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하늘에 쏘아 올린 화살 똑똑! 역사 동화
문미영 지음, 김언희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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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유익하게 읽은 책이다. 푸른숲주니어 출판사에서 출간되는 책 시리즈 중 똑똑 역사동화인데, 역사를 처음 만나는 초등 3~4학년을 위한 시리즈이다. 딱 우리 아이 수준에 적합한 책이라 여겼고 이렇게 종종 아이 책을 읽으면 참 좋다. 사실 아이 책 통해 배우는 게 요즘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다.



이 책은 고구려 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이야기 안에 역사의 정보를 너무 억지로 구겨 넣지 않아서 우선 반감심이 안 들어서 아이가 즐겁게 더 읽을 수 있겠구나, 란 생각이 우선 들었다.



만주 벌판을 호령하며 드넓은 영토를 차지했던 고구려! 하지만 그 뒤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따랐을 텐데, 실제 찬란하고 빛나는 업적을 야기하지, 국민 하나하나에 대한 생각은 잘 안 하게 된다는 걸 새삼 깨닫는 책이기도 했다.



무예로 보나 활 솜씨로 보나 똑똑함으로 보나 뭐든지 다 잘하는 한유열과 상대적으로 다른 성향을 가지고 태어난 동생 한무열이 등장한다. 무열이는 무엇이든 다 잘하는 유열이 형이 자랑스럽지만, 약한 자신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존재로 느껴지곤 하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이민족 소녀 홍화를 만나게 된다. 그러다 형 유열은 전쟁에 나가게 되고 결국 가족으로 되돌아오지 못하여 가족들은 큰 슬픔에 빠지게 된다. 그러면서 형처럼 전장에 나가서 싸움을 하지는 못하지만 다른 방법으로 나라에 도움이 되고자 무열은 튼튼하고 멋진 수레를 만들면서 자신에 대해 더 알아가고 꿈을 갖게 되는 훈훈한 이야기이다.



나와는 다르다 하여 이상한 것이 아니고, 다른 이가 무언가를 잘한다고 나 역시 잘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장점을 생각하며 그것을 더 크게 바라보며 살면, 마음이 지금보다 훨씬 더 건강할텐데란 생각이 든다.


이 책을 통해 고구려에 대해 더 깊게 알 수 있는데, 어떤 나라였고 어느 시대였는지에 대한 야기도 흥미로웠지만, 고구려가 어떻게 하다가 망하게 되었는지 이야기는 정말 소설과도 같은 이야기이다. 연개소문이 세상을 떠나면서 결국 가족끼리 권력 다툼을 하다가 나라가 망할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역사란게 그런 것 같다. 과거를 통해 배우고 동일한 실수를 안 해야 하는데, 금붕어 같은 기억력을 갖은 인간이려나?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 자아성찰, 그리고 동시에 고구려 역사를 배울 수 있어서 좋은 초등학생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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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20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2020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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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이 곧 온다. 너무 미래처럼 느껴지는 연도로 인해 적잖게 당황스럽기도 하다. 내가 2020년을 곧 맞이하다니... 1999년에서 2000년도로 넘어갈 때 가슴 떨렸던 적이 있다. 그때는 세계 종말론이 펼쳤었다.

그리고 20년이 훌쩍 지나, 벌써 2020년이 된다. 쥐띠 해.

13년째 어김없이 미래의 트렌드를 예측하는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가 10월 말에 출간되었다. 그리고 앞장 다퉈 너도 나도 읽는다. 나 역시 무척 궁금했다. 그 이유는 김난도 교수가 생각하는 미래의 트렌드도 궁금했지만, 그가 생산해내는 말장난 같은 기분에 하지만 너무 기발한 용어를 거침없이 쏟아내기 때문이다.

2020년은 쥐띠 해인데,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며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한마음처럼 모아서 이겨내야 한다며 트렌드 전망을 MIGHTY MICE로 정했다. 진짜 이런 창의적인 용어, 쩐다.

