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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모털리티 - 나이가 사라진 시대의 등장
캐서린 메이어 지음, 황덕창 옮김 / 퍼플카우콘텐츠그룹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타임지의 유럽 총괄 편집장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저자가 만들어낸 신조어가 바로 이 책의 제목인 "Amortality"이다. 이것은 죽을 때까지 나이를 잊고 살아가는 현상을 의미하는 뜻이고, 이처럼 나이를 의식하지 않고 죽을 때까지 같은 방식으로 사는 사람들을 어모털족이라 부른다고 한다. 사실 이 책을 쭉 읽으면서 저자의 가족부터 시작해 어모털족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는데, 아마 정확한 의미는 자신들의 행동이 나이에 어울리는 것인지에 대해 별로 의문을 가지지 않는 사람들을 포괄한다고 보면 좋을듯하다. 이를테면 나이 든 노인이 빨간색으로 머리 염색하고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다녀도 그 노인을 어모털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이와 노화에 대해 오랫동안 유지되어 왔던 가정을 뒤집는 태도, 가치관, 행동으로 정의되는, 그리고 세대와 계급, 지역에 제한을 받지 않는 사회적 유행병이 바로 그것이라 한다.
물론 이 책에서 언급한대로 나이를 잊게 해주는 여러 과학기술들도 어모털리티의 중심에 있지만, 그것보다는 이것을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 저자의 입장인 것이다. 예를 들어 어모털족들은 숨 가쁘게 살아가는 그 속도 때문에 죽음에 대해 생각하거나 인생에서 나란 존재는 어디에 있는가를 분석할 시간 여유 따위를 가지지 않는다던지. 앞을 바라보며 뒤를 돌아보는 일은 드물다든지, 인위적인 수술이 아닌 자연에 더 가까운 방법으로 활력과 젊음을 얻기 위해 기꺼이 더 많은 돈을 쓴다던지, 계속해서 새로운 기업을 설립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은퇴 후의 삶도 바쁘게 지내면서 나이와 죽음에서 주의를 딴 데로 돌리고자 한다든지 하는 일들이 그것이다. 그러면서 이들 어모털족을 통해 변화되는 사회상들을 여러 가지 이야기해주고 있다. 삶의 유한성이나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종교의 인기가 시들해진 것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노화 및 죽음과 싸우면서 이를 위한 우리들의 소망으로부터 이익을 챙기는 이른바 불멸산업계의 활황, 폐경 이후 임신을 위해 불임치료를 계획하는 여성들, 산업화된 사회에서 사랑과 섹스가 갖는 의미, 늘어나는 노년기 삶과 함께 노년기 동거도 늘어나는 현상, 죽음을 통제하고자 하는 안락사, 종교에 기대는 대신 나타나는 치유문화 등 사회현상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이 책은 주로 미국과 영국의 사회상, 그리고 할리우드 스타 같은 유명 인사들의 이야기들이 많아서 우리나라의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좀 다른 이야기가 전개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무엇인가 대단한 사회현상이라기보다는 우리가 현실적으로 부딪히고 있는 고령화 사회의 부산물로 보는 편이 좋을 듯 싶다. 미국 전역에 있다는 은퇴자공동체인 선시티가 우리나라에도 활성화 되어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죽기 직전까지 삶을 즐길 수 있는 노인들이 많아지길 바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