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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내 마음을 충전합니다 - 이근아 그림 충전 에세이
이근아 지음 / 명진서가 / 2019년 9월
평점 :
품절
<82년생 김지영>, 이 책이 내 마음을 참 많이도 후벼팠다. 이 책을 읽고 한동안 시무룩해하며 살았다. 그리고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과거회상병과 현재 도피형인 나의 마음에 울림을 준 책 <그림으로 마음을 충전합니다>를 만났다. 그림 충전 에세이인 이 책의 저자 이근아와 나의 닮은 꼴이 어찌나 많았는지, 거의 빙의를 한 기분이었다. 내가 생각해왔던 일들을 그녀 또한 겪었고, 그리고 꿋꿋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모습에 공통점과 배울 점을 엿보며 한숨이 이 책을 들이 마셨다.
답답하고 울적한 마음을 이렇게 그림을 승화할 수도 있겠구나, 어찌 보면 나에겐 그게 음악이었고, 술이었고, 책이었다. 이 책을 통해 다양한 그림들을 만났고, 이런 그림이 어떻게 사람을 위로할 수 있는지를 보며 부럽기마저 했다.
열심히 앞만 보며 달려가다 갑자기 길을 잃어버렸을 때의 막막함, 남들은 다 잘하는 것 같은데, 나만 이렇게 사는 건 아닌지에 대해 생각하면 곧잘 우울감이 밀려온다.
왜 난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거지? 육아도 대인관계도 나를 대면하는 일 마저도.
소속감이 없다는 마음에 공허함이 밀려왔고, 열심히 살아왔던 것이 하나같이 부질없다는 생각을 하곤 하며 술잔을 기울인 적이 참 많다. 특히 남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묘한 질투를 신랑한테 느낄 때, 이런 건 진짜 누구와도 나눌 수 없는 솔직한 심정이었는데, 저자가 언급해서 살짝 놀라기도 했다. 나만 그런 게 아닐 수도 있었구나.
수면장애가 올 때마다 저자가 본다는 그림을 함께 바라본다. 어딘가에 나 같은 사람이 또 있다는 생각에 한없이 위로가 된다. 마음에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이 함께 보면 좋을 것 같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