이 책은 크게 두 파트로 나뉜다. 2019년 한 해를 돌아보며, 2018년에 예상했던 트렌드 전망으로 내세웠던 PIGGY DREAM 을 회고하며 현재 시점을 정리를 해주고, 나머지 반은 2020년은 전반적인 전망을 경제, 나라살림, IT 기술, 사회와 문화로 나누어 설명하고, 앞으로의 트렌드를 MIGHTY MICE에서 앞 글자를 따서 10가지 핵심 키워드로 전망한다.

Me and Myselves 멀티 페르소나

Immediate Satisfaction, the 'Last Fit Economy' 라스트핏 이코노미

Goodness and Fairness 페어 플레이어

Here and Now, The 'Streaming Life' 스트리밍 라이프

Technology of Hyper-personalization 초개인화 기술

You're with Us, 'Fansumer' 팬슈머

Make or Break, Specialize or Die 특화생존

Iridescent OPAL: the New 5060 Generation 오팔세대

Convenience as a Premium 편리미엄

Elevate Yourself 업글인간

제목만 봤을 때 알들도 하고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있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특히 첫 번째로 언급이 되는 멀티 페르소나에서, 2019년도에 BTS가 theme으로 잡았던 Love Yourself에서 페르소나란 단어가 등장해서 좀 더 익숙하기도 하다. 정체성 혼란을 겪는 동시에 다원화하는 정체성의 행동 패턴에 대해 들어보니 앞으로 사회 분위기가 어떻게 변화될지 두렵기도 하다.

책 안에서 어떠한 트렌드를 소개하고 시사하는 점이 어떤 것인지 쉽게 풀어내어 소비 트렌드와 민감하고 밀접하게 관계가 있는 이들은, 이 책을 꼭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이 예측이 모두 다 맞을 것이라 확답은 할 수 없겠지만, 전반적인 트렌드의 흐름은 기똥차게 잘 풀어낸 것 같다. 더불어 왠지 김난도 교수가 언급하고 사용한 용어가 2020년에도 많이 사용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세상이 어찌나 급변하는지 당장 3개월 후도 예측할 수 없지만, 2020년 전체를 MIGHTY MICE라는 이니셜로 진정 우리가 추구하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한 번쯤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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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내 마음을 충전합니다 - 이근아 그림 충전 에세이
이근아 지음 / 명진서가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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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 이 책이 내 마음을 참 많이도 후벼팠다. 이 책을 읽고 한동안 시무룩해하며 살았다. 그리고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과거회상병과 현재 도피형인 나의 마음에 울림을 준 책 <그림으로 마음을 충전합니다>를 만났다. 그림 충전 에세이인 이 책의 저자 이근아와 나의 닮은 꼴이 어찌나 많았는지, 거의 빙의를 한 기분이었다. 내가 생각해왔던 일들을 그녀 또한 겪었고, 그리고 꿋꿋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모습에 공통점과 배울 점을 엿보며 한숨이 이 책을 들이 마셨다.

답답하고 울적한 마음을 이렇게 그림을 승화할 수도 있겠구나, 어찌 보면 나에겐 그게 음악이었고, 술이었고, 책이었다. 이 책을 통해 다양한 그림들을 만났고, 이런 그림이 어떻게 사람을 위로할 수 있는지를 보며 부럽기마저 했다.

열심히 앞만 보며 달려가다 갑자기 길을 잃어버렸을 때의 막막함, 남들은 다 잘하는 것 같은데, 나만 이렇게 사는 건 아닌지에 대해 생각하면 곧잘 우울감이 밀려온다.

왜 난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거지? 육아도 대인관계도 나를 대면하는 일 마저도.

소속감이 없다는 마음에 공허함이 밀려왔고, 열심히 살아왔던 것이 하나같이 부질없다는 생각을 하곤 하며 술잔을 기울인 적이 참 많다. 특히 남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묘한 질투를 신랑한테 느낄 때, 이런 건 진짜 누구와도 나눌 수 없는 솔직한 심정이었는데, 저자가 언급해서 살짝 놀라기도 했다. 나만 그런 게 아닐 수도 있었구나.

