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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이라는 착각 - 대한민국 양극화 쇼크에 관한 불편한 보고서
조준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현직 교수님이 이 책의 저자인데, 이 책만 보면 이 분을 빨리 국회로 보내야 한다는 생각이 간절히 들었다. 경제학 전공답게 각종 통계자료들을 통해 우리나라의 현 상황이 얼마나 안 좋은지를 직설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매년 20퍼센트씩이나 자살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한편에는 더 부유해진 사람들이 있는 반면 다른 한편에는 더 가난해진 사람들이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이라든지, 한번 빈곤층은 영원히 빈곤층으로 살아갈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는 현실에서 우리 사회의 빈곤층과 경제적, 사회적 소외계층들의 암울한 현실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그들에게 보다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이 거의 없다는 언급이라든지,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 노인들은 늘어나는데, 핵가족화와 가정의 해체 현상으로 인해 자식이나 주변의 도움을 받지 못하니 극단적인 자살을 택하는 노인들도 늘어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실질임금 감소폭이 가장 크고, 노동생산성이 증가해도 근로자에게 돌아가는 임금이 가장 적은 국가라 한다.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기업과 가계 간 양극화가 더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이유가 바로 기업 이윤은 증가하는데도 임금 상승은 제자리걸음이기 때문이라 말한다. 그리고 현재 우리나라에서 고용 부족은 저임금을 부르고, 저임금은 장시간 노동을 부르고, 장시간 노동은 다시 고용 부족을 부르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절대적 빈곤으로 고통 받는 이웃들이 더 늘어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 토지 소유자 가운데 1퍼센트인 상위 50만 명이 전체 개인소유 토지의 57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든지, 소득대비 주택가격비율이 뉴욕보다 서울이 더 높다든지, 학력 간 임금 격차가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낭비하게 만드는 중요한 원인이라는 주장도 실감나게 전개하고 있다.

 

사실 이 책은 저자의 은근하면서도 직설적인 사회 비판이 담겨있어 자못 통렬하게 느껴진다. 이명박 정부가 물가목표인 4퍼센트에 맞추기 위해 물가측정 상품군을 바꿔 억지로 숫자 맞추기를 한 사례부터 시작해서, 7급 공무원이 어떻게 꿈이냐고 호통 친 누구에게 그것이 이룰 수 없으니까 꿈인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하고 있으며, 청년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자신이 일하고 싶은 곳에 못가는 현실에서 중소기업에 일자리가 많으니 거기에 가라고 하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면서 학생들의 희망이 잘못되었다면 차라리 그런 학생들을 가르친 대학을 폐교시키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청년창업도 쉬운 게 아니라면서, 필요한 것은 열정과 패기뿐이니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성공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은 한마디로 이대호가 야구로 100억 원을 벌었으니 너도 야구선수나 하라는 말과 다를 바 없다고 말하고 있다.

 

게다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자신의 두 딸의 대학등록금 때문에 등골이 휘는 줄 알았다고 한 발언을 두고 공식적으로 등록된 재산만 50억이 넘고, 두 딸 앞으로 된 예금만도 수천만 원이 되는 사람이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냐는 언급, 은마아파트 30평형 가격이 1억 원이나 떨어졌다고 호들 값을 떨며 아파트 값이 떨어져 가난하게 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정확하게 말하자면 1년 만에 1억이 떨어진 게 아니라 10년도 안되어 6억 너머 상승한 것이라 정정해주어야 한다는 언급도 인상적이었다. 또한 우리나라가 법인세율을 더 높이고, 지금처럼 국민들의 반기업 정서가 강해 삼성이 대한민국을 떠나기라도 하면 어쩔 거냐는 걱정에 저자는 경영권 불법승계를 포함해 그만큼 많은 불법을 저지르고도 처벌받지 않는 나라가 세상에 또 어디 있다고 삼성이 대한민국을 떠나겠느냐 하면서 반문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양극화, 계층화의 문제를 풀어나갈 저자의 해법은 무엇인가? 저자가 볼 때 양극화는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고 가진 것을 서로 나누면서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사라진 곳에서 온다고 언급하고 있다. 그러면서 한 사람이 일하는 노동시간은 단축하면서 노동생산성을 향상시킴으로써 사회 전체적으로는 더 많이 일하고 더 많이 생산하는 워크세어링이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말한다. 그리고 반값등록금도 부족하다며 교육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무료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소비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정책은 국민들로 하여금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하는 일이라 언급하고 있다. 그러면서 소비가 단순히 소비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생산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바로 복지에 소비하는 일이 그러한 소비라 주장하고 있다.

 

선진국이라서 복지에 많은 돈을 쓰는 것이 아니라, 복지에 많은 돈을 쓰니 선진국인 것이라는 저자의 말에 일리가 있다. 스웨덴이 국민소득 2만 달러이던 시절, 공공사회복지지출은 GDP의 30퍼센트 내외였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에 진입한 2007년에 우리나라의 사회복지지출은 GDP의 7.5퍼센트에 불과했다고 한다. 20년 전 미국의 겨우 절반 남짓 수준이기에 복지에 더 많은 돈을 써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말이다. 이제부터 개발 시대의 사고방식을 극복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것, 즉 복지국가를 향해 행동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재벌 손자에게 공짜 점심을 주느냐고 말하지 말고, 재벌 손자에게 무상급식하고 그 대신 재벌에게 더 많은 세금을 받으면 된다는 것이다. 저자가 서문에서 빨리 내야 할 책을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 내놓은 것을 안타까워했는데, 이 책은 정말 그런 책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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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11 10: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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