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엄마는 너를 사랑한단다 벨 이마주 4
이언 포크너 글 그림, 서애경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세 아이를 키운 작가이자 화가인 이언 포크너는 돼지를 캐릭터로, 아이를 키우던 경험을 실감나게 풀어낸다. 사람이 아닌 돼지가 주인공이라 더 재미있게 읽히는 책이다. '히히히~ 엄마 엄마, 이 돼지가 나랑 똑같아요!' 소리치며 유쾌하게 웃을 수 있다. 작가는 진짜 자기 아이들 이름인 '올리비아'와 '이언'을 돼지 캐릭터에 붙였다. 사람을 지치게 하는 재주를 가진 '올리비아'와 따라쟁이 동생 '이언'은 우리 가정의 아이들과 다를게 없다.

'벨 이마주'란 아름다운 그림책이라는 뜻의 불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아름다운'이란 의미를 이 책에선 새롭게 보여준다. 전혀 잘 생기지 않은 돼지에 오직 빨강색만 입혔다. 할 줄 아는게 무지 많은 올리비아는, 맘에 들 때까지 이것저것 옷을 입어보느라 혼자 지쳐떨어지기도 하겠다.^^  자~ 올리비아의 패션쇼를 감상해보자.



무채색에 오직 빨강만 쓴 그림이 참 신선하다. 알록달록 예쁜 색깔이 없어도 아름다운 그림이라고 느껴진다. 무채색의 돼지에 빨강 하나로 예쁘게 치장한 화가의 센스가 빛난다. 호호~ 나도 빨강색을 좋아해도 옷 입기는 자신 없었는데, 이제 나이 먹으니까 빨간옷도 막 입고 싶어진다. 빨강색이 어울리는 올리바아가 살짝 부러워서 더 멋져보이는지도 모를 일이다.^^

아이를 키우며 내 자식이 사랑스럽지 않은 부모가 있을까마는, 정말 말썽을 부릴때는 엄마의 인내심을 최대로 발휘해야 한다. 아이와 같이 소리치고 발 뻗고 울고 싶은 순간도 종종 있다. 그땐 참 어떻게 받아주었는지, 삼남매가 다 커버린 지금 생각하면 그것도 한 순간이었다. 자녀가 지금 한창 말썽부릴 나이라면 언제 클까 까마득하겠지만, 정말 눈깜짝할 새 커버려 엄마 품을 떠나는 것 같다.

아이를 키울때 미술관이나 바닷가에 자주 데려가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아이의 감성을 자극하고 지적호기심을 키워주기 위해서도 경험 세계를 넓혀주어야 할 일이다. 미술관에 다녀온 날, 올리비아는 온통 벽에다 그림을 그린다. 자기의 경험세계를 표현하는 것이 바로 살아있는 교육일 것이다. 이제 그만! 기분 좋게 목욕하고 조용히 잠들어주면 좋으련만... 잠자리에 들기 전 책 다섯 권만 읽어달라고 조르는 올리비아와 엄마의 협상이 재밌다. 누군가의 집에서도 밤마다 이런 풍경이 펼쳐지고 있겠죠? 지친 엄마는 책을 다 읽어주고 뽀뽀를 해주며

"넌, 정말 엄마를 무척 지치게 하는구나. 그래도 엄마는 너를 사랑한단다."

아름다운 그림책에서 사랑으로 가득찬 올리비아의 행복한 잠자리를 엿본다. 엄마를 지치게 하는 올리비아가 마치 내 아이 같아서, 고개를 끄떡이며 잠든 녀석을 살짝 들여다보는 엄마는 행복하다. "그래, 개구장이라도 좋다. 씩씩하게만 자라다오!" 라던 광고가 생각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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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4-24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를 키우는 동안 '지친 엄마'가 되지 않는 경우는 정말 드물거에요.
매일 잠든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 보며 다짐을 하곤했어요.
내일은 화 안내고 짜증내지 않고, 밥도 세 끼 정성들여 해주고, 책 가져오면 성의껏 읽어주고,아주 아주 예뻐해줘야지....라구요.
그런데 다음날 아침 눈을 뜨면,정신없는 하루가 시작되었지요.

순오기 2008-04-25 09:14   좋아요 0 | URL
정말, 아이 키울때 '좋은 엄마'가 되려고 우리 모두 많이 노력하지요~ㅎㅎ그러면서 부모 맘을 헤아리는 착한 딸이 되기도 하고요.^^
우리 아이들도 훗날, 또 그렇게 엄마가 되고 아빠가 되겠지요~~~
자아~ 오늘도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반찬도 하고 빨래도 하고...^^

2008-04-25 09: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8-04-25 09:15   좋아요 0 | URL
옙~ 바로 시행합니다!! 즐거운 독서 행복한 시간 되시기를...

가시장미 2008-04-25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캐릭터들이 너무 예쁘네요. ㅋㅋ 좋은 엄마가 되시려는 노력이 착한 딸이 되려는 노력으로..이어지는 것이겠죠. :)

순오기 2008-04-25 20:25   좋아요 0 | URL
좋은 엄마=좋은 딸, 이런 등식이 되는군요.^^
못생겼지만 귀여운 돼지, 올리비아 예뻐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