수면장애가 올 때마다 저자가 본다는 그림을 함께 바라본다. 어딘가에 나 같은 사람이 또 있다는 생각에 한없이 위로가 된다. 마음에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이 함께 보면 좋을 것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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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할지는 모르지만 아무거나 하긴 싫어 - 여행에서 찾은 외식의 미래
이동진 외 지음 / 트래블코드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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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아주 독특한 책을 만났다. 그 이유는 이 책의 취지를 책을 덮고도 아직도 파악을 못했기 때문이다. 우선 여행과는 먼 삶을 살아야 하는 현실적인 필자이므로 이 책을 통해 다양한 사진들로 눈요기는 했다.


그런데 이 책이 주는 메시지나 이 책을 읽고 나서 내가 처한 상황에 대해 접목을 시킬, 아니 교차점이 전혀 없어서 사실 당황스럽기도 하다.



이 책은 트래블코드란 여행 콘테츠 기획사의 4인방, 이동진, 최경희, 김주은, 그리고 민세훈 저자가 함께 집필한 책이다. 여행의 이유를 만드는 트래블코드, travel code 라는 건가 보다, 그래서 이 책의 방방곡곡을 다녀오고 나면 뭔가 새로운 기획이나 생각이 차오르게 될 수도 있다는 말에, 난 그저 멍~한 상태였다.



세상이 기획에 암묵적으로 기대하는 것은 '새로움'이라는 프롤로그부터, 난 의구심이 든다. 정말 우리가 새로움만을 추구하는 것인가. 저자는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을 만큼만 새로워야 한다는 말도, 잘 이해가 안 간다. 아이고 어쩌지?



언제까지나 새로울 수 없는데 어떻게 하나?라는 에필로그에서 유효한 새로움을 다시 찾아 나서든가, 아니면 새로움의 유효기간을 연장하든가 라는데, 보통의 경우에는 전자를 선택한다고 하는데, 이 또한 뭔가 나와 핀트가 안 맞는다. 유효기간이라... 새로움이란 건 말 자체부터 유효기간이 정해져있고, 새로움의 그 다움은 익숙함이고, 많은 이들이 익숙함에 기대고, 결국 익숙함은 편안함으로 결부되는 것인데, 새롭지 않으면 마치 유통기간이 지난 우유처럼 별로라는 뤼앙스를 받는 건, 나의 관점이 이모냥이라서 그런 것이겠지? 그리고 내가 현직에 너무 오랫동안 떨어져 있어서 감을 못 잡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책을 통해 여행을, 여정을 떠나며 구경하는 차원으론 즐거웠지만, 뭔가 사상이, 이 책에서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필자에게 도달하지 못한 것 같아, 이 점은 못내 아쉽다.



여행이 끝나면 새로운 생각이 차오를 수 있는 그런 여행, 진짜 떠나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 오히려 이 책을 집필한 4인방이 무한 부럽기도 했다. 수록된 모든 곳들을 다 다녀왔을 터이니. 



뭘 할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나 역시 아무거나 하긴 싫다. 하지만 돈만을 쫓으며 인생을 살기는 싫고, 뭔가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단 생각은 있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간에.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아~ 나도 여기 여기 여기 가보고 싶다~란 생각을 많이 하게 될 것이다. 음식도 마찬가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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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기쁨과 슬픔 - 장류진 소설집
장류진 지음 / 창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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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정말 강력한 단편소설을 만났다. 어찌가 공감이 되고 피식 웃게 되고, 캐릭터 매력에 풍덩 빠지게 된다. 장류진 소설의 <일의 기쁨과 슬픔>에 수록된 하나의 단편소설이다. 책 제목만 보고, 왜 알랭 드 보통 작가의 책 제목과 동일하게 했을까? 란 의문이 처음 들었는데, 알고 보니 알랭 드 보통의 에세이에서 착안해서 그렇게 지었다고 한다. 알랭 드 보통의 <일의 기쁨과 슬픔>도 우리 집에 있는데, 읽다가 만 것 같기도 한데 기억이 가물가물...



