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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본능 - 왜 남자는 포르노에 열광하고 여자는 다이어트에 중독되는가
개드 사드 지음, 김태훈 옮김 / 더난출판사 / 201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사실 제목을 비롯해 잠깐 들여다보면 이 책이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지만 책을 좀 더 읽어가다 보면 이 책이 몇 년 전부터 한창 뜨고 있는 진화심리학을 소비활동에 연결시킨 책이란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진화론에 기반을 둔 이론들을 활용하여 우리가 하는 소비활동들, 그리고 더 나아가 경영과 마케팅 활동까지 진화론적 관점에서 해석하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소비활동이란 전통적인 상품 및 서비스, 가족과 친구, 짝을 포함한 폭넓은 인간관계, 영화, 가사, 종교적 내러티브, 문학 같은 문화적 상품, 여행 등 쾌락적 경험 등을 아우른다. 이런 소비활동의 배경에는 네 가지의 핵심적인 진화의 동인이 숨어있다는 것이다. 즉, 고칼로리 음식을 선호하는 이유가 생존 본능 때문이고, 상품을 성적인 신호로 이용하는 이유가 번식 때문이며, 가족에게 선물하는 이유가 혈연 선택 때문이고, 지인에게 선물을 주는 이유가 호혜적 이타성 때문이라 해석한다.
결국 호모 컨슈머리쿠스로 정의되는 인간의 소비행위는 모두 진화적 관점에서 이점을 얻기 위한 행동이란 것이다. 각각의 핵심적인 동인을 햄버거, 페라리, 포르노, 선물로 대표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이 책은 사람들은 왜 초원에 살고 싶어 하는지, 뷔페에 가면 왜 과식하게 되는지, 왜 과시적 소비를 하는지, 왜 스포츠에 열광하는지 등 흥미로운 질문들을 모두 진화론적 입장에서 해석하고 있다. 물론 문화인류학적 해석과 반진화론적 주장들 역시 같이 다루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또한 노화, 죽음, 일부일처 관계에 따른 성적권태, 선천적인 능력차를 비롯하여 우리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생리적 현실을 외면한 채 이런 현실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선전하는 것이 상품을 마케팅 하는데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역사상 최고의 상품으로 종교를 꼽고 있는 것이리라. 전반적으로 이 책은 인간의 원초적 욕망들을 다각도로 소개하고 있어서 무척 흥미로운 책이라 할 수 있겠다.