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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할지는 모르지만 아무거나 하긴 싫어 - 여행에서 찾은 외식의 미래
이동진 외 지음 / 트래블코드 / 2019년 10월
평점 :
아주아주 독특한 책을 만났다. 그 이유는 이 책의 취지를 책을 덮고도 아직도 파악을 못했기 때문이다. 우선 여행과는 먼 삶을 살아야 하는 현실적인 필자이므로 이 책을 통해 다양한 사진들로 눈요기는 했다.
그런데 이 책이 주는 메시지나 이 책을 읽고 나서 내가 처한 상황에 대해 접목을 시킬, 아니 교차점이 전혀 없어서 사실 당황스럽기도 하다.
이 책은 트래블코드란 여행 콘테츠 기획사의 4인방, 이동진, 최경희, 김주은, 그리고 민세훈 저자가 함께 집필한 책이다. 여행의 이유를 만드는 트래블코드, travel code 라는 건가 보다, 그래서 이 책의 방방곡곡을 다녀오고 나면 뭔가 새로운 기획이나 생각이 차오르게 될 수도 있다는 말에, 난 그저 멍~한 상태였다.
세상이 기획에 암묵적으로 기대하는 것은 '새로움'이라는 프롤로그부터, 난 의구심이 든다. 정말 우리가 새로움만을 추구하는 것인가. 저자는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을 만큼만 새로워야 한다는 말도, 잘 이해가 안 간다. 아이고 어쩌지?
언제까지나 새로울 수 없는데 어떻게 하나?라는 에필로그에서 유효한 새로움을 다시 찾아 나서든가, 아니면 새로움의 유효기간을 연장하든가 라는데, 보통의 경우에는 전자를 선택한다고 하는데, 이 또한 뭔가 나와 핀트가 안 맞는다. 유효기간이라... 새로움이란 건 말 자체부터 유효기간이 정해져있고, 새로움의 그 다움은 익숙함이고, 많은 이들이 익숙함에 기대고, 결국 익숙함은 편안함으로 결부되는 것인데, 새롭지 않으면 마치 유통기간이 지난 우유처럼 별로라는 뤼앙스를 받는 건, 나의 관점이 이모냥이라서 그런 것이겠지? 그리고 내가 현직에 너무 오랫동안 떨어져 있어서 감을 못 잡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책을 통해 여행을, 여정을 떠나며 구경하는 차원으론 즐거웠지만, 뭔가 사상이, 이 책에서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필자에게 도달하지 못한 것 같아, 이 점은 못내 아쉽다.
여행이 끝나면 새로운 생각이 차오를 수 있는 그런 여행, 진짜 떠나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 오히려 이 책을 집필한 4인방이 무한 부럽기도 했다. 수록된 모든 곳들을 다 다녀왔을 터이니.
뭘 할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나 역시 아무거나 하긴 싫다. 하지만 돈만을 쫓으며 인생을 살기는 싫고, 뭔가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단 생각은 있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간에.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아~ 나도 여기 여기 여기 가보고 싶다~란 생각을 많이 하게 될 것이다. 음식도 마찬가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