장류진 저자의 <일의 기쁨과 슬픔>은 월급쟁이 회사 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정말 격하게 공감할 이야기가 담겨있다. 제목 그대로 일이 주는 기쁨과 슬픔에 대해 어딘가 진짜 있을법한 이야기.



소설 첫 장면부터 빵 터졌다.


애자일 방식으로 업무를 진행하기 위해 스크럼 시간을 최소한으로 하려는 노력을 깡그리 무시한테 대표는 회의를 무슨 조회시간인 것처럼 금쪽같은 시간을 갉아먹는 장면부터 시작이 된다. 그리고 소통하는 수평한 업무환경을 만들기 위해 위계 있는 직급체계를 없애기 위해 영어 이름을 부른다니!!! 그냥 상상만도 왜 이렇게 코미디인지.



물론 실제 회사 내에서 수평한 업무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무던히 노력들을 한다. 내가 몸담았던 회사도 일부터 파티션을 낮게 만들고, 상무, 대표들의 책상을 사원들과 아주 가까이, 그리고 심지어 방도 없고 당연히 문도 없다. 헐~ 즉, 우리 사원 나부랭이들이 뭘 하는지 무슨 대화를 나누는지 다~~~ 모니터링이 가능한 회사 구조가 되어버려서 우리만의 아지트를 만들어서 담소를 나누어야 했던 기억이 소록소록 났다. 컴퓨터 모니터도 너무 시원하게 노출, 오우 노우 부담 백배. 비싼 컴퓨터 스크린 커버(정면으로만 봐야 스크린이 보이고, 옆에서는 볼 수 없게 만드는 커버)를 사비 털어 구매했던 기억이. ㅋ



어처구니없는 사건을 바탕으로 각자 등장인물들이 회사를 다니며 임하는 태도의 묘사가 짧지만 매우 강렬하다. 한참 슬럼프, 매너리즘에 빠져 회사를 다니면서 나를 다독였던 건, 회사에서 행복을 찾지 말고, 행복한 일을 더 즐기기 위해 회사의 힘을 빌리자. 회사 문을 나오면 전기코드 뽑듯, 회사일은 잊자! 였지만, 이 둘 다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 같기는 하다. 그래서 회사 내에서 오피스 허즈번드(office husband), 오피스 와이프(office wife), 오피스 컴패년(office companion) 을 만들어 마음의 위로를 했던 것이 일반적인 추세였으며 이런 대화를 동료들과 나누었던 기억이 난다. 마음에 맞는 사람 하나 없으면, 무슨 재미로 회사가누~~ 이런 식으로. 하지만, 불륜은 오우 노우~ 이런 거 하지 맙시다!



"회사에서 울어본적 있어요?" 이란 질문을 한다. 그럼 회사에서 안 울어본 사람도 있을까?가 처음 드는 생각이었다.




이 책, 우리가 속해 일하는 환경, 내가 가지고 있는 일에 대해 근본적으로 생각을 하게 한다. 더이상 월급쟁이 회사원이 아니더라도.


직장인이라면 내가 하루를 살면서 얼마나 오랫동안 회사에서 지내는지, 사실 가족보다 친구보다 더 오래 보고 마주하는 이들이 회사 동료라,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최대한 잘 지내보려 노력한다면, 죽도록 가기 싫은 회사가 슬픔보다 기쁨으로 더 와닿지 않을까? 취업이 어려운 요즘이다. 회사 가면 힘든 건 알지만, 그래도 갈 회사가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등장하는 '안나', 아마 같이 회사를 다녔으면, 내가 무척 좋아했을 것 같은 류의 사람이다.


재미있다. 우선 읽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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