이고 이 작가의 창작일 마지막 살인현장은 소설 전체의 모든 잔인한 살인 장면 중 화룡점정(!)이라는 것이다... 물론 손에서 책을 내려놓지 못할 만큼 재미(!)있고 충격적이다. 그러나 독자의 재미와 충격을 넘어서는 무엇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한마디로, 마르틴 베크 시리즈 류의 고전은 아니다 (마르틴 베크의 첫번째 소설 <로재나>도 인용되어 있지만, <로제안나>라고 표기된다. 로재나는 미국인의 이름이므로 로재나가 더 맞을 듯 하고 이 소설이 번역 출간된 게 <로재나>의 번역 출간보다 빠르니 그렇게 번역해서 썼나 보다 역자가 이 작품을 읽지 않고 말이다.)
피에르 르메트르는 몇 년 전 콩쿠르상 수상작인 <오르부아르>로 먼저 알게 되었던 작가이다. 장르소설을 쓰던 작가가 순문학(이런 류의 구분을 좋아하지 않지만 아무튼) 작품에 주로 수여하는 상을 받았다고 해서 읽었는데 아주 훌륭했다. 그런데 첫 작품부터 이렇게 잔인한 이야기를 썼을 줄이야. 베르호벤이 두 권 더 남았는데 읽기가 두렵다. 한마디로 잔인한 이미지가 너무 세서 소설의 다른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이야기 속의 이야기, 현실과 이야기의 경계, 여러 인간군상 등등-들을 압도해 버렸다.
얼른 다음 베르호벤을 읽어야지. 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