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걸어가요
이선주 글.그림 / 푸른책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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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주 작가는 '개들도 학교에 가고 싶다'와 '산왕부루'에서 만났던 화가다. 글과 그림으론 첫 그림책이라는데 참신한 시도가 돋보인다. 인생을 여행이라는 큰 틀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보기는 어린 독자들에겐 너무 어렵지 않을까 생각된다. 중2 우리 막내도 무슨 이야긴지 잘 모르겠다고 다시 한번 들여다 봤다.ㅋㅋ 나역시 무슨 얘기지? 다시 찬찬히 들여다 본 그림책이다.^^ 

구름 위에서 책을 보며 상상에 잠기는 오동통한 소녀가 머리 스타일 때문인지 한국 아이 같지 않은데 나만 그렇게 느끼나?^^  

원화 전시회에 다녀온 큰딸이 존 버닝햄이나 앤서니 브라운 같은 작가들은 그림만 봐도 특징이 딱 드러났는데 한국 작가들의 그림은 한국적 소재가 아니면 한국 작가라는 걸 알아볼 특징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원화 전시회에 가보진 못했어도 이해가 된다. 우리 화가들이 한국적인 캐릭터 연구에 더 집중해야 될 거 같다.  

이 책은 겉표지를 들추면 나타나는 세 아이의 이름을 지어보라고 주문한다. 누군가에 내 이름을 대입해도 좋다. 그리곤 구름 위에서 책을 보던 소녀가 책을 뒤로 감춘채 창밖을 내다 보면서 여행이 시작된다.


 

보이나요? 건강검진할 때 색맹인지 확인하는 것 같은 그림이... 세계 지도 위에 펼쳐진 '뭘까'라는 글자를 알아봤다면 여행에 동참해도 좋을 듯... 누군가와 함께 여행을 떠나보자.


 
누군가 걸어가 친구와 재미있게 논다. 친구란 그림 속의 주인공들~ 우리 민화의 호랑이와 김홍도의 무동, 봇디첼리의 비너스도 등장하고 십장생과 불교적 분위기를 맛볼 수 있는 것들이다. 무엇을 의미하는지 선뜻 알아채기 어렵다.ㅜㅜ



누군가 걸어가 시냇물도 건너고 역사 속의 인물들도 만난다. 바로 인류에게 불을 밝힌 인물들~ 아인시타인과 모짜르트, 괴테와 나폴레옹, 피카소와 생떽쥐베리... 정도는 알아볼 것 같은데 다른 분들은 뉘신지... 체 게바라나 제임스 딘을 닮은 것도 같은데 확실히는 모르겠다. 어른도 이 정도인데 어린독자들이 이런 인물들이 누구인지 어떤 일을 했는지 알 수 있을까? 어쩌면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을수도 있다. 소년과 소녀의 그림을 들추면 나타난 인물이지만 소년과 소녀도 이렇게 불을 밝히는 인물이 된다는 걸 상징할지도 모르니까...



누군가는 폭풍우를 만나고 목표를 향해가며 휘파람도 불어댄다. 추상과 환상적인 그림이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림 속에 숨겨진 것들을 찾는 재미도 쏠쏠해서 아이들이 집중한다. 

 

누군가는 걸어가며 무언가를 하는데 무엇을 할까? 인생의 바다를 항해하며 한가로이 낚시질을 하거나 풍랑을 헤쳐가며 죽어라 수영도 한다는 걸까? 



첫 장에 나온 세 어린이가 걸어가는 길에 만나는 것들이다. 구름 창으로 내다보던 소녀는 어느새 문을 열고 정원으로 나온다. 정원을 그리던 취화선의 장승업 손길처럼, 화가인지 창조자인지 인생의 정원에 꽃을 활짝 피웠다. 



단순히 보여지는 것들만 보는 게 아니고, 뭔가 의미가 숨겨져 있을 거란 생각에 자꾸 들여다 보지만 작가의 의도를 온전히 이해하기는 녹록치 않다. 그냥 아이들처럼 본대로 느끼는 게 옳을지도 모르겠다. 누군가 걸어가면서 만나는 것들이 나의 인생이고 너의 인생이라는 말씀일까? 이 책은 그림은 친절한데 문장엔 인색한 것 같다. 부모를 위해서 혹은 어린독자를 위해 작가의 말이나, 작품해설을 곁들였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아무튼 이해하긴 어렵지만 창작 의도는 참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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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바람 2009-07-20 0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른책들에서도 그림책이 있군요. 청소년 문학만 보았는데. 그림책으로 가치가 있겠어요

순오기 2009-07-20 22:55   좋아요 0 | URL
푸른책들에서 이런 그림책은 저도 처음인 거 같아요.

같은하늘 2009-07-20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미술관에 온 듯한 그림만 보입니다~~^^

순오기 2009-07-20 22:56   좋아요 0 | URL
미술관에 온 듯한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