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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서 우는 게 아닙니다 - 소외된 삶의 현장을 찾아서
박영희 지음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07년 4월
평점 :
품절
취재원과 동행해 그들의 삶에 깊숙이 들어가서 샅샅이 살펴보고 쓴 글을 르뽀라고 한다.
소외된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 보는 이 책은 마음이 너무 아파서, 한 번에 많이 읽을 수 없었다.
한 챕터씩 끊어 읽으며 한숨을 내쉬어야 했다.ㅠㅠ
거리를 헤매며 고물을 줍는 노인들, 농사를 지어서 먹고 살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한 기타국민이 된 농부들, 인력대기소에서 그날의 일터를 잡아야 하는 일일노동자들, 목숨을 내놓고 달려야 밥벌이를 할 수 있는 퀵서비스맨들. 유류비를 지원하지 못하는 덤프트럭 운전자들은 한 탕이라도 더 뛰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라 거리의 무법자가 됐다. 탄광의 막장에서 얻은 진폐증으로 인생의 막장에 내몰린 사람들... 어떤 삶도 눈물없이 들여다보기 어려웠다.
저자가 취재하고 인터뷰한 그들은 하나같이 '내가 대한민국 국민인가!' 자조적인 말을 내뱉었다. 어찌해볼수도 없이 골이 깊어진 빈부의 격차는, 소외된 가난한 이웃에게 자존감마저 빼앗아 버렸다. 하루 종일 몸을 부려도 먹고 살고, 자식을 공부시킬 수 없다면 분명 그 나라의 분배정책은 잘못된 것이다. 가진자들의 부가 세습되듯이 가난도 대물림되는 현실에서 벗어나기는 진정 요원한 길인가?
저자가 인터뷰했던 2003~7년의 상황과 비교하면 현재는 그보다 더 심화되었다.
양극화가 심하고 더 열악한 환경에서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사람들과 비정규직이 늘어났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참담했다고 할 밖에...
대형마트의 이벤트 도우미들,
새벽에 바다에 나가 목숨을 담보로 고기를 잡는 선원들,
한국으로 돈 벌러 온 조선족들도 열악한 환경에서 눈물겹게 돈벌이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도시에서 변두리로 밀려나는 판자집 사람들의 상황은 그 누구보다도 참담했다.
그들은 정말 아파서 우는 게 아니었다.
정말 누군가의 도움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노인들을 어찌할 것인가?
복지국가로 가는 길은 아직도 요원하기만 한데...
의료민영화를 추진하려는 음모와 4대강 삽질이나 하고 있어야 된단 말인가!
대구지하철 참사를 불러온 지하철공사의 승무원 줄이기는 비정규직의 양산도 문제였지만,
청소종사원들은 죽음에서조차도 차별을 받았다.
참, 사람살이라는 게 어찌 이다지도 참혹하단 말인지 정말이지 가슴이 아프다.
그래도 마지막 소록도의 테레사 허옥희씨 이야기는 이래서 사람이 아름답구나,
이런 사람 때문에 세상은 살만하구나, 절로 감탄이 되었다.
아무리 열악하고 참담해도 견뎌내서 사람답게 살아 볼 날이 오리라, 희망을 저버리진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